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한다’는 사실 단 하나뿐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기존의 집단이 살아남기 위해선 누구보다 발 빠르게 환경에 적응하고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한다. 종이신문도 마찬가지다. 더는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식당에서, 강의실에서 크기가 큰 신문을 펄럭거리면서 읽지 않는다. 형식적이고 딱딱한 단어 선택과 문체, 긴 줄글의 형식도 독자에게 거부감을 심어준다. 일상도 복잡하고 어려운데 굳이 신문에서까지 힘듦을 느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본지를 포함한 전국의 대학신문 기자들도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주 독자인 학우들은 디지털기기를 이용해서 수업자료나 교과서를 받아보고, 잉여시간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보낸다. 그림이나 영상이 익숙한 세대이기 때문에 긴 글을 통한 정보전달을 선호하지 않는다. 대학 학보사의 종이신문은 주 독자가 사용하지 않는 매체를 통해 주 독자가 선호하지 않는 정보전달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국내에 이렇다 할 혁신을 주도한 대학신문은 없다. 이런 문제는 비단 국내의 문제는 아닌 듯하다. 지난 7월 29일(월)부터 8월 7일(수) 본지 기자단은 ‘학보사의 디지털화 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미국 뉴욕의 대학을 탐방했다.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을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미국 학보사도 기존 종이신문과 디지털 매체를 이용한 뉴스 전달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결론은 확실하다. 변화해야 한다. 세상이 바뀌고, 사람이 변하기 때문에 앞장서지는 못하더라도 따라는 가야 한다. 그러나 학생들이 주도로 변화하기엔 현실적인 한계와 고민이 너무나도 많다. 우선 학업과 기자 개인의 생활을 병행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 제약이 있다. 사이트를 개편하고 앱을 만들기 위해선 자본도 충분히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자에 맞춰 매체를 바꾸고 기사 형식을 변화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변화가 ‘기록 보관’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미래에 현재의 교내 사건이나 대학사회에 관한 정보가 필요하거나, 교외에서 교내 정보가 필요하면 틀림없이 학보사 기사를 먼저 찾아볼 것이다. 가장 필요한 정보가 모두 들어있고, 무엇보다 객관적이기 때문이다.

본지 기자들의 고민들이 신문에 하나하나 녹아 나오고 있다. 줄글 형식을 다른 형식으로 바꿔보고, 시각적으로 흥미를 주기 위해 디자인을 바꿔보는 등의 변화가 시작됐다. 외부에서는 이런 진척도가 매우 느리게 보이겠지만 필자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본디 혁신이라 하는 것은 단기간 내에 이뤄질 수 없는 것이다. 가까운 미래, 혹은 먼 미래의 숙대신보의 변화를 기대하고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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