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이의 부엌]

필자에겐 추억이 담긴 음식이 있다. 바로 애호박 된장찌개다. 어머니께선 필자가 좋아하는 채소를 듬뿍 넣은 된장찌개를 자주 만들어 주셨다. 특별한 재료가 들어가 황홀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메뉴는 아니다. 그러나 필자가 어린 시절 가장 좋아했던 음식이기에 추억이 깃들어 의미 있다. 고등학생 이후 학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고 집에서 식사하는 횟수가 줄어 된장찌개를 자주 먹지 못했다. 대학생이 된 지금은 본가를 떠나있어 어머니 표 음식을 먹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이에 필자가 어머니를 따라 시도해본 ‘애호박 된장찌개’ 요리법을 소개한다.

요리법은 간단하다. 필요한 재료는 물, 된장, 쌈장, 고춧가루, 애호박, 양파, 팽이버섯, 두부다. 차돌박이나 청양고추 같은 재료를 넣어주면 더욱 풍부한 맛을 낼 수 있다. 필자는 3인분 정도의 양을 만드는데 물 650ml, 집 된장 2큰술, 쌈장 1/2큰술, 고춧가루 1/2큰술, 애호박 1/3개, 양파 1/2개, 팽이버섯 1/2봉지, 두부 1/2모를 넣었다. 재료의 양은 기호에 따라 조절하면 된다. 필자는 어머니가 주신 집 된장을 사용했지만 시판 된장을 사용해도 맛있다. 쌈장을 넣으면 고깃집에서 먹는 된장찌개와 유사한 맛을 낼 수 있다. 고춧가루는 된장 특유의 냄새를 잡아 주는 역할을 한다. 양파와 팽이버섯은 끓이면 본래 부피보다 줄어들기 때문에 생각하는 양보다 조금 더 넣는 것이 좋다.

재료가 준비됐으면 물에 된장, 쌈장, 고춧가루를 넣고 끓여준다. 쌈장과 고춧가루를 넣을 땐 된장의 맛이 약해지지 않도록 양 조절에 주의한다. 국물의 간이 맞으면 상대적으로 익는 시간이 더 필요한 애호박을 먼저 넣는다. 차돌박이를 추가하고 싶다면 애호박과 함께 넣어야 한다. 그다음 양파, 팽이버섯, 두부를 넣는다. 청양고추를 추가하고 싶다면 이때 함께 넣는다. 이렇게 3분에서 5분 정도 끓이면 애호박 된장찌개가 완성된다. 이제 따뜻한 밥 한 공기와 식사하는 것만 남았다.

우린 현대 사회에서 자극적인 것에 길들여졌다. 새롭고 맛있는 음식이 등장하는 가운데 된장찌개는 우리의 입맛을 달래 줄 고전적인 음식이다. 다가오는 겨울, 된장찌개의 따뜻한 국물과 구수한 냄새는 우리의 기분을 편안하게 할 것이다. 필자처럼 자신이 좋아하는 재료를 넣은 된장찌개를 만들어 집밥 한 상을 차려보는 것은 어떨까. 자신이 만든 음식이라면 더욱 맛있게 느껴질 것이다.


앙트러프러너십 21 김지영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