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여성의 취업은 ‘하느냐’ ‘못하느냐’가 아니라 ‘어디에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2006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평균 이상의 소득을 얻는 직종인 전문ㆍ기술ㆍ행정관리자의 69.4%가 여성이라고 한다. 또한 고소득 전문 직종에서 새로 생긴 안정적 일자리 10개 중 6개도 대부분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사회의 주류라고 불리는 정치, 언론, 공사 영역 등에 여성이 취업하는 비율은 남성에 비해 여전히 약세이다. 이러한 일이 일어난 여러 가지 원인 중 한 가지는 여성들 스스로가 ‘이 영역에서의 취업은 어렵다’고 지레 포기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여성들이 취업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곳 중 하나인 국가 정보원(NIS)을 지난 21일에 방문했다. 지금의 국정원은 과거 ‘중앙정보부’의 부정적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다. 그러한 노력 중 하나로 국정원은 채용과 승진, 직장 내 대우에 있어서 남녀차별은 없애고, 오히려 섬세하고 꼼꼼한 여성인력을 선호하고 있었다. 국정원의 발전과 이미지 변화에 여직원이 큰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여성들이 지레 겁먹고 취업하기를 포기하는 국정원은 실제로 적극적으로 여성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었던 것이다. 국정원의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우리 여성들 스스로 국정원의 이미지와 국정원에서 하는 일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으로 미래를 위한 가능성의 문을 닫아 두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하게 됐다.


제대로 된 목표를 정하는 것은 성공의 열쇠를 가늠하게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성공의 열쇠를 쥐기 위해 모두가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다수가 가려는 길은 쉬워 보이고 사람들이 가기를 꺼려하는 길이 위험해 보인다. 그러나 후자의 길이 남들 눈에 띄지 않는 길이라 해서 꼭 험난하고 위험한 것은 아니다. 용의주도한 준비와 노력이 뒷받침 된다면 오히려 그 길은 흥미진진할 것이다. 겁 없는 도전은 무모하지만 용기 없는 자의 망설임은 좋은 기회를 놓치게 할지도 모른다. 남들이 닦아 놓은 길에서 소모적인 경쟁을 하며 취업 스트레스를 받느니 숨겨진 길을 돌아보는 지혜를 가졌으면 좋겠다.


정숙란(언론정보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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