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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생들이 밝히는 생활 방정식
이승현 기자  |  smplsh73@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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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8.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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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산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요리, 청소, 빨래 등 모든 살림을 스스로 처리해야 함은 물론이요 집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온전히 자신의 몫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담감을 안은 채 홀로 생활하는 대학생들이 있다. 바로 학업을 위해 집을 떠나 생활하는 ‘자취생’들이다. 집으로부터의 독립이자, 스스로와의 외로운 싸움인 ‘자취’, 자취생들이 직접 얘기하는 자취생활의 이모저모를 살짝 들춰보았다.



오른손엔 자유를 왼손엔 외로움을


자취는 일반적으로 ‘가정으로부터의 독립’이라고 정의내릴 수 있다. 부모님의 곁을 떠나 혼자서 생활하며 자유로운 삶을 누리는 것이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자취를 시작해 올해 4년 째인 정시은(교육 06) 학우 역시 "자취는 완전한 개인의 공간을 만들어 생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밤 늦게 귀가해도 잔소리 하는 사람이 없으며 집안이 엉망이어도 볼멘소리 하는 사람이 없다. 대학 입학 후 자취를 시작한 조수영(언론정보 07) 학우도 자취의 좋은 점에 대해 "학교와 가까워 통학이 편하고, 독립했다는 생각이 들어 자유로운 기분이다."고 말했다.
반면 혼자 사는 생활에 대한 애환도 있다. 정 학우의 경우 아플 때 가장 서럽다고 한다. 주변에 누구 하나 돌봐줄 사람, 아프다고 생색낼 사람조차 없는 것에 대한 외로움을 느끼는 것이다. 또한 친구들은 부모님이 해주는 밥을 먹고 다니는데, 스스로 장을 보고 밥도 해먹어야 할 때 집 생각이 많이 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하수구가 막혔거나, 전등이 켜지지 않는 등 집을 보수해야할 일이 생길 때 당혹스럽다. 가족과 함께 의지하며 살 때와는 달리 세세한 것 하나하나 신경 써야 하는 점이 자취생들에겐 커다란 짐이다.
이처럼 혼자 알아서 해야 하는 부담감, 과도한 생활비로 인한 경제적 압박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룸메이트를 구한다. ‘힘든 일도 함께 하면 반이 된다.’는 말처럼 한 집에서 서로 의지하면서 외로움도 잊고 생활비의 부담도 더는 것이다. 또한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할 경우 혼자 자취할 때보다 부지런해진다. 청파동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한 학우는 "함께 생활을 하면 서로에게 책임을 느끼고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규칙적으로 행동하려고 애쓰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할 때는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6개월 동안 룸메이트와 함께 자취한 적이 있는 오은애(경제 07) 학우는 “생활비, 집안일에 관한 적당한 분담이 필요하다.”며 “물품은 각자 쓰고 통화는 조용히 하는 등 개인의 사생활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무리 친한 친구와 산다고 하더라도 각자의 생활패턴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맞추며 사는 것이 힘들 수 있다. 때문에 룸메이트와 함께 생활할 경우 서로를 배려하는 기본적인 예의는 필수이다.



미리 빼두는 방세, 계획적인 소비의 지름길



‘오늘은 뭘 먹지?’ 자취생들이 매번하는 고민이다. 자취생들은 대체로 직접 요리를 하거나 종종 집에서 반찬을 공수해오지만 매일 요리하는 것이 귀찮아 식사를 거르기도 한다. 전인덕(서울대, 수학통계 07) 씨는 "직접 요리하는 것이 힘들어 밥은 대체로 밖에서 사먹는다."며 “여의치 못할 경우 제 때에 식사를 못한다.”고 말했다. 이는 곧 불규칙적인 식습관으로 인한 건강 적신호로 이어진다.
자취생들이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 이유가 단지 게으름 때문만은 아니다. 여유롭지 못한 생활비 때문에 식비를 한 푼, 두 푼 아끼려는 노력이 식사를 거르는 현상으로 나타난 것이다. 자취생의 고민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생활비다. 자취생들의 대부분은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을 받지만 만만치 않은 방세와 세금 등은 자취생에게 부담이 되기 마련이다. 정 학우는 80여만 원의 생활비 중 50만원, 조 학우는 60여만 원의 생활비 중 30만원을 방세로 지출해 생활비 중 방세가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한송희(교육 06) 학우는 경제적 부담에 대해 “자취생활을 하다보니 매 달 방세와 세금 등 일정하게 지출되는 돈은 미리 생활비에서 빼 놓는 습관이 생겼다.”며 “이러한 방법이 적절한 소비를 하는데 유용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매일 가계부를 쓰지 않더라도 한 학우와 같이 조금만 계획적인 소비를 위해 노력한다면 무분별한 소비를 막을 수 있다.
대한민국 자취생들은 지금도 생활의 전선에서 고군분투 중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이러한 자취생들이 서로의 '필살기'와 '노하우'를 공개하면서 공존공생할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그 중 하나인 인터넷 카페 숟갈하나(cafe.naver.com/onespoon)에서는 만오천여 명의 회원들이 서로의 자취생활 노하우를 공유하며 친목을 다지고 있다.

TV를 통해 흘러나오는 청춘 시트콤을 보며 많은 중ㆍ고생들이 대학생활에 환상을 품곤 했다. 그 속에 나오는 대학생 주인공들의 주변엔 즐거운 에피소드들이 넘쳐났고 특히 그들의 생활 터전이었던 하숙집 혹은 자취집은 '그들만의 공간'같은 로망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현실 속의 자취생들은 경제적, 환경적으로 TV속의 한 장면 같은 생활을 누리기 힘들다. 낭만적이지도, 여유롭지도 못한 자취생활일지라도 현재 자취생들은 어떤 환경에든 적응하며, 즐거운 생활을 위해 노력 중이다.
객지에서 가족들과 떨어져 살아야만 하는 자취생들. 비록 풍족하진 않아도 주어진 환경 속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그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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