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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한 학기 활동을 시작하며 부장칼럼을 쓴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어느덧 마지막 발간을 앞두고 있다. 시간이 눈 깜짝할 새 지나간 듯하다. 1년이 넘는 활동을 돌아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입사 직후 작성했던 첫 기사, 숙터뷰다. 낯선 이에게 질문을 던지는 일이 익숙지 않아 긴장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이후 여러 인터뷰이를 만나며 인터뷰는 두려움이 아닌 익숙한 일상이 됐다. 처음 보는 이와의 만남은 기분 좋은 긴장감을 주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취재를 넘어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자리로 느껴져 어느새 청자의 위치에
부장칼럼
하수민 기자
2025.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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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보사로 들어온 이유는 기자 활동을 하며 글을 더 잘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년 넘게 숙대신보 기자로 활동하면서 글솜씨보다 배운 건 협동심이었다. 하나의 기사도 마찬가지다. 바이라인은 필자의 이름만 나가지만 기사엔 많은 동료 기자의 피드백이 따른다. 그들의 도움으로 서서히 보충되고 완성돼 가는 기사를 보며 취재의 힘듦을 이겨낸다. 함께 밤을 새우며 기사를 작성하던 마감날은 힘들고 지쳤지만 지나면 ‘과정’일 뿐이었다.지난 9월 마감하는 날에 데스크진끼리 “이 중 한 명이라도 없었으면 해내기 어려웠을 것이다”라는 말을 나눴다.
부장칼럼
남윤지 기자
2025.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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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발전이 날로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정보 검색부터 고민 상담까지 AI로 가능해지면서 우린 ‘극효율’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인간이 생산적인 일을 하지 않아도 몇십 초안에 근사한 결과물이 나타난다. 하지만 필자는 AI의 놀라운 능력을 경험할수록 도구를 넘어 삶 속으로 침투를 당하고 있단 꺼림칙한 감정을 느낄 때가 많다. 일 처리 속도는 증가했지만 사회 속 느림의 미학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때때론 비생산적인 과정이 결과의 가치를 더 빛나게 해준다. 지난 학기 AI와 낭만의 상호 작용을 다룬 수업을 들은 적이 있다. 교수님께선 인공
부장칼럼
남윤지 기자
2025.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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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지에서의 활동은 마지막 한 학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 학기는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바쁘게 보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이렇게까지 무언가에 열중해 시간과 체력을 쏟은 적이 있던가. 목표가 없어 방황하던 필자에게 본지는 뚜렷한 방향성을 심어줬다.처음 학내보도 기사 하나를 겨우 써내던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부장 기자가 돼 있다. 마냥 설레는 마음으로 임했던 그때가 이젠 추억이 됐다. 수습기자 시절 바라보던 부장 기자는 모든 것을 척척 해내는 존재였다. 지금은 그 자리에 선 만큼 단순히 기사를 작성하는 데 그치지 않
부장칼럼
하수민 기자
2025.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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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 발행된 제1452호를 마지막으로 본지에서의 기자 생활이 끝났다. 이제 필자는 숙대신보가 발간되는 월요일마다 본지 기자로서가 아닌 한 명의 독자로서 신문을 펼칠 것이다. 분주하게 흘러가던 편집실에도 더 이상 갈 일이 없다. 후련한 마음이 들 줄 알았지만 미련이 남는다. 열정을 가득 담은 후배 기자들의 얼굴을 볼 때면 아쉬운 기분과 함께 묘한 감정이 밀려온다. 본지의 수료를 한 학기 뒤로 유예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본지에서 보낸 3학기란 시간에 아쉬움만 남는 건 아니다. 필자는 그간 많은 걸 얻었다. 먼저 치밀하게 글 쓰
부장칼럼
김선민 기자
2025.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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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발간을 앞두고 있는 필자는 후련한 마음뿐이다. 1년 전 부장기자로서 본지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막막함과 두려움이 아직도 생생하다. 후배 기자에게 본이 되고 완벽한 신문을 내고 싶었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취재 과정과 평가 회의에서 발견한 실수는 큰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필자에게 본지는 내려놓을 수 없는 큰 짐처럼 여겨졌다.본지에서의 활동을 1학기 연장했다. 발간 중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나고 싶었지만 후배 기자들과 동기인 편집장과 함께라면 더 멋진 신문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학생 기자로서 본교의 역사를 기록하고 세상의
부장칼럼
김태림 기자
2025.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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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운영되는 외국인보호소는 강제 추방 대상인 외국인을 출국시키기 전까지 수용하는 시설이다. 자국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사정이면 장기 구금되기도 한다. 말이 ‘보호소’이지 사실상 ‘감옥’이다. 지난달 27일(목)엔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 274명 중 찬성 268명으로 가결됐다. 본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강제퇴거 대상인 외국인을 9개월에서 최대 20개월까지 외국인보호소에 가둘 수 있으며 언제든지 재구금도 가능해졌다.개정 이전 출입국관리법은 강제퇴거 명령을 받은 외국인을 사실상 무기한으로 구금할 수 있도록
부장칼럼
김선민 기자
2025.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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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 재판까지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논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 이는 단지 경고성 계엄이며. 도리어 2시간짜리 내란이 어디 있느냐 물었다. 자신을 지탄하는 국민은 반국가 세력이라 칭하며 지지 세력에게만 사과했다. 내란의 시작과 전혀 달라지지 않은 뻔뻔한 태도를 유지한 것이다. 지금까지 진행된 탄핵 심판에 윤 대통령은 진중한 태도로 임하지 않았다. 재판장 내의 모습을 촬영하는 카메라엔 조는 모습이 찍히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마지막까지도 그는
부장칼럼
이수진 기자
2025.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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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기자 업무가 필자의 삶에 녹아들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이 글을 작성하는 지금, 필자는 부장기자로 마지막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업무가 손에 익은 만큼 더 좋은 질의 기사를 위해 몰두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신문 발간 후 평가회의에서 발견된 실수에 자책했던 순간이 떠오른다. 한번 나온 지면은 되돌릴 수 없기에 사소한 실수라도 한없이 아쉬웠다. 이러한 감정과 별개로 피드백을 나누는 시간만큼은 참 유익했다. 동료 기자가 건넨 날카로운 피드백을 잊지 않도록 지면에 빼곡히 적어둔 메모는 필자가 활동 기간 성장하는
부장칼럼
정예원 기자
2024.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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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지금 마약 위험지대다. 지난 26일(목)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대학생 연합동아리 ‘깐부’의 회장을 비롯한 간부 3명을 마약 유통 등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해당 동아리는 회원뿐만 아니라 일반인까지 초대해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급 호텔, 식당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며 회원을 모은 후, 마약을 판매하고 투약하는 수법이었다. 청소년 마약사범 역시 크게 증가했다. 26일(목) 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청소년 마약사범 검거자는 1066명으로 2013년에 비해 24.8배 늘었다. 이들은 주로 SNS를 통해 마약
부장칼럼
김태림 기자
2024.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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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의료대란으로 응급실에서 환자를 수용하지 못해 응급 환자의 생명이 위협받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5일(목)엔 광주에서 한 대학생이 캠퍼스에서 심정지 상태로 쓰러져 신고됐으나 신속한 응급처치를 받지 못해 중태에 빠졌다. 전문의 파업으로 인한 의료 공백으로 환자가 직접적인 피해를 보자 국민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한국은 의료 위기에 직면했다. ▶필수 의료 분야의 전문의 부족 ▶수도권 대학병원 쏠림 현상 ▶인구 고령화가 원인으로 꼽힌다. 많은 의대생이 피부과, 성형외과 같은 업무 부담이 적고 급여가 높은 분야를 선택한다. 반면
부장칼럼
정예원 기자
2024.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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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장기자로서 첫 학기가 시작됐다. 항상 선배 기자의 도움을 받던 필자가 부장기자로서 본지를 이끌어야 한다니 막막하다. 사수로서 취재현장을 나가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 후배 기자에게 본이 되어야 한단 생각에 어깨에 힘이 들어가곤 한다. 매일 늘어나는 업무와 밤샘 마감은 고단하다.누군간 ‘꿈이 기자도 아니면서 힘든 학보사를 왜 하냐’고 묻는다. 지난 학기까지 필자는 이 질문에 답하지 못했다. 본지 활동이 시간 낭비인지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첫 부서 기사로 피임에 관한 기사를 썼다. 본지 신문의 한 면을 맡게 된 순간 느낀 감격은
부장칼럼
김태림 기자
2024.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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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문장은 쉽게 쓰이지 않는다. 글의 삼박자가 완벽하게 맞춰져야 좋은 문장이 나온다. 여기서 말하는 글의 삼박자는 ▶글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 ▶흐름을 읽는 능력 ▶기상천외한 단어들이다. 이들이 조화를 이룰 때 작성하는 문장은 백 문장이든, 천 문장이든 모두 좋은 문장이 된다. 그러나 삼박자는 꽤 까다로워 순순히 맞춰지지 않는다. 첫 번째 조건인 글에 대한 전체적인 이해는 그나마 쉬운 편이다. 담당 기자가 돼 기사와 인사한 순간부터 기자는 ‘기사 대변인’이 된다. 취재는 누구보다 기사의 내용을 이해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기사는 말
부장칼럼
전수진 기자
2023.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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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전공은 발레다. 어린 시절부터 수많은 무대에 올랐다. 반짝이는 조명 아래 춤추는 순간이 행복해 시작한 일이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매 순간 즐거울 수만은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무대 위에서 넘어지진 않을지, 실수하진 않을지 걱정이 앞섰다. 관객에게 평가받는 순간도 두려웠다. 더 잘해야겠단 부담이 커졌고 더 이상 춤추고 싶지 않았다. 군무 연습실에 들어가는 것조차 고통이었다. 그럴 때마다 필자는 ‘당신을 대신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의 ‘Nothing can be instead of you’란 구절을 읊었다.
부장칼럼
김민경 기자
2023.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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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월 25일은 독도의 날이다. 독도의 날은 지난 1900년 10월 25일(목) 대한제국이 독도를 울릉도 부속 섬으로 명시한 것을 기념하고 독도 수호 의지를 알리기 위해 2000년 제정됐다.독도의 지번은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20-2’다. 독도를 관할하는 경상북도는 이번 독도의 날 별다른 행사를 진행하지 않고 침묵했다. ‘독도의 날’이란 기념일이 무색하다. 2021년 독도의 날엔 경북도지사가 직접 ‘독도 수호 결의 대회’에 참여해 독도가 우리나라 영토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현재 이들의 모습은 지난 행보와 반대된다.6
부장칼럼
김민경 기자
2023.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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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9일(일)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추모하는 시민추모대회가 열렸다. 행사엔 유가족과 시민 약 1만7천명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해당 참사로 5명의 자국민을 잃은 주한이란대사도 함께했다. 믿기지 않는 비극의 피해자를 추모하는 물결이 사회 전반에 일렁였다.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언론은 대형 오보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세월호 참사 당시 기자들은 출처가 불분명한 사실을 전해 듣고 ‘세월호 탑승객 전원 구조’란 거짓을 그대로 보도했다. 이후에도 오보는 계속됐다. 탑
부장칼럼
강주은 기자
2023.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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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 기자 시절, 본지는 필자에게 기쁨도 슬픔도 아니었다. 바로 ‘부끄러움’이었다. 필자가 작성한 기사가 발간된 날엔 작게나마 본지에 보탬이 됐단 생각에 뿌듯했다.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기 위해 집에 보관할 신문 한 부를 가방에 넣었다. 하지만 발간 당일 지면 피드백 회의를 거친 신문의 도착지는 필자의 집이 아닌 종이 수거함이었다. 타인의 입으로 이 기사가 완벽하지 않단 사실을 자각하는 순간이 온다. 그럴 땐 기사를 완성했단 보람과 자랑스러움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지인들이 기사를 궁금해해도 숨기기 바빴다. 동료 기자들이 본인의 자랑스
부장칼럼
강주은 기자
2023.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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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목) 또 한 명의 교사가 목숨을 잃었다. 대전의 24년 차 베테랑 교사였던 그는 학부모 악성 민원으로 고통 받아왔다. 7월 전국초등교사노동조합이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390명 중 99.2%(2370명)가 ‘교권을 침해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그 중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 가장 많은 교권 침해 유형으로 나타났다. 악성 민원으로부터 교사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법은 존재한다.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 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하 특별법)’에선 구체적인 대응법을 명시하고 있다. 특별법엔 교육 활동을 침해
부장칼럼
김민경 기자
2023.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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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마이스터고가 단지 성별을 이유로 학생을 뽑지 않았다. 마이스터고는 ‘산업수요 맞춤형 고등학교’로 전문적인 직업 교육이 목적이다. 대부분 학생이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기보단 취업 전선에 뛰어든다. 마이스터고에 진학하길 원했던 한 여학생은 지원조차 못 했다. 여성이란 이유로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당한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러한 행위를 8월 24일(목) 성차별로 규정했다. 학교 측에선 두 가지 이유를 들어 해명했다. 이유는 ▶교육과정과 학교시설 ▶기업에서 수요가 적은 여성이었다. 첫 번째 문제는 기숙사였다. 마이스터고
부장칼럼
전수진 기자
2023.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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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금) 마지막으로 기사 마감에 참여했다. 이번 제1429호는 필자가 발간하는 마지막 신문이다. 3학기 간의 활동을 돌아보니 아쉬운 점이 많다. 작은 실수부터 정정보도를 해야 할 큰 오류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 원하는 대로 기사가 써지지 않을 때가 대다수였다. 그러나 이미 끝난 활동에서 아쉬움만을 찾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느낀다. 오히려 본지 활동으로 필자의 생활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필자의 시선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기억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같다.기사를 작성할 때의 사고방식은 생활에도 필요하다. ‘좋은 기사는 궁금증이
부장칼럼
이원림 기자
2023.05.29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