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영화 시리즈를 보며 자랐다. 주인공이 사용하는 환상적인 마법은 어린 시절 마법사란 꿈을 심어줬고 언젠가 꼭 마법 세계에 가고 싶다고 생각하게 했다. 성인이 된 지금도 그 세계를 동경한다. 여행 중 마주한 호그와트 마법 학교의 전경은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다웠고 평생 마음에 새기고 싶었다. 노을이 물든 하늘 아래 꿈에 그리던 마법 학교를 보니 어릴 적 꿈이 이뤄진 듯했다. 이젠 현실 세계의 일원으로 주어진 일에 충실히 살아가고 있지만 필자에게도 언젠가 부엉이 우편이 날아올지 모른다. 그 편지가 또 다른 세상으로 이
지난 8월에 다녀온 시드니는 훨씬 낭만이 넘치는 도시였다. 오랫동안 사진으로만 바라보던 오페라하우스와 하버 브리지를 눈앞에서 마주하니 마치 꿈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해가 지고 불빛이 켜진 항구를 걸으며 바다 냄새를 느끼는 순간, 여행의 설렘과 행복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처음 가본 도시인데도 낯섦보다 설렘이 더 크게 다가왔고 하루하루가 새로운 장면들로 꽉 차 있었다. 넓고 시원하게 펼쳐진 야경은 마음까지 탁 트이게 만들어줬고 시드니에서 보낸 모든 시간이 잊지 못할 특별한 추억으로 남았다. 시드니는 언제든 다시 돌아가고 싶은
지난 8월 무려 11년 만에 제주를 다시 찾았다. 올여름에 꼭 제주로 여행을 떠나겠다는 마음으로 8월이 끝나갈 무렵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늘 위를 가로지르며 뛰어들면 부드럽게 안아줄 것만 같은 구름을 바라보다 보니 어느새 제주에 도착했다. 수평선이 넓게 펼쳐진 에메랄드빛 바다를 보는 순간 답답했던 마음이 탁 트이는 듯했다. 사람은 많고 높은 건물이 하늘을 찌르는 서울에서 지내다 와서 그런지 막힘없고 드넓은 하늘 아래 바다의 물결 소리가 지친 마음을 한껏 보듬어주는 듯했다. 일상에 지칠 때 제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교육
유럽은 낯설고 설레는 여행지 그 이상이었다. 평생을 한국에 살면서 경험해 보지 못한 더 넓은 세상을 만났고 수많은 일상생활의 모습을 마주했다. 그곳에서 느낀 감정은 해방감이나 자유 그리고 여유로움 같은 것들이다. 효율의 도시에서 느리고 여유로운 슬로 시티(Slow City)로 옮겨갔을 때 주어진 수많은 즐거움과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그들이 부러웠다. 느릴 수 있고 누릴 수 있는 그 삶을 동경하기 시작했다. 필자는 아직도 꿈꾼다. 조금 더 가벼운 나날들을. 네덜란드의 기억은 한국의 필자를 꿈꾸게 한다.영어영문 21 이영서
본교에 온 첫 해, 봄의 끝자락과 여름의 첫 페이지 사이. 갓 나온 푸른 잎들이 생명력을 뽐내는 순간을 마주했다. 휴대전화를 들어 사진으로 기록하며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 시간 본교에 오기 위해 애쓰고 꿈꿨는데 이제 여기서 강의를 듣는 생활이 현실로 이뤄졌다. 그 사실이 문득 낯설게 다가온 것이다. 언젠가 이 순간도 지나온 시간처럼 과거가 되겠지만 악착같이 쟁취한 만큼 오랫동안 찬란한 기억으로 남을 것으로 생각해 본다. 여름을 맞이하는 숙명의 풍경들이 반짝이듯, 숙명과 우리의 시간이 보다 빛나는 순간들로 채워지길.법 25
익숙한 일상 밖으로 한 발짝 걸어 나와 야경을 고대하는 사람들 품에 섞여 들었다. 낯선 이들이지만 같은 설렘을 품고 일제히 카메라를 들었다. 해는 천천히 저물어 마침내 기다리던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낯선 도시의 밤은 유난히 밝았다. 스쳐 간 사람들과 서로 다른 언어와 삶이 반짝이는 빛 사이에 한데 어우러져 있다. 홍콩 야경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동시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딘가 멀리 떠나야만 마음이 환기될 때가 있다고. 바라보기만 해도 가벼워지는 밤은 마음 깊은 곳에 오래 남는다. 익숙한 일상에서 잠시 멀어진 순간 필자의 마음은
사계절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단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생각해 본 적 있는가. 겨울이 있기에 여름의 소중함을, 여름이 있기에 겨울의 소중함을 알 수 있다. 서늘한 공기가 코끝을 맴도는 겨울의 끝자락에 지난 여름 계곡에서 찍은 사진을 꺼내보면 평범한 여름의 일상이 애틋하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사진 속 덩그러니 놓여있는 의자와 신발 한 켤레에서 그 주인이 얼마나 즐겁게 여름을 만끽하는지 상상되기 때문이다. 습기가 가득하고 따뜻한 공기, 맴맴 매미의 울음소리, 졸졸 흐르는 물소리, 가족과 물장구치며 웃고 떠드는 소리가 느껴진다.중어중
얼어 있던 강물이 녹고 생명이 깨어나는 계절이 찾아오고 있다. 물가엔 다시 새가 날아들고 작은 풀잎이 싱그럽게 피어난다. 사진 속 백로는 봄의 기운을 온몸으로 맞으며 자연 속에 녹아들고 있다. 바람은 부드러워지고 물소리는 더욱 생생하게 들린다. 봄은 단순한 계절의 변화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신호다. 혹독한 겨울을 견디고 힘차게 날갯짓하는 생명처럼, 우리도 봄을 맞아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디딜 준비를 한다. 자연이 깨어나는 순간 우린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는 모든 것의 가치를 다시금 깨닫는다. 그리고 우리 역시 한 조각의 생명
평창, 그리고 대관령은 겨울 여행지로 잘 알려져 있다. 추운 날씨와 눈으로 스키 같은 동계 스포츠를 즐기기 좋다. 반대로 여름의 모습은 어떨까. 작년 여름 평창에서 음악제 자원봉사를 하며 2주를 보냈다. 새하얀 눈 대신 푸른 녹음과 맑은 공기가 마음을 정화했다. 더운 날보다 뜨거운 예술가와 자원봉사자의 열정으로 함께 타오른 계절이었다. 숙소 근처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 본 바람개비가 이들의 모습과 똑 닮았다. 탁 트인 언덕에서 바람에 몸을 맡긴 채 돌아가던 다양한 색처럼 그들이 조화롭게 어울리며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었다. 추위로부터
지난 겨울, 가톨릭 중앙동아리 글라라에서 유럽 순례를 다녀왔다. 이탈리아의 소도시 아시시는 동아리 이름의 유래인 글라라 성인이 계셨던 곳으로, 가톨릭 학생이라면 가보길 추천한다. 마을이 역사적으로 잘 보존돼 있고 절경이 아름다워 누구라도 좋아할 장소다. 아시시를 둘러본 후 산을 올라 프란치스코 성인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차를 타고 한참을 오르니 우릴 기다리던 노을이 보였다. 눈물이 날 듯한 풍경이었다. 사진엔 전부 담기지 않았지만, 필자의 마음속에 선명히 남았다. 필자와 친구는 도레미 노래를 부르며 걸었고, 동행하신 수사님께서 웃으
대학에 오고 난 후,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방법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경쟁 사회에 치여 앞만 보고 살아왔지만 이젠 학교 벤치에 누워 흘러가는 시간을 온전히 느낀다. 귓가에 늘 꽂혀있던 이어폰을 빼고 호수에서 끊임없이 작동하는 분수의 물줄기 소리와 매미의 울음을 들어본다. 우리는 늘 과거와 미래에 머물러 지금 이 순간에서 놓치고 살아가는 것이 너무 많다. 잠시 멈춰 쉼 없이 뛰는 심장 박동과 자연의 소리를 들어보자. 현재가 모여 과거가 되고, 미래가 된다. 현재의 순간에 집중한다면 세상은 생각보다 단순할지도 모른다.중어중문 24
언젠가 열차에서 간이 좌석에 잠시 타게 된 적이 있다. 열차와 열차 사이를 지나가는 사람들 외엔 필자뿐이었다. 그 정적 덕분에 필자도 모르게 창밖의 풍경을 멍하니 바라봤다. 창밖엔 초록 잔상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고 그 사이로 햇빛이 비쳤다가 어두워지길 반복했다. 동시에 필자가 열차를 타고 다니는 일상이 작년과는 너무나도 변했다는 것을 인식하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순간마저 또 하나의 삶의 잔상이겠거니, 그 잔상들 사이엔 또다시 밝음도 어둠도 있겠거니 하는.의류 24 안정민
유럽 여행 중 이탈리아에 머물 때 돌로미티(Dolomiti) 산맥에 올라 찍은 사진이다. 산맥이 주는 단단하고 독특한 느낌이 매력적이었다. 웅장한 산봉우리, 푸른 하늘, 그리고 바위에 착지한 나비의 모습이 아직도 살아 숨 쉬듯 선하다. 한여름 더위가 무색하게, 산의 높은 고도에선 차가울 정도로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다른 이들과 작은 벤치에 앉아 경관을 감상하며 순간의 소중함을 되새겼다. 다음번에 가족, 그리고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바라보고 싶은 풍경이었다.법 20 김지현
관계는 솜털 같아서 바짝 곤두서면 멀어지고 편안히 누우면 서로 포개져 자리 잡는다. 물을 끼얹으면 정신을 차리지 못해 피부 껍질을 헤매고, 물이 마르면 차분해져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다. 우리가 살아 숨 쉬는 동안 솜털은 언제나 서 있다. 어떤 솜털은 뜨거운 태양빛과 바깥 먼지로부터 우릴 보호해 준다. 또 다른 솜털은 우리의 아름다움을 방해해 깎여나가기도 한다. 너무 굵어진 솜털을 뽑아내다 보면 굵기가 가늘어진다. 뽑기도 점점 쉬워지고 자라는 속도도 느려진다. 별 이유가 없다면 우리는 솜털과 함께 살아간다. 우리가 숨이 멎고 나서야
가마쿠라는 작고 북적이는 바다 마을이다. 이 마을의 에노덴 전철엔 제각각의 학생이 탄다. 노란 모자를 맞춰 쓴 초등학생들과 똑같은 교복을 입은 중학생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이야기를 나누며 까르르거린다. 전철을 타고 간 끝에 만난 에노시마 섬은 작은 마을 속 작은 섬이다. 이 낯선 곳에서 올해 첫 바다를 만났다. 그새 해가 더 내려갔다고, 바다가 시시각각 머금은 짙은 노랑이 아직도 선명하다. 출발할 때의 걱정과 불안은 그곳에 다 내려놓고 왔기를. 다음 여행 또한 무척 아름다울 것이라.한국어문 24 정지은
봄날의 물결을 가만히 바라보다 문득 바다가 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흐르는 대로 살아가려 하지만, 흘러가다 보면 어떻게든 무언가를 마주하게 돼 있다. 여태껏 필자는 자갈만 가득한 개울가였기에 이젠 바다가 되고자 애를 쓰고 있다. 바다는 종착점이자 과정으로 존재하는 것을 해낸 고요한 흐름이다. 그 안에서 어떠한 일이 일어나더라도 여전히 바다이듯, 필자도 할 수만 있다면 바다가 되고 싶다. 글로벌 협력 20 강민희
오페라 가르니에(Palais Garnier)에서 찍은 마르크 샤갈(Marc Chagall)의 이다. 작품 속엔 여러 오페라 장면과 프랑스 파리를 향한 작가의 사랑이 담겨있다. 그림을 둘러싼 아름다운 조명은 이 순간을 몽환적으로 만들어 줬다. 지친 마음으로 무작정 떠난 파리 여행이었다. 이곳에서 감상한 꿈의 꽃다발은 필자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에게 위로의 꽃다발을 받은 것처럼.홍보광고 21 김민경
노들섬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잔잔한 한강에 물결이 반짝인다. 빛나는 윤슬을 바라보며 잠시 숨을 돌리던 중 문득 멀리 떠나는 것만이 여행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여행은 자신의 마음가짐에 달려있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그 순간을 즐긴다면 그게 바로 여행 아닐까. 이런 여행의 기억이 살아갈 힘을, 깊이 생각해 볼 시간을, 때론 영감을 준다. 어느새 성큼 다가온 봄을 느끼며 잠시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 보는 건 어떨까.이예원 아동복지 22
학교 언덕을 숨 가쁘게 오르다 마주한 교정이다. 어느새 학교는 단풍으로 물들고 청명한 가을 하늘이 보였다. 그리 세지 않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와 그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이 우릴 반기고 있었다. 숨 돌릴 틈 없이 전진하는 숙명인을 맞이하는 가을의 숨결이었다. 숨을 트여주는 공간은 안락한 모습으로 밤낮없이 우릴 기다린다. 그러니 앞으로 나아가다 숨이 찰 땐 잠시 멈춰 서서 숨을 쉬어라. 쉼 또한 도정의 한 조각이 되고, 앞으로 우리가 가는 길을 더 찬란하게 만들어줄 테니.김민영 교육 20
끝을 모르고 치솟은 삼나무 사이에 서서 사람이 모두 지나가기만을 기다린다. 이내 주변이 잦아들고 공기는 습기를 가득 머금은 채 무겁게 가라앉는다. 곳곳에 쌓인 크고 작은 돌탑만이 오롯이, 비로소 초록의 성역(聖域)이다. 초록의 사려니다. 편백나무와 산수국, 고사리, 그리고 이름 모를 풀들이 지천이다. 녹음의 호위를 받으며 나는 다시 전진한다. 등줄기에 기분 좋은 땀이 흐른다.법 22 이채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