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칼럼]

강원도 양양군 설악산국립공원에 ‘오색케이블카’가 설치된다. 지난 2월 27일(월)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이하 환경청)은 케이블카 설치 사업 환경영향평가에서 조건부 동의 의견을 제시했다. 강원도가 지난 1982년 케이블카 신규 설치 허가를 신청한 이후 41년 만이다. 오색케이블카는 강원도의 숙원사업 중 하나였다. 하나의 관광 자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오색케이블카는 연간 최대 174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바라는 강원도민들은 케이블카를 대부분 환영하고 있다. 

이번 케이블카 설치는 국립공원 케이블카 사업 재개의 신호탄이다. 케이블카가 설치될 장소는 전 국토의 1.65%에 불과한 국립공원 공원자연보존지구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백두대산 보호지역 핵심구역, 천연보호구역 등 각종 보호구역으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높은 생태적 가치를 지닌 설악산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한다면 광주 무등산, 경북 소백산 등 다른 국립공원도 충분히 관련 사업을 계획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영주시는 소백산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설악산 생태계는 오색케이블카로 인해 크게 훼손될 것이다. 설악산 끝청 봉우리 부근은 1급 멸종위기종인 산양의 서식지다. 케이블카 시설을 짓기 위해선 정류장뿐만 아니라 지주를 세워 통로를 연결해야 한다. 해당 공간에 시설물이 들어선다면 산양의 서식 및 번식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는 산양의 휴식 공간을 뺏는 존재가 된다. 

환경부가 운영하는 국립공원 공식 홈페이지엔 ‘자연을 자원이 아닌 보존의 대상으로’ 본다는 운영 목적이 명시돼있다. 전국 국립공원 곳곳에 케이블카 설치사업이 난립한다면 생태계 다양성을 보존하려는 목적은 뒷전이 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오색케이블카 설치 사업은 예산 확보, 환경단체의 반발 등 여러 난관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업 추진 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2월 27일(월) 오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업의 신속한 추진과 연내 착공을 약속했다. 착공이 시작된다면 생태계가 망가지는 건 시간문제다. 국립공원의 설립 목적을 1순위로 고려해 해당 사업을 재고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