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지난 2018년 12월부터 연재 중인 웹툰 「집이 없어」는 필자가 꾸준히 보고 있는 작품이다. 평소 웹툰을 좋아하는 필자에게 이 작품은 결코 가볍게 읽히지 않는다. 매 회차마다 필자에게 한 가지 이상의 깨달음을 선물해주는 소중한 존재다. 그렇기에 지인들에게 이 작품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다. 「집이 없어」는 집이 없는 청소년들의 아직 끝나지 않은 성장기를 다룬다. 작품은 청소년 6명 개개인의 가정사를 연관 지어 그들의 이야기를 심층적으로 다룬다. 그 속에서 청소년과 어른의 관계를 드러낸다. 결국 청소년 문제가 집이 없는 청소년을 탓할 수만은 없단 것을 보여준다. 결코 일반적인 청춘물이라고 할 수 없다.

작품 속 청소년의 결핍은 모두 가정환경에서 비롯된다. 귀신을 보는 여자의 아들로 소문나 동네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그런 엄마에게서 벗어나려다 엄마의 죽음을 목격한 ‘고해준’. 무대 위에서 멋지게 연기를 하고 싶지만 현실은 관심도 주지 않고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와 방관하는 어머니를 둔 ’백은영‘. 가부장적인 아버지와 힘이 곧 권력이라고 생각하는 오빠와 함께 사는 ’김마리‘ 등. 각자의 사연과 문제를 가진 청소년들은 다 쓰러져가는 숲속 기숙사와 학교 공간에서 만나게 된다. 비록 시작의 단추는 잘못 끼워졌지만 결국 처지를 공감하고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서로뿐이다.

은영은 술에 취한 아버지로부터 언어적, 신체적 폭력을 지속적으로 당해왔다. 어릴 적 직접 신고를 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해결이 아닌 부모의 정떨어진 눈빛뿐이었다. 결국 은영은 가족에게 문제아로 찍힌다. 그는 이런 가정환경 속에서 자라며 자기혐오를 하고 상대방의 눈빛을 읽으면서 눈치를 살피는 버릇을 갖게 된다. 술에 취한 어른을 보면 신뢰하지 못하고 상황을 힘으로 통제하려는 사람에게 분노를 느낀다. 그의 트라우마는 기숙사 내 해준과의 갈등에서 나타난다.

해준의 입장에서 봤을 땐 은영의 행동은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독자는 하나의 사건을 담은 주인공들의 에피소드를 읽으며 주인공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다. 은영의 에피소드를 접하며 모든 것의 원인은 가정에 있었음을 깨닫는다. 일상 속 생각 없이 행한 행동이 누군가에게 큰 위협과 트리거(Trigger)가 될 수 있단 점 역시 알게 된다. 은영이 어떤 이유로 그런 행동을 하게 됐는지, 무엇이 문제의 원인인지도 느끼게 된다.

해준과 은영 그리고 친구들에게 집이 없단 것은 자신을 보호해줄, 돌아갈 곳이 없음을 의미한다. 독자는 작품을 통해 집이 없는 청소년들이 노출돼 있는 환경을 바라볼 수 있다. 작품의 의도는 독자들의 공감과 깨달음을 유도하는 것이다.

필자는 웹툰 장르의 주를 이루는 로맨스, 판타지, 무협 등의 작품을 보는 것도 좋아한다. 하지만 여섯 명의 주인공과 와난 작가의 목소리로 사회 문제를 읽을 수 있어 특히 이 작품을 애정한다. 필자는 「집이 없어」를 통해 여섯 명 주인공의 성장과 행복을 응원하게 됐다. 해당 작품은 독자들이 사회적인 문제를 인식하고 성장하는데 도움을 준다. 더 많은 사람들이 「집이 없어」 속 주인공들의 아픔과 시련에 공감하며 사회문제를 바라봤으면 좋겠다. 위로를 받고 싶다면, 누군가에게 힘이 돼주고 싶다면 「집이 없어」의 여섯 청소년들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영어영문 20 김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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