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공 수업의 일환으로 취재 보도의 귀감이라는 기획 기사 몇 개를 분석했다. 각종 언론 공모전 수상작이기도 한 기사들의 공통점은 ‘사람을 아끼는 취재’였다. 담당 기자들은 좋은 기사를 위해 누구보다 진지한 태도로 취재원을 대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전달했다. 어떤 기사에선 특정 직업인인 취재원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해 기자 본인이 자격증까지 취득하며 해당 직군에 취업하기도 했다. 사람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존중과 공감의 자세 없인 불가능한 열정이었다. 필자는 내심 부끄러웠다. 마감 일정이 촉박하니까 어쩔 수 없다는 합리화 아래 취재원과 만나는 일을 그저 기사 작성을 위한 과정, 딱 그 뿐으로만 생각한 적이 많았다는 반성이었다.

코로나19로 대면 인터뷰가 어려워지며, 필자를 비롯한 숙대신보 기자들은 인터뷰 대부분을 전화 또는 서면으로 진행했다. 몸이 편하니 취재 과정이 수월하지 않았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왠지 모르게 평소보다 힘들다는 느낌이 들었다. 필자를 고민하게 만들던 괴리감의 원인은 취재원과 소통하는 필자의 자세에 있었다.

대면 인터뷰는 취재원과의 질의응답뿐만 아니라 현장의 분위기, 취재원과의 심리적 유대감, 각종 비언어적 소통을 모두 포함한다. 얼굴을 마주하는 자리에선 자연스럽게 신경 쓰던 부분을 비대면 인터뷰에선 느낄 수 없던 탓이었을까. 어렵게 만난 취재원에게 답변을 반복해서 요청하기 죄송하다는 핑계로 질문지 한 장으로 모든 소통을 마무리 짓고자 했다. 기자는 인터뷰 답변지를 받는 사람이 아닌, 사람을 만나고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다. 그런 기본적인 자세를 겨우 비대면 인터뷰 몇 번에 소홀히 해버렸다. 필자가 더 좋은 답변을 끌어내지 못한 가장 큰 이유다. 

다행히 사수의 도움으로 질문지가 크게 부실하진 않았다. 그렇지만 교정을 뛰어다니며 많은 취재원을 만나고 마주 보고 이야기하던 노력을 잊지 않고 인터뷰에 임했다면 더 좋은 답변을 듣고, 더 좋은 기사를 쓸 수 있었다. 기자로 활동하면 할수록 ‘사람’에 대한 감사가 오래 남는다. 기사는 사람이 있어야 쓸 수 있고, 기자는 사람을 위한 기사를 써야 한다. 이 자리를 빌려 모든 취재원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며, 취재원과 동행하는 기자가 되기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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