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일침]
신문은 더 앞쪽에, 더 위쪽에 위치한 내용일수록 중요하다. 지면 안내는 숙대신보 1면 최상단에 자리한 만큼 기사의 핵심이 간결하고 흥미롭게 작성돼야 한다. 필자가 본지 기자였을 적엔 기사 본문을 작성하는 일보다 기사에 어울리는 제목과 지면 안내를 붙이는 일이 더 힘들었다. 후배 기자들 역시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으리라 짐작한다. 독자는 기자가 아무리 열심히 쓴 기사라도 읽고 싶지 않으면 신문을 넘기지 않는다. 지면 안내를 포기하면 안 되는 이유는 조사 하나, 문장부호 하나 고쳐가며 완성한 기사가 한 줄이라도 더 읽혀야 하기 때문이다. 과학면의 지면 안내인 ‘더 멀리, 더 가까이’는 주제가 담기지 않아 망원경과 현미경에 관심 있는 학우들을 독자로 만들 기회를 놓쳤다. 사람면의 '다양성 영화를 꿈꾸는 조일지 대표'는 조 대표가 여성 영화 OTT 플랫폼의 대표란 점이 드러나지 않는다.
학내보도면의 ‘2022학년도 변경된 수업 방식, 단계적 일상회복에 발맞추다’ 기사는 교육부의 '고등교육분야 단계적 일상회복 추진 계획'이 지속해서 언급되는데 정작 본문에선 이에 대한 설명이 없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내용이라면 여러 번 언급될 이유도 없다. 학내보도 면의 ‘숙명의 봄과 함께 돌아온 미소찬’ 기사와 ‘포커스온’ 기사의 사진 구도가 비슷해 포커스온 코너의 차별성에 의문이 들었다. 또한 이번 학기에 당장 더 많은 학우에게 영향력 있는 정보는 1면의 ‘본교 디지털휴머니티센터 개소’ 기사보단 '내 손안의 작은 캠퍼스, 헤이영 스마트 캠퍼스' 기사가 아닐까. 중요도에 따른 계획적인 기사 배치와 분량 조절이 필요하다.
사회면의 ‘청년 세대는 왜 제20대에서 주목받는가’ 기사에선 그래프 활용이 아쉽다. 본문의 시작과 동시에 투표율의 나열이 이어져 가독성이 떨어진다.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내용은 과감히 요약하되 부족한 정보는 그래프로 채우는 것이 좋다. 시의적절한 주제에 후보 공약의 비판점과 투표의 중요성도 잘 담은 기사였다. 하지만 청년들의 젠더 갈등 문제가 정치권까지 영향을 미친 것도 중요한 화두인데 학우의 인터뷰에서만 짧게 언급돼 아쉽다.
과학면의 ‘세상을 바라보는 눈, 망원경과 현미경’ 기사는 쉽고 친절한 문장으로 쓰였지만, 시의성이 부족하다. ‘인간의 호기심이 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졌다’는 전문의 내용은 다른 기술도 마찬가지이므로 광학 분야만의 매력, 특성을 부각할 수 있는 전문을 작성했다면 좋았겠다.
기자들의 노고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피드백을 한 자라도 더 적고 싶지만, 나머지는 다른 독자의 몫으로 돌린다. 이번 학기엔 더 많은 학우가 숙대신보를 필요로 하고, 기자들이 발로 뛰어가며 좋은 기사들을 내주길 바란다. 언제나 같은 마음으로 숙대신보를 아끼고 응원한다.
독자위원 이유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