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지난달 4일(금)에 개막한 ‘2022 베이징 올림픽’은 지난달 20일(일) 폐막식을 끝으로 열전의 막을 내렸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2개, 은메달 5개, 동메달 2개를 따내며 종합 14위로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운동경기에서 ‘헝그리정신’이 필요하단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 감독의 “나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와 같이 끊임없는 도전 욕구가 성장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이번 올림픽 후 일부 사람들은 “우리나라 헝그리정신 많이 죽었네” “옛날엔 전 종목에서 금메달 따더니 한국 쇼트트랙도 이제 예전 같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 눈부신 신화를 만들어낸 운동선수 중엔 굶주림을 견디며 운동한 선수도 있다. 과거 국민소득이 100달러 이하였던 우리나라를 오늘날 국내총생산 세계 10위권의 국가로 만든 것도 헝그리정신임을 부정할 수 없다. 추성훈 이종격투기 선수는 한 인터뷰를 통해 “옛날엔 여유가 없어서 맛있는 것도 못 먹고 오로지 훈련만 했다”며 “강해지고 유명해져서 큰돈을 벌어 효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지독한 가난, 배고픔과 같은 헝그리정신을 잃어버렸을 지도 모른다. 헝그리정신을 잊어도 사는 데 지장이 없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헝그리정신이 없다고 해서 우리 선수단이 예전만큼 간절하지 않은 것일까. 올림픽에서 헝그리정신이 통하지 않는단 사실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입증됐다. 해당 올림픽 종합순위 10위권 안에 든 7개 국가의 국내총생산은 세계 10위권 이내에 속했다. 금메달을 가장 많이 획득한 미국의 국내총생산은 세계 1위였다. 더불어 하버드 대학교(Harvard University)는 1인당 국민소득이 260달러가 향상돼야 메달 1개를, 4750달러가 향상돼야 금메달 1개를 추가 획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운동선수를 비롯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헝그리정신이 아닌 프로정신이다. 앞서 언급한 일부 국민은 “배에 기름이 껴 투혼도 없고 헝그리정신도 없다”고 선수들을 질타한다. 그러나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우리는 ‘잘 살기 위해’ ‘배에 기름기 있게 살려고’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한다. 우리는 배고프기 위해 열심히 운동하고 일한 것이 아니다. 언제까지 헝그리정신을 강요할 것인가. 우리 선수들은 헝그리정신이 아닌 프로정신으로 모든 대회에 임했다. 편파 판정 논란과 도핑 파문에도 누구 하나 포기하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했다.

올림픽이 끝난 후 선수단은 세계 정상을 위해 더 과학적인 훈련을 계획했고 정부는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현재 우리나라 선수단에겐 선진적이고 체계적인 훈련방식의 도입이 필요하다. 선수단 모두는 이번 대회에서 정말 프로다웠다. 4년간 가꾼 자신들의 청춘을 위해, 국민을 위해, 나라를 위해, 모두가 프로답게 경기에 임했다. 따라서 헝그리정신의 필요성을 선수단에게 강요하기보다 그들의 노력에 박수칠 줄 아는 국민이 돼야 할 것이다.


미디어 21 양정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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