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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말넘많, 세상을 바꿀 '하고 싶은 말'
숙대신보  |  smnews@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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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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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할까 말까 싶을 때는 말하지 마라'는 말이 있듯, 우리 사회에선 말이 많으면 화를 부른다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하기 위해 유튜브(Youtube)를 시작한 크리에이터가 있다. 페미니즘 영상 크리에이터 ‘하말넘많(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하말넘많은 비혼여성과 페미니즘을 주제로 영상을 제작하는 유튜브 채널 중 최초로 구독자 수 16만 명을 기록했다. 본지 기자단은 지난달 12일(일) 하말넘많 크리에이터 강민지 씨와 서솔 씨를 만나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이 과연 무엇인지 들어봤다.


하고픈 말을 세상에 던지다
하말넘많은 우연한 기회로 시작됐다. 맞춤 제작 티셔츠를 주문하고자 했던 민지 씨는 이미 제작 경험이 있던 솔 씨에게 조언을 구했다. 민지 씨는 “맞춤 제작 주문 회의에서 페미니즘이라는 공통 관심사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어요”라며 “대화를 나누다 보니 티셔츠 제작 회의가 페미니즘 소모임으로 바뀌게 됐죠”라고 말했다. 해당 소모임의 이름을 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솔 씨는 “소모임 이름을 정하는 것도 각자 말이 너무 많아서 세 시간이나 걸렸어요”라며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은 것’이 우리 둘의 특징이라는 생각에 해당 문장의 앞글자를 따서 ‘하말넘많’이라는 팀명을 짓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하말넘많은 채널을 운영하면서 느낀 사명감을 원동력으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채널 개설 초창기에 하말넘많은 단순히 재미로 영상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들의 영상이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그들은 ‘사명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민지 씨는 “한 구독자가 여성 아이돌 관련 영상을 시청하다 우연히 하말넘많이 여자 아이돌 산업을 비판하는 영상을 보고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는 댓글을 읽었어요”라며 “그런 반응을 보며 ‘여성을 위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을 느꼈죠”라고 말했다. 솔 씨도 마찬가지다. 솔 씨는 "2018년 하반기엔 '불편한 용기' 시위, 이수역 폭행사건, 스쿨 미투 운동 등 많은 일이 있었어요"라며 "각 사건과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을 담은 영상을 공유하는 게 다였지만 많은 구독자들이 공감과 지지를 표하는 모습을 보며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하말넘많은 영상 주제 선정 기준과 구성 방식을 바꿨다. 솔 씨는 “초반엔  조사나 공부가 부족했어요”라며 “영상에 개인적인 의견을 주로 담다 보니 지나친 일반화가 아니냐는 비판을 많이 받았죠”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때부터 모든 통계를 모으고, 사실확인을 거친 객관적인 자료로 주제를 선정했어요”라며 “그 결과 소재가 훨씬 더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됐죠”라고 말했다.

영상 구성 방식도 변화했다. 민지 씨는 “여성이 일상적으로 겪는 차별에 공감하고 분노만 하는 내용의 영상은 이미 많아서 하말넘많이 힘을 보탤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라며 “공감하는 것에 그치기보다는 여성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영상에 담아내는 것이 훨씬 유의미하다고 판단했죠”라고 말했다. 영상 설명란엔 영상 제작을 위해 참고한 논문과 기사를 함께 첨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새로운 방식으로 탄생한 것이 지난해 4월 2일(화) 게시된 ‘인생샷과 마카롱의 상관관계’라는 영상이다.

해당 영상에서 구독자들이 보인 반응은 이전과 달랐다. 솔 씨는 “악플은 아직도 달리지만, ‘그건 당신 생각일 뿐이다’ ‘너무 예민하다’ 등의 반응은 이전에 비해 많이 줄었어요”라며 “하말넘많의 영상이 더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자극하게 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페미니즘을 영상에 담다
하말넘많 영상의 기획, 촬영, 편집, 모니터링은 모두 솔 씨와 민지 씨 단둘의 손을 거쳐 탄생한다. 하말넘많은 관심 분야에 관해 서로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아이디어를 기획한다. 그 후 주제와 관련된 논문과 기사를 공부하며 내용을 다듬는다. 영상 내용의 전문성을 제고하면 더 많은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촬영이 끝난 후엔 민지 씨와 솔 씨가 차례로 영상을 편집한다.

하말넘많은 구독자들의 피드백을 수렴하고 반응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동영상에 달린 댓글도 모두 확인한다. 도 넘는 악플도 존재한다. 솔 씨는 “‘페미니즘을 주제로 한 영상’이라는 이유만으로 댓글 창에 무차별적인 비난과 조롱을 하는 분들이 있어요”라며 “저희를 응원하는 구독자들이 악플과 싸우면서 불필요한 시간을 보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이런 댓글은 삭제하거나 차단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하말넘많은 비혼여성과 페미니즘이라는 큰 틀 안에서 기존에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주제로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지난 18일(월) 기준, 하말넘많 채널에 게시된 182개의 콘텐츠는 ‘영상으로 읽는 페미니즘’, 인생샷을 위한 화장 등의 코르셋을 벗어던진 여성의 여행기를 다룬 ‘디폴트립’, 경제 전문가와 함께 사연을 읽고 이를 해결해주는 ‘당신의 가계부’, 전국의 비혼 페미니스트를 만나 각 지역의 페미니스트들을 가시화하는 ‘전국 비혼지도’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동영상으로 솔 씨는 디폴트립을, 민지 씨는 마카롱과 인생샷의 상관관계를 꼽았다. 디폴트립을 선택한 솔 씨는 “디폴트립은 하말넘많의 영상 중에서도 기술적으로  ‘잘 만든 영상’으로 손꼽아요”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당시에도 영상에 대한 반응이 좋았어요”라면서도 “1년 사이 탈코르셋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했기에 지금 발행했다면 더 많은 관심과 변화를 불러올 수 있었겠다는 아쉬움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마카롱과 인생샷의 상관관계를 선택한 민지 씨는 “‘채널을 제대로 운영해 보자’고 다짐한 뒤 처음으로 제작한 동영상이라 의미가 남달라요”라고 말했다.

   
▲ ‘마카롱과 인생샷의 상관관계’ 영상의 한 장면이다.<사진 제공=하말넘많>

마카롱과 인생샷의 상관관계는 구독자에게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해당 영상은 여성이 주로 소비하는 마카롱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 그리고 여행에서의 '인생샷'이 과시적인 소비로 이어진다는 점 등을 지적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솔 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 등을 통해 드러나는 여성의 소비습관을 성찰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도 많았지만, 여성들의 마카롱 소비와 SNS 문화를 과도하게 검열한다는 점에서 비판도 많이 받은 영상이에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성들이 비판의식 없이 받아들이던 사회문화적 현상에 하말넘많이 던진 질문이 아직까지도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발전적인 논의로 이어진다는 점에 뿌듯하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하말넘많이 가장 주력하는 콘텐츠는 비혼여성의 경제 관련 영상이다. 1인 비혼 여성이 독자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경제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솔 씨는 “비혼을 결심한 여성들에게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이 경제적인 부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이를 대비하기 위한 방법을 알리기 시작했죠”라고 말했다. 당신의 가계부는 혼자 살고 있는 비혼여성을 위한 경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계기에서 시작됐다. 솔 씨는 “기존의 경제 영상은 배우자나 직계가족이 있어야만 가능한 내용을 다루는 경우가 많아 비혼 여성에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비혼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도울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기획하게 됐어요”라고 설명했다.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아서'
하말넘많은 다른 여성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을 통해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 이들은 최근 여성 미디어 단체 ‘소그노(Sogno)’가 기획한 ‘뉴토피아(New-topia)’ 에 출연했다. 뉴토피아는 소그노에서 기획한 여성 예능 프로그램으로, 남성이 이끄는 대부분의 기성 예능과 달리 출연자와 제작진이 전원 여성이다.

출연진들은 모두 탈코르셋을 한 여성들로, 짧은 머리에 화장기 없는 편한 모습이다. 민지 씨는 “뉴토피아에선 여성이 성적대상화되지 않고 ‘꽃’이나 ‘홍일점’으로 비유되지도 않는다”라며 “기존 남성중심 예능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자극적인 연출 없이 온전히 여성 스스로가 프로그램의 전개를 이끌어가는 첫 예능이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지고 있죠”라고 말했다.

뉴토피아를 계기로 향후 여성들이 여성 스스로 만드는 예능과 미디어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만들어 갈 것으로 기대된다. 민지 씨는 “하말넘많도 제작 인원이나 제작 규모를 키운 색다른 영상 제작을 시도해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하말넘많은 향후 ‘대학생 타이쿤’에서 대학생에게 경제의 필요성을 알려주는 영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학생 타이쿤은 대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생활 속 다양한 ‘꿀팁’을 말해주는 영상이다. 민지 씨는 “소득이 없는 학생 구독자 일부가 ‘경제 문제는 나와는 먼 얘기’라고 생각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라며 “경제적 독립을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영상도 기획하고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하말넘많은 유튜브를 넘어 다양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 안에 법인을 설립하고 내년엔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민지 씨는 “토크콘서트와 강연도 꾸준히 진행하려고 해요”라며 “에세이 형식의 책 출판도 기획하고 있어요”라고 밝혔다. 이어 민지 씨는 “더 많은 여성들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피로와 힘듦을 이겨내는 방식으로 하말넘많은 ‘그럼에도 계속하기’를 꼽았다. 민지 씨는 "지치거나 힘들 때에도 책상 앞에 앉아있어요"라며 "계속하는 것만큼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솔 씨 또한 “채널을 운영하며 번아웃이 온 적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화가 치미는 일은 매일 있죠”라면서도 “분노를 원동력으로 ‘이 악물고’ 발전된 영상을 만들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페미니즘을 조롱하는 사람들에겐 더 좋은 영상으로 우리가 옳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어요”라며 “아무리 힘들고 화가 나도 하말넘많의 과업인 영상 제작을 그만둘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해요”라고 덧붙였다.


하말넘많이 하고 싶은 말을 멈추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궁극적으로 ‘페미니즘에 관해 하고 싶은 말이 사라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솔 씨는 “더 이상 사회가 페미니즘 담론을 편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길 바라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성 스스로 변화해야 함을 강조했다. 민지 씨는 “여성들이 변화하면 사회도 변화하기 마련이에요”라며 “더 많은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발전하고 능동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 지난달 12일(일) 크리에이터 강민지 씨와 서솔 씨가 본지 기자단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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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요요
연대합니다. 지지합니다.
(2020-06-24 17:10:32)
익명
'그럼에도 계속하기'라는 말이 인상 깊습니다. 기사 잘 읽고 갑니다.
(2020-05-22 15:08:26)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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