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일침]

집으로 돌아가던 어느 저녁 지하철에서 배터리가 닳아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한 적이 있다. 이어폰을 빼고 고갤 들자 처음으로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열차가 내는 소음을 제외하곤 앞자리 노인이 신문 넘기는 소리만이 공간을 차지했다. 그를 보니 한창 숙대신보 기사와 칼럼을 검색해보던 시기가 떠올랐다. 작년 여름 학생칼럼에 흥미가 생겨 여론면에 글을 투고한 적이 있다. 자연스레 다른 학우의 글이나 숙대신보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그날 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노트북을 들여다본 기억이 있다.

신문을 주기적으로 읽는 편은 아니지만 굵직한 정치·경제 이슈나 사건·사고 기사는 챙겨 읽는 편이다. 대형 언론사의 기사만 접하다 보니 학내 언론사의 수준을 알기 어려웠다. 그러나 우연한 계기로 숙대신보를 접한 후 알게 됐다. 예상보다 훨씬 다양한 분야의 기사가 있었고 학우들에게도 투고를 받아 다양한 관점을 글을 싣고 있었다. 

숙대신보 제1421호의 1면과 2면엔 학교의 주요 이슈를 담은 기사가 배치됐다. 학우들에게 중요한 일들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이후 과학, 사회, 문화, 여론, 그리고 사람 면이 뒤를 잇는다. 학내보도 이외의 기사는 어떤 주제를 갖고 있는지 궁금했는데 독자층이 학우인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였다. 다른 기사들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올 수 있는 주제로 이뤄져 있었다. 

사회면의 ‘함께할수록 커지는 집회·시위의 힘’ 기사에선 작년에 일어난 집회를 차례로 짚어나갔다. 기사는 특정 입장에 치우치지 않고 여러 시각에 귀 기울이고 있다.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명시한 점 역시 뜻깊었다. 문화면의 ‘환경을 위한 색다른 결심, 제로 웨이스트’는 나날이 관심이 커지고 있는 환경 문제를 다뤘다. 해당 기사는 이상기후와 친환경 캠페인을 소개하고 사안의 해결책까지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를 탁상공론으로 방치하기보단 실질적인 변화를 촉구하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솔솔한 대화’와 ‘사설’에선 더욱 심층적으로 사회 이슈를 논하고 있다. 동시에 독자가 자신만의 생각을 정립할 수 있도록 이끌려는 노력이 보였다.

훌륭한 기사가 반드시 독자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일시적인 반응에 의존하지 않고 학우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끌기 위해선 더 큰 소음을 내야 한다. 이전 호와 다음 호를 연결하는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쉽게 눈길이 가지 않던 어려운 주제를 논해 학내 언론사의 영역을 넓혀야 한다. 숙대신보를 발견한 누군가가 발걸음을 멈추고 지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때까지.

독자위원 김지현 학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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