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에서 2023년은 내게도, 그리고 세상에도 전환의 시기였다. 그러나 빠른 변화 앞에서 때론 머뭇거리기도 했다. 퇴사 후 멀리 떠나고 싶었지만 왠지 우리나라 밖으로 나가는 게 두려웠다. 그러다 복학 신청을 앞두고 문득 더 나아가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필자와 같이 필자는 친구에게 대만 여행을 제안했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친구와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처음 함께 떠나는 해외여행에 준비할 게 많았다. 시간이 촉박해 긴급여권을 발급하기도 했다. 변압기를 빌리거나 유심을 사는 것 어느 하나 쉽지 않았다.2월 초의 대만은
당신은 고래와 하나 돼 자유롭게 바다를 유영하는 삶을 꿈꾼 적 있는가? 필자는 굉장한 ‘바다 덕후’로 이러한 삶을 꿈꾸곤 한다. 영화 은 필자의 취향을 정확히 조준했다가 살짝 빗나간 영화다. 이를 본교 학우들에게 보여줄 기회를 준 숙대신보에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글을 시작한다.은 의 후속작이다. ‘제이크 설리’ 가족은 지구에서 온 사람들로부터 ‘오마티카야 부족’을 지키기 위해 그들이 살던 정글을 떠나 ‘멧카이나 부족’에게 가게 된다. 가족 구성원은 그 부족이 사는 ‘아와아틀루 마을’에
주말에 본교 제2창학캠퍼스 르네상스플라자에 방문한 적이 있다. 평일엔 밝은 조명과 학우들의 이야기 소리로 가득한 곳이다. 그러나 주말이라 모든 실내등이 꺼져있었다. 지나가는 사람은 필자뿐이었다. 벽인 줄 알았던 곳에 알록달록한 볕이 든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거대한 미술 작품이 놓인 전시장 같았다. 바닥에 비친 모습은 금방이라도 일렁일 것만 같은 잔잔한 호수 같기도 했다. 가던 길을 멈춰 서선 한 번도 유심히 본 적 없는 그 창을 찬찬히 둘러봤다.응용물리 20 안소연
정부가 지난 6일(월)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현재 52시간으로 설정된 근로시간 한도가 최대 69시간까지 늘어난다. 노동자 건강보호조치의 일환인 ‘연속 휴식 11시간, 4주 평균 근로시간 64시간’만 지켜진다면 노동 시간에 제한이 없다. ‘휴일에 일할 경우 가산 수당을 제공해야 한다’란 근로기준법 규정에 따라 임금을 지급할 시 주 7일 최대 80.5시간 근무도 가능해진다.개편안에서 제시된 건강보호조치엔 함정이 있다. 1주 평균 근로시간이 64시간 이내면 11시간 연속 휴식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 즉
지방 의료기관 인력난이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6일(월) 3차 채용 접수가 마감된 속초의료원 응급전문의엔 단 1명이 지원했다. 해당 의료원은 이미 심각한 인력 공백으로 인해 지난달 1일(수)부터 주4일제로 운영되고 있다. 비단 속초의료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건복지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방의료원 35곳 중 24곳의 의사 정원이 부족하다. 평균 결원율은 약 18%이며 성남시의료원의 결원율은 34.3%에 달한다.지방 의료 공백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의 몫이다. 뇌혈관 질환 수술의 경우 서울과 지방 사이 건수 차이가 크다. 해당 질환
집으로 돌아가던 어느 저녁 지하철에서 배터리가 닳아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한 적이 있다. 이어폰을 빼고 고갤 들자 처음으로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열차가 내는 소음을 제외하곤 앞자리 노인이 신문 넘기는 소리만이 공간을 차지했다. 그를 보니 한창 숙대신보 기사와 칼럼을 검색해보던 시기가 떠올랐다. 작년 여름 학생칼럼에 흥미가 생겨 여론면에 글을 투고한 적이 있다. 자연스레 다른 학우의 글이나 숙대신보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그날 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노트북을 들여다본 기억이 있다.신문을 주기적으로 읽는
본지 기자로 맞이하는 세 번째 학기가 시작됐다. 이젠 잘 몰라 서툴단 핑계도 통하지 않을 만큼 많은 일들에 익숙해졌단 뜻이다. 처음 대학생으로 지낸 작년 한 해는 온통 본지 활동으로 가득 찼다. 분명 예상보다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모순되게도 입학 후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본지 입사를 말한다. 기자라는 직업을 넘어 삶을 마주하는 태도를 되짚어볼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기사를 쓰다 보면 대학생의 입장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분들을 만나 뵙기도 한다. 이번 학기 발간을 준비하면서도 정말 존경하는 분을 직접 뵙고 인터뷰할 수 있는
지난 2019년 친구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Vladivostok)로 생애 첫 배낭여행을 떠났다. 횡단 열차에서 일몰을 보고 있을 때였다. 중간역에서 자리 주인으로 보이는 남자가 탑승했다. 차려입었지만 어쩐지 추레한 차림이었다. 자세히 보니 김일성 배지를 차고 있었다. 우리가 한국말로 자리 주인이냐 여쭤보니 “어떻게 조선어를 할 줄 아냐, 남쪽 사람이냐”고 되물었다. 아저씨는 함께 자리에 앉을 것을 권하며 “이틀을 더 가야 하는데 말동무가 있었으면 좋겠어”라고 말했다.60년 분단의 세월은 대화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아저씨는 우리에게
이제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더 이상 마스크를 쓰지 않아 뒷걸음질 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 누군가를 죄인처럼 쳐다볼 필요도 없다. 처음 만난 자리에서 어색하게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는 일도 없어진다. 대신 그 하얀색 네모가 만들어왔던 공백 사이 사이를 새롭게 채워나갈 웃음 자국을 상상해 본다. 할머니의 활짝 웃는 모습 하나, 잔뜩 몰입한 어린아이의 앙다문 입술 하나에 하루 동안 쌓인 긴장과 불안이 녹아내리길 바란다. 표정 하나하나를 보고 새어 나온 작은 실소가 더 큰 웃음 자국이 돼 공간을 가득 채워나갈 날
지난 2018년 12월부터 연재 중인 웹툰 「집이 없어」는 필자가 꾸준히 보고 있는 작품이다. 평소 웹툰을 좋아하는 필자에게 이 작품은 결코 가볍게 읽히지 않는다. 매 회차마다 필자에게 한 가지 이상의 깨달음을 선물해주는 소중한 존재다. 그렇기에 지인들에게 이 작품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다. 「집이 없어」는 집이 없는 청소년들의 아직 끝나지 않은 성장기를 다룬다. 작품은 청소년 6명 개개인의 가정사를 연관 지어 그들의 이야기를 심층적으로 다룬다. 그 속에서 청소년과 어른의 관계를 드러낸다. 결국 청소년 문제가 집이 없는 청소년을
세간의 화제가 된 김은숙 작가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가 오는 10일(금) 공개된다. ‘멋지다 연진아’와 같은 극 중 대사가 온라인 *밈(Meme)으로 활용되는 모습은 흥행을 증명한다. 작품을 향한 관심은 학교 폭력의 심각성과 이를 방관한 사회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로 이어졌다. 교육부 차원에서 ‘학교폭력 근절 대책을 마련하겠다’란 얘기도 나왔으니 긍정적인 효과는 분명하다. 그러나 몇몇 시청자들은 드라마 초반에 등장하는 잔인한 장면으로 인해 시청을 관두길 고려했다.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에 경각심이
지난 1월 아름다운 선율을 따라 시작된 모험이 담긴 공연이 등장했다. 국내 최초 포켓몬 게임 사운드트랙(Sound Track) 공연인 ‘Pokémon the Orchestra : 신화의 땅에서(2023)’가 바로 그것이다. 두 부분으로 나뉜 공연에선 예전 출시된 게임과 최근 출시된 게임의 OST를 각각 담고 있다. 1부에선 ‘포켓몬스터 DP 디아루가•펄기아(2006)’의 게임 곡이 연주됐다. 필자가 게임 기기 '닌텐도'를 통해 처음으로 접했던 콘텐츠다. 2부에선 '닌텐도 스위치’에서 경험할 수 있는 최근작 ‘Pokémon LEGEN
정말 말하고 싶지만 목구멍 끝에 걸려 나오지 않는 말이 있다. '그 말은 꺼내면 안 된다'는 무언의 압박 속에 숨어 있어야 할 때도 있다. 그럴 때 우린 이루 말할 수 없는 답답함을 느낀다.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세상을 향해 외치고 싶은 문장이 많지만 말더듬증이 있어 단 한 마디도 꺼내지 못한다. 그래서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일기는 이야기가 되고, 소년은 어느새 자신을 위한 글을 쓰는 사람이 된다. 이 소설은 표면적으론 열네 살 소년이 언어 교정원에 다니면서 장애를 극복하는 이야기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
강원도 양양군 설악산국립공원에 ‘오색케이블카’가 설치된다. 지난 2월 27일(월)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이하 환경청)은 케이블카 설치 사업 환경영향평가에서 조건부 동의 의견을 제시했다. 강원도가 지난 1982년 케이블카 신규 설치 허가를 신청한 이후 41년 만이다. 오색케이블카는 강원도의 숙원사업 중 하나였다. 하나의 관광 자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오색케이블카는 연간 최대 174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바라는 강원도민들은 케이블카를 대부분 환영하고 있다. 이번 케이블카 설
필자에겐 추억이 담긴 음식이 있다. 바로 애호박 된장찌개다. 어머니께선 필자가 좋아하는 채소를 듬뿍 넣은 된장찌개를 자주 만들어 주셨다. 특별한 재료가 들어가 황홀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메뉴는 아니다. 그러나 필자가 어린 시절 가장 좋아했던 음식이기에 추억이 깃들어 의미 있다. 고등학생 이후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고 집에서 식사하는 횟수가 줄어 된장찌개를 자주 먹지 못했다. 대학생이 된 지금은 본가를 떠나있어 어머니 표 음식을 먹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이에 필자가 어머니를 따라 시도해본 ‘애호박 된장찌개’ 요리법을 소개한다.요리
지난 여름 영국에서 개최된 ‘포켓몬 월드 챔피언십 2022’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올해로 26주년을 맞은 게임 ‘포켓몬스터(Pokémonster)’는 아직도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얼마 전 대한민국을 다시 한번 강타한 포켓몬빵 신드롬(Syndrome)으로도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대한민국이 배출한 최고의 포켓몬 스타는 누굴까. ‘포켓몬 월드 챔피언십 2014’ 마스터(Master) 부문의 우승자인 박세준 선수가 그 주인공이다. 포켓몬스터를 좋아하는 팬들 사이에서 그는 ‘국뽕’이란 말에 잘 어울리는 인물이다. 박세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