“문득 주인공이 없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면 모두가 주인공이라 주인공이 50명쯤 되는 소설, 한 사람 한 사람은 미색밖에 띠지 않는다 해도 나란히 나란히 자리를 찾아가는 그런 이야기를요.” 51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는 정세랑 작가의 장편 소설 「피프티 피플」 속 작가의 말이다. 정 작가가 바라보는 세상에서는 현실을 살아가는 모든 이가 주인공이 된다. 사람들의 말과 행동, 그 속에 숨은 의미를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보는 그만의 세상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있을까. 사람과 사회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정세랑 작가의 문학
'말할까 말까 싶을 때는 말하지 마라'는 말이 있듯, 우리 사회에선 말이 많으면 화를 부른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하기 위해 유튜브(Youtube)를 시작한 크리에이터가 있다. 페미니즘 영상 크리에이터 ‘하말넘많(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하말넘많은 비혼여성과 페미니즘을 주제로 영상을 제작하는 유튜브 채널 중 최초로 구독자 수 16만 명을 기록했다. 본지 기자단은 지난달 12일(일) 하말넘많 크리에이터 강민지 씨와 서솔 씨를 만나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이 과연 무엇인지 들어봤
지난 2월 5일(수), 23세 산모가 화장실에서 낳은 신생아를 창밖으로 던져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비정한‘母’라고 세간은 입을 모았지만, 같이 성관계한 남성, 즉 ‘父’에겐 아무런 잘못이 없는 걸까? 지난 1일(수) 산모는 영아살해 혐의로 구속됐지만 “마음대로 하라”고 방치한 친부의 살인 방조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이처럼 함께하는 사랑임에도 사회는 성별에 따라 책임의 무게를 구분 짓는다. 너와 나, 서로를 지키는 완전한 사랑을 위해 세상의 인식 변화가 필요한 시점, 지난 2018년 7월 3일(화) 류지원 원장의 강연 ‘완전한
지난 2017년, 한국 과학자가 2년 연속으로 *HCR에 선정됐다는 명랑보가 전해졌다. 소식의 주인공은 박은정 **경희대 국제캠퍼스 동서의학대학원 교수다. 그러나 당시 크게 주목받았던 건 그의 연구보다 그가 극복해온 환경이었다. 마흔둘에 박사 학위를 받은 만학도이자, HCR 선정 당시 대학의 비정규직 교원이었고, 심지어 한때는 경력단절 여성이었다는 조건이 더 크게 주목받은 탓에 정작 박 교수의 연구와 성과에 관한 이야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본지 기자단은 박 교수를 만나 그의 연구 분야인 독성학에 대해, 그리고 그의 연구 활동에 대
한국 문화계에서 여성의 영향력은 해를 거듭할수록 커지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19 공연예술트렌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은 국내 공연 관객의 약 80%를 차지한다. 그러나 여성들은 그 안에서 대상화돼 소비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 문화 생산의 주체가 돼 새로운 여성문화의 판도를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여성들이 있다. ‘여성문화의 판도를 바꾼다’는 목표 아래 모인 28명의 여성, 소셜아트크루 ‘ELDORADO(이하 엘도라도)’다.엘도라도엔 고정된 틀을 뒤집어 놓자는 출발점에서 모인 영화인, 디자이너, 무용가, 작가를 비롯해
본지는 다양한 분야의 현업자인 엘도라도 팀원들에게 함께 공유하고 싶은 여성문화와 그 이유를 물었다. 엘도라도, ‘나만 알고 싶지 않은’ 여성문화조조 총연출자는 지난 1월 11일(토)부터 20일(월)까지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린 ‘사일런트 메가폰(Silent Megaphone)’ 전시회에 다녀온 경험을 이야기했다. “관객의 행동에 따라 보이는 광고가 달라지도록 한 ‘언박싱(Unboxing)’이라는 전시물이 인상 깊었어요”라며 “페미니즘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좋은 전시였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언박싱’은 여성이 상자에 담긴 상품으
그야말로 일하기 어려운 시대다. 일자리의 양적인 부족은 많은 취업준비생들을 압박하지만, 이미 고용된 사회인에게도 질 좋은 직장이 없음은 큰 어려움이다. 다닐 직장이 없어서, 혹은 다니는 직장이 별로여서 자발적, 강제적으로 무직 상태에 놓인 청년들이 있다.‘니트족’이란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줄임말로,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를 뜻하는 신조어다. 고용환경이 악화돼 취업을 포기하는 청년실업자가 늘어나면서 니트족도 증가했고 사회는 이들을 사회불안을 유발하는 사회병리현상
폭력의 최전선에 내몰린 여성들을 위한 *핫 라인(Hot Line)이 있다. 지난 1983년 발족한 ‘한국여성의전화’는 한국 사회 최초로 폭력 피해 여성을 위한 상담을 도입하고 쉼터를 개설한 회원단체다.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등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이하 여성폭력)에 무관심한 한국 사회는 ‘네가 조금 참으면 되는 걸 일을 크게 만들어’ ‘너한테도 잘못이 있으니까 그랬겠지’ 등의 2차 가해로 여성폭력 피해를 왜곡하고 폭력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떠넘긴다. 한국여성의전화 고미경 대표는 피해자를 존중하지 않는 사회 속 위축되는 여성폭
인터뷰에서도 이미 언급했듯 저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경험주의자’라고 할 수 있어요. 그만큼 새로운 분야, 도전을 즐기는 편이에요. 그런데 나이를 먹고,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지식이 편중된다는 것을 느끼게 돼요. 자기 분야는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전문성이 길러지지만 새로운 분야는 따로 시간을 들이지 않는 한 관심조차 두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니까요. 그러다 보니 물체나 사회 현상을 볼 때 편향된 사고를 하게 되더라고요.예를 들어 ‘총’이라는 물체를 볼 때, 정치외교학과 학부생이었던 과거의 저는 ‘전쟁’을 가장 먼저 떠올렸지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다'라며 후배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준 백장미(정치외교 08졸) 동문이 여성 군법무관 '최초'로 법관에 임명된 지 약 1년이 흘렀다. 지난달 4일(금), 본지 기자단은 백 동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고등학교 시절부터 변호사 합격 후 판사로 임용된 이후의 이야기까지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다.'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다지방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백 동문의 목표는 처음부터 판사가 아니었다. 백 동문은 “서울로 가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사람을 만나면서 자유롭게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야겠
지난 1월 28일 발표된 통계청의 ‘2018년 양곡소비량 조사 결과’에서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역대 최저치인 61kg을 기록했다. 쌀 소비량이 감소하는 것은 80년대부터 꾸준히 이어진 경향이다. 그러나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은 여전히 흔하게 사용된다. 밥이 우리네 정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지난 7월, 이미영 주식회사 쿠첸(Cuchen, 이하 쿠첸) 밥맛연구소 파트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한 대한민국 여성 엔지니어상을 수상했다. 밥맛연구소는 쿠첸이 최고의 밥맛을 내는 밥솥을 개발하기 위해 설립한 기관이다. 본
‘여성의 올바른 옷차림은 치마’‘좋은 배우자를 만나기 위해 여성은 외모를 가꿔야 하고, 남성은 경제력을 길러야 한다’‘성폭력 방지를 위해 부모님이 안 계실 때 이성친구를 초대하지 않는다’이는 500여 년 전 조선시대의 성교육처럼 보이지만, 지난 2015년부터 지금까지 4년간 사용되고 있는 ‘학교 성교육 표준안’의 내용이다. 시대착오적 교육이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정부는 지난해 성교육 표준안 개편을 약속했지만,1년이 지난 지금까지 개정안의 구체적인 토대도 마련하지 않았다.차별 없는 성교육 지침서도 마련되지 않은 현실에서 올바른 성교육이
‘나는 너의 용기야 I got yo back너는 더는 두려워 않아도 돼니가 느끼는 슬픔과 불안함은모조리 다 내가 들이마셔 버릴 테니까넌 마음 놔도 돼’*지난 5월 청파제를 맞아 울려퍼진 목소리를 기억하는가. 그 목소리는 많은 숙명인에게 용기를 선물하고 격려를 안겨줬다.지난 8월 목소리의 주인공인 슬릭(SLEEQ)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무대 위에서 랩으로 당당히 본인의 생각을 표현하던 그는, 무대 아래서 본지 기자를 만났을 땐 진솔한 목소리로 본인을 소개했다. 본지 기자는 슬릭을 만나 그의 이야기와 생각을 들어봤다.슬릭, '
사회의 각종 성차별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많은 여성 단체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여기, 교내에도 적극적으로 페미니즘 활동을 펼치는 학생자치 모임이 있다. 바로 ‘페미파워프로젝트(FEMI-POWER PROJECT, 이하 페미파워프로젝트)’다. 페미파워프로젝트 팀장 김지연(생명시스템 16) 학우가 페미파워프로젝트를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페미파워프로젝트, 변화의 길을 열다페미파워프로젝트는 지난 2017년 겨울, 동국대학교 성추행 사건을 공론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동국대 성추행 사건은 2017년 4월 21일(금), 동
지난 2011년 10월 14일(금), 서울대학교에 ‘저번 주에 자퇴서를 냈습니다’라는 대자보가 붙었다. 대자보의 필자는 당시 서울대에 재학 중이던 공현(본명 유윤종·31) 활동가였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청소년인권운동을 해왔고, 대학 자퇴 후엔 대학 거부 운동을 시작했다. 기존의 교육 체제에 질문을 던진 청소년인권운동은 공현 활동가의 삶에 어떤 의미가 있고, 그가 바라보는 오늘날의 교육은 어떤 모습일까. 대학 거부자는 보통 두 갈래로 나뉜다. 하나는 대학 진학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다니던 대학을 자퇴하는 경우다
지친 사람들에게 음악으로 위로를 건네는 이들이 있다. 지난 3월 디지털 싱글 ‘Imagine’으로 컴백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가수 ‘디에이드(The ADE)’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16일(목), 본지 기자단은 디에이드의 김규년(남·29), 안다은(여·28)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ADE, 디에이드의 정체성디에이드는 김규년과 안다은으로 구성된 2인조 밴드다. 지난 2016년 ‘어쿠스틱 콜라보’에서 디에이드로 이름을 바꾸며 새출발한 그들은 기획공연과 콘서트를 개최하며 꾸준히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팀명 ‘디에이드’는 ‘안다은’의
효창공원역에서 내려 마을버스를 타고 등교하는 학우에게는 몇 번씩 눈에 띄었을 총동문회관, 그 안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다들 본교에 총동문회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대개 그들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 이에 본지 기자단은 창학 113주년을 맞아 총동문회에 대해 알아보고자 총동문회관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본지 기자단을 반기는 제31대 본교 김종희 총동문회장을 만날 수 있었다.#1 숙명에 대한 사랑, 총동문회의 시작총동문회는 본교를 졸업한 동문들이 모여 만들어졌다. 총동문회 설립목적은 다름 아
지난 1월 11일(금), 동물권단체 ‘케어(Care)’로부터 박소연 전 대표의 지휘 아래 수년간 대규모 안락사가 이뤄져 왔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이후 경찰은 박 전 대표를 동물보호법 위반‧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케어 보도의 중심엔 진실탐사그룹 ‘셜록프레스(Sherlock Press, 이하 셜록)’ 김보경(여·25) 기자가 있었다. 본지 기자단은 지난 2월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김 기자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학생, 현장을 취재하다김 기자는 국내 언론에 화려하게 등장한 인재다. 그는 처음으로
먼 여행지로 떠나지 않고 가까운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는 사람이 늘고 있다. 호캉스란 호텔과 바캉스의 합성어로, 휴가를 호텔에서 즐기는 현상을 뜻한다. 호캉스 열풍에 발맞춰 호텔은 많은 사람을 이끌기 위해 점차 대중화되고 있다.호텔에선 총지배인의 역할이 중대하다. 호텔총지배인은 기업의 최고 경영자(CEO)로 호텔 직원들의 업무를 감독하고 총괄한다. 호텔업계의 유리천장을 깨부수고 호텔총지배인 자리에 오른 자가 있다. 바로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강남의 김경림(여‧45) 총지배인이다.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강남도
뉴스란 ‘새로운 소식’이라는 의미로 사건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고 이를 대중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사건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당사자 자신의 모든 것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뉴스는 인터뷰를 진행하고 그것을 전달하는 ‘진행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여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쉽게 전달해주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CBS ‘김현정의 뉴스쇼(이하 뉴스쇼)’를 진행하는 라디오 PD(Program Director, 이하 피디) 김현정(여·42) 씨다. 그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