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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일상이 된 지금 대학들은 앞다투어 ‘AI 활용 능력’을 강조하며 변화의 흐름에 올라타고 있다. 수업계획서엔 AI 도구의 사용 여부가 적히고 교수들은 과제 제출 시 AI 활용 사실을 알리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정작 학생들이 겪는 현실은 혼란과 불안에 가깝다. 어떤 강의는 AI 활용을 적극 장려하고 어떤 강의는 이를 엄격히 금지하며 또 다른 강의는 기준조차 제시하지 않는다. 규정의 방향이 제각각이니 학생들은 학습의 본질보다 규정 위반 여부를 먼저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고 있다.문제는 대학의 AI 정책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
사설
숙대신보
2025.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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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심지어 문제 해결 방법까지 제안하는 시대다. 변화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고, 우리는 그 중심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AI가 이토록 똑똑해지는 시대에, 인간이 지닌 가장 중요한 역량은 무엇일까? 단순히 기술을 이해하고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스스로 길을 설계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앙트러프러너십 정신, 바로 그것이 우리의 힘이 될 수 있다.앙트러프러너십은 흔히 ‘창업’으로 좁게 이해되지만, 그보다 훨씬 넓은 의미를 가진다.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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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대신보
2025.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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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영국의 저명한 철학자, 경제학자, 그리고 정치가이기도 했던 J. S. Mill은 자유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이름에 걸맞은 유일한 자유는 다른 사람들의 선(善)을 빼앗으려 하거나 선을 얻으려는 다른 사람들의 노력을 방해하지 않는 한 우리 자신의 방식으로 우리 자신의 선을 추구하는 자유입니다. ⋯인류는 서로를 다른 사람들에게 좋게 보이는 대로 살도록 강요하기보다 그들 자신에게 좋게 보이는 대로 살도록 허용함으로써 더 큰 이득을 얻습니다.”자유를 위한 숭고한 노력과 희생은 우리나라와 세계의 역사 속에 남아 있고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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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대신보
2025.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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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급속한 발전은 이제 교육 현장에서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2024년과 2025년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 대학생의 약 86%가 학업에 AI를 정기적으로 사용하며 그중 54%가 주 1회 이상, 25%는 매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학생들은 이미 다양한 생성형 AI 도구를 활용해 자료를 정리하고 글을 작성하며 아이디어를 다듬고 있다. 더 이상 교수자가 이러한 흐름을 단순히 차단하거나 외면할 순 없다. 대학은 인공지능의 존재를 전제로 강의 방식 전반을 새롭게 설계해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 그러나 한편으론 교육 본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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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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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은 현대사회의 거대한 조류(潮流)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의 등장은 앞으로 적지 않은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일상에서 디지털화가 낯선 풍경은 아니다. 민원이나 행정도 디지털화된 문서를 통해 해결하고 의사소통한다. 대학 사회에서도 디지털 전환은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학사 행정에서도 전자화된 방식으로 신청하고 디지털로 전환된 문서를 발급받고 있다. 비단 학사 행정뿐만 아니라 연구 분야에서도 디지털의 전환은 급속히 발전할 것이다.코로나 팬데믹 이후 온라인 강의 방식이 발전했고 오프라인 외에 온라인 강의를 접목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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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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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월) 식품 기업 SPC그룹의 한 빵 공장에서 50대 여성 노동자가 사망했다. 빵을 식히는 컨베이어 벨트에 윤활유를 뿌리다 해당 기계와 기둥 사이에 끼어 목숨을 잃었다. 작업을 수행하는 자동살포장치가 따로 있지만 직접 기계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이 확보한 진술에 따르면, 설비가 노후해 자주 삐걱대기 때문에 작업자들이 직접 몸을 넣어 윤활유를 뿌려야 했다. 현재 경찰은 현장 감독자와 공장장을 비롯한 관계자를 입건하고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은 정황을 수사하고 있다. 3년 동안 SPC공장에서 노동자 8명이 죽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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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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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97년 10월 대한제국 황제로 즉위한 고종을 보필했던 순헌황귀비는 상궁에서 황귀비의 지위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는 고종이 을미사변으로 명성황후가 시해된 경복궁을 떠나 러시아 공사관으로 파천하도록 도운 충실한 조력자였다. 위기 속 고종의 곁을 지키며 대한제국이 수립된 후 황자 이은을 낳았다. 이은은 영왕에 책봉되고 순종의 뒤를 잇는 황태자가 됐다. 황태자가 된 그는 고종과 순헌황귀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토 히로부미의 손에 이끌려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일본으로 간다. 1907년 헤이그 밀사 사건으로 고종이 황제에서 물러나고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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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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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양극화의 시대다. 양극단이 대립하고 중간 지대엔 설 땅이 없다. ‘나라가 두 쪽 났다’란 한탄도 들려온다. 이념이나 정책을 놓고 벌이는 대결이라면 아무리 격하게 싸워도 나쁜 일만은 아니다. 문제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에 대한 무분별한 추종이나, 정서적 반감에 기인한 적대와 대립이다. 이런 상황에 생산적인 결론이 도출될 리 만무하다. 이때 즉각적인 효능감은 있으나 중장기적으론 무익한 정책을 내세우는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린다. 원칙에 대한 존중은 사라지고, 조악한 정치 기술과 자극적인 선동으로 당장의 지지를 이끌어낸다. 한두 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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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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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세계화 시대를 지나 다극 체제 시대로 접어들었다. 또 다른 위기와 기회가 펼쳐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이 사회 전반에 스며드는 현실에서 대학은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까. 대학 교육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량을 키워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마주한다.AI의 생산성에 관해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한 가지 공통된 견해는 AI가 인간의 노동을 상당 부분 대체하리라는 것이다. 이는 실리콘밸리에서 불어온 감원 열풍으로 이미 현재 상황이 됐다. 한편 유발 하라리는 넥서스(Nexus)에서 기술 발전이 자동으로 민주주의를 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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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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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좀비 영화와 드라마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부산행' '킹덤' '지금 우리 학교는' 같은 작품은 'K-좀비'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글로벌 관객의 주목을 받았다. 예술은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거울이다. 좀비 문화의 확산이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사회의 현실을 투영하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이유다.좀비는 사유 능력을 상실한 존재의 표상이다. 보통 '자발적 사고 없이 기계적으로 움직이는 존재' '타인의 의지에 지배당하는 존재'로 해석되고, 대중문화에선 '인육을 탐하며 감염을 퍼뜨리는 괴물'로 자주 묘사된다.데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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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대신보
2025.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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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은 가장 긴 열대야 일수를 기록했다. 서울은 열대야 최대일 수를 경신했고, 입동이 지난 11월 중순의 고온 기록도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해부터 사과값이 올라 금 사과가 되고, 폭염으로 호남 지역의 벼멸구 피해도 크다. 고수온 영향으로 서해 가로림만의 바지락 어장은 황폐해졌고 동해안의 오징어는 잡히지 않는다. 강원도 속초의 도루묵 축제는 어획량의 급감으로 축제의 의미가 퇴색됐다. 이번 달엔 진달래, 개나리가 개화해 생태계 질서도 무너지고 있다. 우리가 당면한 여러 위기 중 지구온난화만큼 심각하고 위협적인 위기는 없다. 기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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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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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학은 현재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이했다. 최근 교육부는 ‘학생이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확대하고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대학 내 학과 간 벽을 허물고 자율전공선택제를 확대’하는 대학혁신지원사업을 공표했다. 우리 대학도 이듬해 자유전공학부로 300명이 넘는 신입생을 선발한다. 오랜 세월 지켜온 학제 간의 벽을 허물고 융합 학문을 표방하는 자유전공학부를 대대적으로 확대하면서 대학 구성원은 모두 새로운 시대를 직면했다.자유전공의 확대를 앞두고 커지는 우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으로 새로운 미래에 대한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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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대신보
2024.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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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모범답안, 해답은 유사한 개념이다. 이들 간 미묘한 차이를 살펴보면 정답은 문제에 대한 옳은 답, 모범답안은 질문에 대해 가장 이상적인 답변이다. 해답은 의문을 풀이하는 과정이다. 정답이 사회적으로 합의돼 절대적이라면, 모범답안은 새로운 정보나 관점에 따라 변화하는 상대적인 속성을 가진다. 정답이 사실적으로 검증돼 객관적이라면, 해답은 다양한 접근 방식을 포함하며 주관적인 요소가 강하다. 오답은 정답과 대비되는 반의어다. 정답이 아닌 모든 답변을 틀린 것으로 간주한다. 누군가는 문제의 정답을 알아야 편안함을 느끼고, 누군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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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대신보
2024.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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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가 찾아와 교정엔 다시 생기가 돌고 학생들은 희망찬 발걸음으로 새로운 학기를 시작한다. 한편으론 대학 교정 전반에 깔린 어두운 면도 발견하게 된다. 학생들은 졸업 후 겪을 취업난을 걱정한다. 교수들은 급변하는 세상에서 적절한 교육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과연 오늘날의 대학 교육이 인공지능이 많은 걸 대체하는 시대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는지 질문하고 싶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 대학 교육 개혁 세미나에선 의미 있는 사례들이 소개됐다. 빛의 속도로 발전하는 기술에 적응할 교육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영국의 옥스퍼드(Oxf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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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대신보
2024.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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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은 학생들의 수시 원서 접수가 진행되는 대학 입시의 계절이다. 2025학년도 입시부터 대학 입학 정원의 5%에서 25% 이상을 전공 구분 없이 선발하고 1년 뒤 전공을 선택하도록 하는 ‘무전공 입학’이 확대된다. 2025학년도 무전공 입학 정원은 대학 전체 모집 인원의 28.6%로, 전년보다 3.8배 늘어난 규모다. 수도권에선 73개교가 신입생을 무전공으로 모집한다. 본교도 2025학년도 입시부터 기초교양대학의 명칭을 ‘순헌칼리지’로 변경해 신입생의 23%를 해당 전공으로 선발한다. 각 학과의 기존 입학 정원을 축소하고 해당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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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대신보
2024.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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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축제 철이다. 날씨가 더 따뜻해지기 전 꽃피는 5월에 많은 대학이 축제의 팡파르를 울린다. 예년처럼 인기 가수들이 곳곳에서 신출귀몰한 발자취를 남길 것이다. 정보에 밝은 이는 가수의 출몰 지점을 알아내 달려가기도 한다. 어떤 이는 우리 학교 축제에 온 가수의 공연을 보며 지나가는 봄날을 만끽할 테다. 대학 축제가 가수의 공연장이 된 건 유구한 문화적 전통은 아니다. 1980년대는 물론, 소비 황금기라 일컫는 1990년대에도 대학 축제에서 인기 가수를 보긴 쉽지 않았다. 변화는 세기말부터 나타났다. 여러 학교가 당시 대학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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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대신보
2024.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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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국민권익위원회에선 출산·양육 지원금으로 1억 원을 지급하는 방안에 대한 여론 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방안은 지난해 0.72명으로 더욱 감소한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을 개선하고자 등장했다. 현재 시행 중인 출산 지원 정책보다 부부에게 금전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접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단 것이다. 대부분의 부부가 경제적 여건으로 출산과 육아를 택하지 않는다는 설명은 ‘자녀 1인당 현금 1억 원 지급’ 정책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과연 ‘1억 원’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자녀 1인당 현금 1억 원 지급’ 정책이 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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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대신보
2024.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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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주목하는 우리나라의 이슈가 하나 늘었다. 지난해 4분기의 합계출산율은 우리나라 역대 최저이자 세계 최저인 0.6명대로 추락했다. 지난해 0.72명인 연평균 출산율은 올해엔 0.6명대로 더 떨어질 전망이다. 1980~1990년대 산아 제한을 강조하던 우리나라가 인구 소멸을 걱정하기까진 반세기도 소요되지 않았다. 이제 우리나라는 자살률, 노인빈곤율, 우울증, 저출산율 중에 무엇이 가장 심각한 문제인지 따져야 할 지경이다.저출산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하는 문제다. 저출산은 아이 낳기를 꺼리는 여성이나 결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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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대신보
2024.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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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언론인 아만다 리플리(Amanda Ripley)의 책 「극한 갈등」은 갈등을 ‘극한 갈등’과 ‘선한 갈등’으로 구분한다. 극한 갈등은 정치적인 대립과 집단적인 복수로 이어지는 극단적인 갈등에 해당한다. 반면 선한 갈등은 삶을 살아가며 발생하는 의견의 대립이다. ‘선한 갈등’은 상대에게 정답을 강요하거나 상대를 비하하지 않고 서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현재 정부와 의사의 갈등이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하고 있다. 정부는 선진적인 의료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도록 의료 정책을 펼쳐왔다. 양질의 의료인력은 정부와 함께 국민들에게 높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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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대신보
2024.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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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콘텐츠를 집에 앉아서도 언제든 접할 수 있는 시대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콘텐츠는 국적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으며 ‘K컬처 열풍’을 불러오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 시장은 ‘K-콘텐츠’의 주무대다. 케이팝부터 웹툰, 드라마와 영화까지 진출하지 않은 분야가 없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2월 12일(월) 발행한 ‘2023 K-콘텐츠 해외 진출 현황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웹툰이 태국 만화 시장의 47%를 차지하고 있었다. 1월 5일(금) OTT 서비스 넷플릭스(Netflix)에 공개된 드라마 ‘경성크리처’ 또한
사설
숙대신보
2024.03.0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