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본지 기자로 맞이하는 세 번째 학기가 시작됐다. 이젠 잘 몰라 서툴단 핑계도 통하지 않을 만큼 많은 일들에 익숙해졌단 뜻이다. 처음 대학생으로 지낸 작년 한 해는 온통 본지 활동으로 가득 찼다. 분명 예상보다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모순되게도 입학 후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본지 입사를 말한다. 기자라는 직업을 넘어 삶을 마주하는 태도를 되짚어볼 기회가 됐기 때문이다.

기사를 쓰다 보면 대학생의 입장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분들을 만나 뵙기도 한다. 이번 학기 발간을 준비하면서도 정말 존경하는 분을 직접 뵙고 인터뷰할 수 있는 행운이 찾아왔다. 인터뷰를 요청드리고 일정을 확정 짓는 동안에도 현실감이 없었다. 더 나은 질문지를 만들기 위해 밤낮 없이 각종 인터뷰를 찾아보고 문장을 다듬던 기억만 생생하다. 다소 먼 길을 떠나는 일정이었음에도 오가는 길이 설렘으로 가득 찼다. 긴장한 줄도 모른 채 인터뷰가 시작되기도 전 손을 떨어 커피를 흘려버린 기억은 꿈인 듯 어렴풋하다. 돌아오는 길엔 실수한 일만 떠올랐지만 또 하나의 새로운 경험을 만들었단 생각에 웃을 수 있었다. 

넓은 시야로 주위를 둘러보며 모든 사람의 가치관과 목표가 다름을 새삼 체감한다.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하는 이들을 보면서 필자의 길은 본지에 있음을 깨달았다. 누구나 삶의 방향성을 갖고 있을 것이며 그 또한 모두 다르겠지만 현재 필자가 향하는 곳은 ‘숙대신보’다. 아직 해답을 찾은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발전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공부하고 고민해야겠단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하다. 미래에 어떤 일을 마주하게 될진 몰라도 지금 걷는 이 길이 최고의 선택이라 믿는다. 

그동안은 본지에서 활동하며 얻은 경험을 소중히 하지 못했다. 바쁜 활동 일정에 불평을 늘어놓는 날도 많았다. 모두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어 고민만 이어지던 시간이었다. 방학 기간 중 지난 일을 성찰하며 스스로가 부끄럽기도 했다. 이젠 ‘나’에 대한 탐색은 끝났다. 헤맬 때도 지났고 막 적응할 시기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주어진 기회에 감사하고 헛되지 않은 시간을 만들기 위해 달리고 싶다. 올해를 되돌아봤을 때 올해 제일 잘한 일이 ‘숙대신보’ 활동이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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