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더 앞쪽에, 더 위쪽에 위치한 내용일수록 중요하다. 지면 안내는 숙대신보 1면 최상단에 자리한 만큼 기사의 핵심이 간결하고 흥미롭게 작성돼야 한다. 필자가 본지 기자였을 적엔 기사 본문을 작성하는 일보다 기사에 어울리는 제목과 지면 안내를 붙이는 일이 더 힘들었다. 후배 기자들 역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리라 짐작한다. 독자는 기자가 아무리 열심히 쓴 기사라도 읽고 싶지 않으면 신문을 넘기지 않는다. 지면 안내를 포기하면 안 되는 이유는 조사 하나, 문장부호 하나 고쳐가며 완성한 기사가 한 줄이라도 더 읽혀야 하기 때문이
우리는 저마다의 시작점에서 태어나 서로 다른 일을 겪으며 자라왔다. 하지만 어떤 지점에선 우리의 기억이 만나기도 한다. 바로 감정을 느낄 때다. 시간에 휘발되고 현실에 짓눌리기 전 ‘생생한 감정’은 서로 다른 우리의 기억을 관통하는 강렬한 공통분모가 된다. 관통된 기억들은 공명하며 뒤섞인다.「경애의 마음」은 유난히 그런 소설이다. 공감과 몰입을 넘어 기억이 떠오르듯 읽히는 책이다. 필자가 겪어보지 못한 직장생활이나 지독하게 아픈 사랑마저도 직장의 언어, 연애의 언어가 아닌 ‘사람의 언어’로 쓰여 있어 꼭 필자의 일 같았다. 사람의
인천시 미추홀구에 위치한 ‘수성당 약국’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분홍빛 가운을 입은 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약사이자 시민사회 활동가로서 40년 가까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김말숙(약학 85졸) 동문이다. 김 동문은 오늘도 약국을 찾은 손님을 환한 미소로 맞이한다. 본지 기자단은 온기가 넘치는 그 공간에서 김 동문이 그려온 삶의 궤적을 좇았다. 언더서클 출신 대학생, 약사가 되다지난 1981년 본교 약학과에 입학한 김말숙(약학 85졸) 동문은 학업뿐만 아니라 여러 동아리 활동을 즐기는 학생이었다. 그는 독서 모임, 학보 제작, 미술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인공피부와 장기를 사용할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았다. 지난 2016년 ‘3D바이오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만든 인공혈관이 세계 최초로 영장류인 원숭이에게 이식되는데 성공했다. 영화 속 배양액에서 키워낸 맞춤형 인공장기로 복제인간을 만든 장면과, 영화 의 인공장기가 거래되는 시장이 더 이상 영화 속 허구는 아니다. 영화와 같은 생체공학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선 해당 기술들의 제작 가능성과 합리적인 가격 설정이 필수적이다. 이 두 가지를 실현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3D바이오프린팅을 선택했다. 3D
세상엔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필자는 둘 중 후자에 해당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주장을 듣는 것은 재밌는 일이다. 필자가 몰랐던 정보를 알게 되는 것도 흥미롭다.숙대신보에서 취재를 하고 기사를 작성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인터뷰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개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고 또 하나는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취재를 하다 보면 아무리 검색해도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필자가 속한 학내보도부에선 주로 본교에 관한 사항을 다
약 2년여 만에 본교 총동아리연합회(이하 총동연)가 출범했다. 본교 제28대 총동연 ‘청풍명월’은 명수민(문화관광 20) 회장과 마송요(생명시스템 20) 부회장 그리고 ▶사무운영국 ▶대외협력국 ▶문화기획국 ▶안전복지국 ▶홍보소통국의 5개 집행국으로 구성된다. 명 회장은 “총동연이라는 안정적인 학생 자치기구가 있어야 동아리와 본교 간 원활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다”며 “동아리를 운영하며 느낀 문제를 개선하고 대학문화 활성화를 도모하고 싶다”고 말했다. 본교 김가은(영어영문 20) 학우는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동아리 운영이 쉽지
지난달 16일(수) 본교 제2창학캠퍼스 백주년기념관 신한은행홀에서 본교 디지털휴머니티센터 개소식이 진행됐다. 본교 장윤금 총장은 ‘2022년 총장 신년사’를 통해 융합연구 지원 및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 본 센터를 설립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디지털휴머니티센터는 인문학과 디지털 기술 간의 융합연구 체제를 갖춘 기관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개소식에선 본교 교수진 세 명의 융합연구 사례가 발표됐다. 본교 김용환 생명시스템학부 교수는 화학, 인문학, 사회심리학을 응용한 스트레스의 융합연구 결과를 설명했다. 이어 본교 이영애 놀이치료학과
‘그래, 우리는 빵을 위해 싸우지, 또 장미를 위해 싸우기도 하지(Yes, it is bread we fight for, but we fight for roses, too)’ 1900년대 미국에서 일어난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 구호에서 영감을 받은 이 문장은 미국의 시인 제임스 오펜하임의 시 ‘빵과 장미’의 일부다. 빵은 최소한의 배고픔을 해결할 생존권을, 장미는 참정권을 의미한다. 오는 8일(화) 114번째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해 인간다운 삶을 위한 투쟁의 역사를 따라가보자. 광장으로 나온 여성들세계 여성의 날의 시초는 19세기
벌써 본교에 입학한 지 3년이 됐다. 필자는 ‘코로나학번’으로 불리는 20학번이다. 이번 학기엔 많은 학우들에게 대면 강의실이 열렸다. 대면 강의가 재개된 올해의 ‘3월 2일(수)’은 틀림없이 다르게 기억될 것이다.전공과목을 대면 강의로 수강하는 건 처음이다. 교수님으로부터 강의실에서 만나잔 문자를 받았을 때 필자는 정말 등교하는 것이 맞는지 재차 문자를 확인했다. 2년간의 비대면 대학 생활이 빚은 ‘대면에 대한 낯가림’이다.대학 입학 후 오랜만에 수많은 발걸음이 같은 곳으로 향하는 광경을 봤다. 평소 좌석이 반쯤 비어 있던 400
지난 1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하철 임산부 자리를 법으로 확보해주세요’란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해당 청원엔 ‘자리를 호의로 양보해주면 좋겠다’며 ‘임산부가 아닌 이가 배려석에 앉아있는 경우가 많다’란 내용이 담겼다. 이처럼 임산부 배려석이 도입된 지 약 10년이 흘렀지만 그와 관련한 논의와 갈등은 아직 진행 중이다. 임산부 배려석의 확대는 이뤄졌지만, 우리 사회의 배려심도 확대됐을까. 임산부 배려석 현황과 이를 둘러싼 사회 논의를 살펴보자. '비워두는' 좌석임산부 배려석은 임신으로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을 겪는 여성을 위
[알림] 코로나19 관련 미소찬 개장이 연기되었습니다.오는 7일(월)부터 본교 제1캠퍼스 명신관 지하 1층에 위치한 학생식당 ‘미소찬’의 운영이 일부 재개된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문을 닫은 후 약 2년 만의 일이다. 본교 관재팀 박대봉 직원은 “대면 수업 시행으로 학교를 찾는 학생들이 많아졌다”며 “학생들을 위한 휴게 공간이 부족해 미소찬 운영 재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미소찬의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이번 1학기엔 식사류 코너, 간식류 코너 각각 한 곳으로 구성된다. 업체 입찰을 통해 선정된 '
청파동에서의 마지막 겨울을 보내던 어느 날 촬영한 사진이다. 흐린 하늘과 쌓인 눈이 만나 회색빛이던 날. 이제 곧 만날 봄을 위해 춥고 갑갑한 마음을 추스르자. 모두의 봄을 응원하며, 모두의 새로운 도약을 응원하며, 겨울을 보내며, 청파동을 보내며, 청파동에서의 7년을 추억하고 싶다.영어영문 15 윤성륜
본지는 청년단체 3곳과 본교 학우 4명을 만나 ‘제20대 대통령 선거(이하 이번 대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김식 한국청년연대 대표: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단 말은 이번 대선을 마지막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로 사라질 것입니다. 우리 청년들은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충분한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청년들의 정치적 역할에 우리 사회가 더욱 관심을 갖길 기대합니다.김문선(한국어문 20) 학우: 저와 같은 많은 청년이 정치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논의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살아갈 미래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이하 이번 대선)’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내 선거인명부 기준 1326만명의 *청년 유권자가 이번 선거에서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이번 대선에서 청년들의 표는 어떤 의미를 가질까. ‘비관습적 정치참여’정치에 대한 청년들의 관심도는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20대의 투표율은 지난 2007년 제17대 대선 47%, 2012년 제18대 대선 66.7%, 2017년 제19대 대선 76%를 거치며 계속해서 증가했다. 제17대 대선과 제19대 대선 투표율을 비교했을 때 29%p 증가한 수치다
지난달 21일(월) ‘청년희망적금’이 출시됐다. ‘최대 36만원의 저축장려금’ ‘이자소득 비과세’ 등의 문구로 개설 전부터 대중의 이목이 집중된 해당 상품은 가입조차 쉽지 않았다. 여러 은행사이트는 마비되기 일쑤였고, 초조함에 은행 창구를 찾은 청년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동일한 상황이란 설명을 듣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예상보다 상품 수요량이 많아지자 출시 이튿날 정부는 청년희망적금 확대 운영을 의결했다. 5부제 기간 동안 가입하지 못한 청년들은 해당 조치로 한시름 놓았다. ‘희망’이란 이름을 가졌음에도 예산이란 벽에 막
여타 대학 학보처럼 가볍지 않았다. 적어도 첫인상은 그랬다. 1면 톱 기사 ‘총장 공약 이행 점검’의 제목을 보고 ‘숙대신보’의 정체성이 어떠할 것이라 짐작했다. 제목과 도표는 시선을 끌기 충분했지만 총장 인터뷰 진행 계획을 전하는데 그쳤다. 활용 가능한 데이터를 사용해 총장의 공약 진행 상황을 측정하고 학내 구성원의 평가를 담아야 했다. 총장은 평가 대상이어야 한다. 총장 스스로 자신의 공약을 평가하게 내버려 둬선 안 된다. 사회면 ‘대학언론인 만난 대선 후보 이재명’ 기사도 피상적인 내용으로 가득하다. 독자가 대학생이라면 기성
“다음에 일어날 일은 나한테 달렸어. 다음에 일어날 일은 당신한테 달려 있지 않아. 무슨 일이 일어나든 진짜 결말 같은 건 없으니까.” 연극 의 주인공 ‘데클란’의 대사다. 데클란은 스코틀랜드의 한 도시 에든버러의 저소득층 주택가에서 가정 폭력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 그는 미술에 재능을 가졌지만그를 둘러싼 모든 상황이 재능을 펼칠 수 없도록 막는다. 솔즈베리 언덕은 그가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세상에 분노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공간이다. 비로소 숨통이 트이는 그곳에서 그는 극단적인 시도를 하려는 ‘리비’를 만
지난달 4일(금)에 개막한 ‘2022 베이징 올림픽’은 지난달 20일(일) 폐막식을 끝으로 열전의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를 따내며 종합 14위로 올림픽을 마무리했다.운동경기에서 ‘헝그리정신’이 필요하단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의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와 같이 끊임없는 도전 욕구가 성장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 후 일부 사람들은 “우리나라 헝그리정신 많이 죽었네” “옛날엔 전 종목에서 금메달 따더니 한국 쇼트트랙도 이제 예전 같지 않다”는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