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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방글라데시에 이상한 은행이 나타났다. ‘그라민’이라는 이름을 내건 이 은행은 다음과 같은 사람들에게만 돈을 빌려준다. 농사지을 땅이 없는 사람, 재산이 없어 저당 잡힐 담보가 없는 사람, 문맹인 사람, 남성보다 여성이 그들의 주요 고객이다. 이 은행은 며칠 동안이나 문을 열었을까? 결과는 대다수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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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경 기자
2009.10.07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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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치명적인 암에 위협받는 여성들이 매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여성암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치료법을 찾는 연구센터 또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 학교에서도 서울삼성병원과 공동연구협정을 체결, 생명과학과교수들의 주도 아래 2005년 ‘여성건강연구소’가 설립돼 여성건강에 관한 활발한 연구를 시행하고 있다.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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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영 기자
2009.10.04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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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열심히 쓴 흔적이 역력하지만, 노상 마주치는 문제점이 여전히 눈에 띄었다. 첫째, 사건이 비슷하며 그럴듯하지 않았다. 죽음, 이혼, 실직, 가족 간의 갈등 등을 다룬 작품이 많았는데, 아주 흔할 뿐 아니라 실은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어서, 감동을 일으키기 어렵고 인과성 있게 전개시키기도 어렵다. 둘째, 내면성이 부족하였다. 인물들의 성격이나 행위 동기가
숙명여고문학상
숙대신보
2010.08.3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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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길그는 자신의 몸을 뒤로 뉘여 본다. 뒤에 아무도 없지? 새삼스레 뒤를 돌아본 뒤 그는 버튼을 누르고 몸을 완전히 뒤로 젖힌다. 달리는 고속버스 안. 창문 유리로 빗방울의 몸이 파열되어 흐른다. 창밖의 건물들이 내 몸으로부터 수직으로 서 있다. 이 정도 경사가 아니었나? 그는 어느 비탈길을 생각하며 자신의 몸의 경사를 조절해 본다.그는 어느 시골 마을을
숙명여고문학상
숙대신보
2010.08.3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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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내린 비어젯밤에 비가 내렸다. 아파트 복도에 서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온통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오늘도 비가 오려나. 코로 숨을 들이마셨다. 바람에서 비 냄새를 맡았다. 아파트 현관으로 내려갔다. 우편함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경비실에 딸린 화장실에선 쪼르르 물소리가 났다. 길에 고인 물웅덩이에 목련 꽃잎 두어 장이 동동 떠있었다. 가장자리부터 까맣게
숙명여고문학상
숙대신보
2010.08.3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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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내린 비마디 굵게 내리던 고드름이 비를 맞고는 뚝뚝 울고 있다. 어제는 하루 종일 투덕투덕 비가 내렸다. 할아버지는 댓돌에 걸터앉아 미처 들여놓지 못했던 고무슬리퍼를 내려다본다. 코가 막힌 앞쪽으로 빗물이 흘러 들어가 새치름하게 고여 있다. 할아버지는 슬리퍼를 집어 물이 빠지도록 벽에 기대어 세워놓는다. 덕에 날은 맑어서 좋네, 잘 왔다 갔어 그래.
숙명여고문학상
숙대신보
2010.08.3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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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과 성찰의 진정성을 보며‘사과’와 ‘낯선 가방’이 글감으로 주어진 수필 부문에는 모두 140여 편의 응모작이 모였다. 짧은 시간에, 주어진 글감으로 글 쓰느라 수고한 응모자들에게 우선 박수를 보낸다. 응모작들의 수준은 대체로 엇비슷했다. 간혹 내면의 아픔과 상처를 곡진하게 보여 주어 마음을 울리는 작품들이 보였
숙명여고문학상
숙대신보
2010.08.3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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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건네는 사과아침 7시 15분. 나는 물기가 남아있는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선릉행 지하철을 탄다. 자리가 없다는 사실에 조금의 한숨을 내쉬고 생각에 잠긴다. ‘그래, 오늘도 힘내자.’ 멀뚱멀뚱 서있는 학생들을 보며 ‘난 다르다’는 생각으로 신문 사설을 읽는다. 두 개를 읽자 지하철은 이대역에 도착하고 나는 수많
숙명여고문학상
숙대신보
2010.08.3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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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가방화창한 일요일 아침 엄마와 나는 울퉁불퉁한 아스팔트 위로 덜덜 소리를 내며 케리어를 끌고 집을 나섰다. 엄마와 나는 여행 다니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여행은 항상 새로운 도전이고 신선한 충격이다. 세계 속에 있는 새롭고 아름다운 곳들을 다녀온 이후 최소한 일주일 동안은 일상으로 돌아오기 어렵다는 휴우증이 있긴 해도 그건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이라
숙명여고문학상
숙대신보
2010.08.3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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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the World.” 야간자율학습, 통칭 야자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어느 정류장에서 버스에 올라탄 중년의 아저씨가 내 눈길을 끌었다. 이상한 경험이었다. 그때 마침 귀에 꽃혀있던 이어폰에서 흘려 나온 노래 가사는 “~아버지를 이해할 때 넌 어른이 돼.”라는 부분이었다. 늘 즐겨듣는 노래였
숙명여고문학상
숙대신보
2010.08.3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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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연금술사를 향한 길 닦기전국 여고의 문학도들이 백일장에 참여하여 지은 120여 편의 시 작품들 중 1차 예심을 거쳐 20편의 작품이 본선에 올라왔다. 주어진 시제로 정해진 시간 안에 완성도 높은 작품을 내놓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일정 수준 이상의 시적 기량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많이 눈에 띄어 심사위원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논
숙명여고문학상
숙대신보
2010.08.3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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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안방에서 들려오는 재봉틀소리온몸으로 달달거리며 울고있다엄마 손 사이로 조각난 밤이 꿰매지고그 위로 아빠의 별똥별이 떨어졌다실을 풀으며자신도 다 풀려가고 있었다는걸 엄마는 알았을까손에 수많은 박음질수십번 터진 손, 저 혼자 밤새 매꾸었다내 옷에 별을 달기위해침침한 눈으로 매일 밤마다 별을 찾던 엄마페달을 밟으며 밤하늘을 돌아다녔다가끔은 아빠가 하늘에 별
숙명여고문학상
숙대신보
2010.08.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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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자라풀 몇 줄기늪의 고요를 물고 떠오르는 우포엄마의 민박집이 간판에 불을 밝힌다개구리밥같은 곰팡이가벽지에 번지던 방에서얇은 잠에 들던 사람들장판이 뜯어진 평상 위로밤이 내려앉는다처마에 널어놓은 시래기수초처럼 늘어지던 화룡민박오래 여닫지못해낡은 쪽배처럼 우는 철문이닫힌 늪의 입구를 닮았다고둥을 잡으러 쪽배 밀며늪으로 들어가던 날이면물냄새 나는 눈길로
숙명여고문학상
숙대신보
2010.08.3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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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나무잔바람에도 바싹 마른 소리로온몸 흔드는 느티나무.할머니 목소리가 들린다.투명한 빛살에 곱게 머리 빗는 나무할머니 뼈를 품고 자라는 나무가연두빛 여린 잎을햇살 아래 펼쳐 말리다할머니가 소녀처럼 부끄러운 햇살가슴에 접어둔 이야기를 펼치며오월 하늘에 번져나간다초록색 수의 입은 할머니긴 그늘을 만드신다할머니 무르팍같은 나무그늘.둥글게 뻗어나온 가지를 붙
숙명여고문학상
숙대신보
2010.08.3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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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투신 그리고 서거(逝去). 그 후 일주일이 지났다. 이 충격적인 소식 한가운데 던져진 대한민국의 시간은 어느 때보다도 복잡하게 흘러왔다. 소식을 접한 국민들의 얼굴은 충격과 안타까움이 담긴 표정 그대로였다. 그가 왜 죽음을 선택했는지를 추측한 세간의 분석과 결론도 끊임없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미 그는 떠났고, 죽은 사람은 물어도 대답이
부장칼럼
민유경 기자
2009.10.07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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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소식에 온 국민이 슬픔에 빠진 5월 마지막 주, 자신의 학교와 다른 우리 학교의 색다른 분위기를 한껏 느끼고 즐기고 있다는 학점 교류생 유재하(한국외대 사학 04)학우를 만나 지난 호(1179호)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Q. 지난 신문은 창학 특집 호였다. 특집기사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A. 5면의 ‘내
여행 숙케치
숙대신보
2009.06.20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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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징의 손실과 치유의 마법 지난 금요일, 우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을 바라보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불과 2년전까지 우리나라 정치권력의 정점인 대통령의 지위를 누리다 고향마을에 정착한 한 개인은 ‘권력은 응시되는 존재’라는 오랜 틀 속에서 그가 그토록 애써서 보이고자 했던 도덕적 이미지의 훼손을 겪으며 고통스러운 삶을 스스로 마
사설
숙대신보
2009.06.2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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