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장민선 아시아여성연구원 원장이 지난 9일(목) 수어 통역사와 학술대회 개회식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9일(목) ‘포용 사회와 여성노동’을 주제로 한 ‘2021 아시아여성연구원 학술대회’가 온라인 화상 회의 앱 ‘줌(Zoom)’을 통해 개최됐다. 포용 사회란 다양한 사람들을 포함하고, 이들을 차별없이 공정하고 평등하게 대하는 융합적 사회를 의미한다. 사회 구성원 간의 상생을 위해선 포용 사회와 여성 취약계층이 함께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본 학술대회는 이러한 포용 사회를 구현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여성노동 담론의 장이 열리다
‘2021 아시아여성연구원 학술대회’(이하 학술대회)는 포용 사회의 필요성을 제고하기 위해 마련된 토론의 장이다. 지난 2019년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자 여성을 포함한 사회적 취약계층이 특정 직종에만 고용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아시아여성연구원은 사회적 취약계층이 겪는 노동시장 내 차별을 정의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본교 장민선 아시아여성연구원 원장은 “이번 학술대회에서 진행된 담론을 통해 차별의 본질을 분석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본 학술대회는 3개의 기획세션 및 학생특별세션 1개로 구성됐다. 첫 번째 기획세션에선 여성 노동자가 겪는 차별을 확인하는 담론이 진행됐다. 두 번째 세션에선 차별을 보여주는 통계 자료를 분석해 여성노동의 취약성이 보고됐다. 세 번째 세션에선 차별에 관한 국제적 담론이 진행됐다. 학생특별세션을 맡은 본교 장애학생 동아리 ‘이루다안’은 여성 장애인 노동시장 실태를 분석하고 해결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장 원장은 “본 학술대회에서 얻은 연구 자료와 논의는 향후 여성 취약계층에 대한 정책 제정과 인권 향상 및 노동시장의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포용 사회로 나아간 그곳에 여성도 함께 하기를
첫 번째 세션에선 포용 사회와 여성노동에 대한 담론이 이뤄졌다.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13개 정부 기관 및 대구광역시가 공동 주관한 ‘2018 사회적경제 박람회’에 따르면 한국 사회는 양적 성장에 과도하게 집중한 결과 임금 격차와 저출산 및 고령화 그리고 고용 양극화를 야기했다. 본 세션에서 파악된 노동 문제의 본질은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

인간, 장애, 차별에 관한 철학적 탐구: 여성주의 관점에 근거하여
_심귀연 경상국립대학교 인문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

심 교수는 모든 차별의 원인으로 이분법적 사고를 지목했다. 근대 인간중심주의는 정상과 비정상, 주체인 남성과 객체인 여성, 장애와 비장애를 상하 관계로 구분한다. 그러나 존재론을 연구하는 심 교수는 인간에 대한 이해는 외적 형태가 아닌 존재의 인지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몸이라는 고유한 형태를 가진 인간은 존재만으로 동등할 수 있다. 심 교수는 ‘포스트휴머니즘은 근대 인간중심주의와 반대되는 사상이기에 이분법적 사고로 일어나는 차별을 해결할 수 있다’며 ‘객체인 여성의 관점에서 인간의 존재를 고찰하는 과정을 거쳐 포스트휴머니즘 사회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여성의 초기 일경험과 경력도전
_신하영 세명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신 교수는 청년여성이 대학사회, 채용 및 노동시장에서 겪는 부당함을 성차별에서 기인한 문제로 봤다. 신 교수에 따르면 청년여성은 성별을 이유로 대학 시절 대외 활동에 참여하는 데 불이익을 받는다. 또한 채용 면접에서 성차별적 질문을 받거나 승진 기회를 박탈당하기도 한다. 신 교수는 “기관은 여성 지원 대비 채용률을 분석해 요주의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 인사담당자 교육을 시행해야 한다”며 “여성 개인은 노동시장에서 겪는 차별의 책임을 본인에게 전가하는 게 아니라 사회 구조의 문제로 여기고 제도적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여성노동 시장의 특성과 코로나시대 국가적 차원의 여성인적자원관리방안
_본교 심지현 특수대학원 인적자원개발학과 교수

심 교수는 경제 위기 속 여성노동의 취약성에 주목했다. 심 교수는 *PISA를 활용해 국내 여성 인적자원의 우수성을 증명했다. 심 교수는 훌륭한 여성 인적자원을 보유했음에도 국내 여성노동시장이 취약한 원인을 4가지로 정리했다. 이는 ▶여성에 대한 직종 제한 ▶특정 직종의 여성 편중 ▶여성의 감정 및 돌봄 노동 ▶여성의 경력 단절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노동시장 축소 및 돌봄 노동 증가는 여성노동시장의 취약성을 심화했다. 심 교수는 ‘여성이 많이 종사하는 직종이 특히 위기를 맞고 있다’며 ‘여성노동시장의 특성에 초점을 맞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성 노동시장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와 확장
두 번째 세션에선 여성노동 시장의 이해와 확장을 도모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분석했다. 코로나19로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여성노동과 관련된 통계는 여성노동 시장의 근황을 파악하고 여성노동의 취약성을 개선하기 위한 지표로 활용된다. 경제 위기 외에도 여성노동시장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는 존재했다. 본 세션에선 해당 요소를 통계 자료 분석을 통해 알아냈다.

외국인 근로자의 사업장 변경 제한과 이직
_이규용 한국 노동연구원 소장

이 소장은 외국인 근로자의 사업장 변경 횟수와 이직 간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외국인 근로 중개법인 ‘고용허가제’에 따르면 정부 중개기관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의 사업장 변경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공식 허가를 받고 입국한 외국인 근로자는 계약 사업장에서 이탈할 경우 불법 이민자로 지정돼 체포 후 추방된다. 이 소장은 ‘직장 선택 권한이 없는 외국인 근로자는 본인이 원하지 않는 사업장을 이탈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주로 중노동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은 외국인 근로환경 특성상 여성 외국인은 취업에 특히 어려움을 겪는다. 이 소장은 ‘사업장 변경 횟수에 대한 제한을 완화해 외국인 근로자가 본인에게 적합한 근로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외국인 근로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사업자와 외국인 근로자 간 평등한 이해관계가 정립되도록 제도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와 젠더 불평등
_전윤정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

전 조사관은 국내외 여성노동 시장을 비교해 코로나19가 한국 여성노동 시장에 미친 영향을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여성 고용률 및 경제활동 참가율은 계속 증가했다. 이는 50.8%로 지난 2019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여성 고용률 61%보다 여전히 낮은 수치다. OECD 가입국 중 성평등 지수가 높은 국가일 수록 임신, 출산, 육아를 경험한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높게 유지됐다. 여성 고용률이 평균보다 낮은 우리나라의 경우엔  청년여성들의 임신, 출산, 육아 경험은 곧 경력단절로 이어졌다. 전 조사관은 네덜란드의 여성 시간제 고용, 일본의 **우머노믹스(Womenomics)와 같이 우리나라도 여성 경제활동을 장려하는 정책을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 조사관은 ‘코로나19로 만 20~39세 청년여성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데 어려움이 생기면서 여성 실업률이 증가했다’며 ‘청년여성이 경제활동시 겪게 되는 문제를 세밀하게 조사한 후 재취업을 지원하는 제도를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생애주기별 불평등구조를 통해 본 한국 복지국가의 성격과 전망
_여유진 한국보건사회 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여 연구원은 한국의 경제 성장 양상에 맞춰 생애주기별 불평등구조를 정리했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과 민주화는 인적자원을 통해 이행됐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활동 인구는 지속해서 줄고 있으며, 이는 경제 성장에 위험 신호가 들어오게 했다. 이외에도 자살률 증가, 행복 지수 및 출생률 감소로 여러 고충을 겪고 있다. 여 연구원은 직접 제작한 ‘코로나19 영향과 정부 지원효과 평가조사’와 통계청의 ‘가계금융 복지조사’를 활용해 현재 한국의 복지 특징 4가지를 살폈다. 여 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동 소득은 감소했으나 공적 보조금의 지원이 이뤄져 최종적인 소득 빈곤율과 불평등은 감소했다. 또한 노인과 여성에게 빈곤이 집중돼 있으며 연령 증가에 따라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이 누적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마지막 특징으론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한국 경제의 불균형한 성장 구조가 제시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여성노동 소외
세 번째로 기획된 세션은 코로나19란 새로운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여성노동 시장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 8일(수) 한국경제연구원이 우리나라 고용시장 현황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이후 여성들의 경력단절 비율이 증가했으며, 취업 포기율은 지난 2015년 대비 약 20% 증가했다. 코로나가 여성의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고 있다는 사실이 수치로 증명된 것이다.

코로나19가 여성에게 미친 비공식 부문 영향(Comparative analysis of how COVID-19 affects women in Southeast/ East Asia and Ghana/Africa)
_아그네스 쿠(Agnes Khoo) 겸임교수

아그네스 교수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관계 속에서 조합의 중요성을 발견했다. 세션에서 아그네스 교수는 코로나19와 여성노동 시장의 관련성에 주목했다. 코로나19가 미치는 영향은 특정 성별뿐 아니라 성적 취향, 연령 그리고 국가별 노동시장에 따라 정도가 상이하다. 특히 비공식 부문에 종사하는 여성 중 외국인 근로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취약성이 급격히 악화한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 아그네스 교수는 ‘미얀마는 10대 여성 이주자들이 보내는 해외송금액에 의존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국경 폐쇄로 타국으로의 이주가 금지돼 비공식 부문 종사 여성의 생계유지에 어려움이 생겼다’고 말했다. 가나 또한 기초 생필품이 부재해 일상적인 생활조차 정상적으로 향유할 수 없는 상태다. 아그네스 교수는 비공식적 실업과 차별의 해소를 위해 아시아와 아프리카 두 대륙 간 상호 연대와 협력 구조를 통해 도움을 주고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19 위기와 여성 일자리
_본교 박민정 글로벌서비스학부 교수

박 교수는 코로나19가 노동시장 내 여성의 취약성을 강화하는 문제를 지적했다. 박 교수는 여성이 코로나19로 인해 공식적으로 어떠한 피해를 봤는지에 대해 통계 자료로 입증했다. 유엔 무역 개발 회의(UNCTAD)가 지난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여성의 실업률은 상승하고 경제활동 참가율은 하락했다. 노동시장에서 여성은 남성보다 더 큰 제약을 받는 것이다. 여성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남성보다 취약한 위치에 존재했으며 그 이후에도 보호받지 못했다. 이에 박 교수는 ‘여성이 노동시장 내 받는 차별엔 성 인지적 고찰이 필요하다’며 ‘대응 정책의 실효성 또한 중요하기 때문에 관련 정책에 대한 충분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과 장애인, 이중차별의 굴레
마지막으론 여성 장애인의 노동시장 실태를 알아보는 세션이 진행됐다. 여성 장애인은 여성과 장애라는 이중차별 대상이다. ***여성 장애인과 취업시장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일상에서 차별받은 경험이 있는 여성 장애인은 취업 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는 노동시장에 특히 취약한 여성 장애인을 향한 인식 개선안 논의가 시급하단 것을 방증한다.

여성장애인의 노동시장 실태 분석 및 개선안 모색
_본교 원성은 장애학생 동아리 이루다안 대표, 장소형 부대표, 남지원 부원

이루다안은 여성장애인 고용 실태에 대한 자료의 부족함을 계기로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선행 연구에서도 성별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여성장애인과 노동시장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는 남성장애인과 비교했을 때 현저한 양적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여성장애인에 관한 미흡한 실태조사는 그들을 둘러싼 구체적인 문제의 원인을 명확히 규명할 수 없게 만든다. 이에 이루다안 원 대표는 “노동시장 속 여성장애인의 미비한 연구조사를 직접 수행하면서 그들이 마주하는 사회 구조적 문제점을 추론할 수 있었다”며 “이는 여성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관심을 제고하는 동시에 개선안을 논의하는 것 자체에 의미가 부여된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다문화가족의 이주 노동자, 장애인, 경제적 취약계층이 사회 변화에 더욱 민감한 위치에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번 학술대회는 취약계층의 민감도를 인정하면서도 그들의 노동시장에 대한 맹목적 보호가 아닌 현실적 이해를 강조했다. 따라서 우리는 여성취약계층에 관한 그동안의 고정관념에 대해 반성하고 자신과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이해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국제 학업성취도 비교 연구 중 하나임
**지난 2013년 9월 일본의 아베 총리가 유엔총회에서 처음 언급한 여성이 경제를 주도하는 사회임
*** 김자영. "여성 장애인의 일상생활 차별경험이 취업여부에 미치는 영향 : 장애수용의 매개효과 검증." 여성연구 102.3 (2019): 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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