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는 안 된다. 본교의 ‘깜깜이’ 총장 선거를 공정함으로 밝히기 위해선 이제 본부 차원의 적극적인 총장선출제도 개선 의지가 필요하다. 본교에서 총장은 본교 예산의 편성·집행에 대한 최종 결정권, 교원에 대한 인사권을 가진다. 등록금이 갑자기 올라도, 비좁은 강의실에서 실습 강의를 들어도, 갈라지는 건물 벽에 불안함을 느껴도, 총장의 최종 결정이 없다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본교의 총장 선거 장소엔 1만 2,000명의 학우를 위한 자리가 단 한 곳도 없다.

제51대 총학생회 ‘오늘’의 요구사항은 본교 총장 선거에서 투표를 통해 수렴한 학생의 의견을 25%까지 반영하는 것이다. 총학생회는 임기가 시작된 이후로 ▶1인 시위 ▶단과대학의 릴레이 대자보 ▶기자회견 ▶전체학생총회 등을 통해 본교 총장선출제도의 개선을 지속해서 촉구해왔다. 하지만 총학생회에 의하면, 본교 강정애 총장은 지난 4월 본 이사회에 총장선출제도 개선을 위한 대책 본부(Task Force, TF)를 조직하겠다고 보고했으나 아직 대책 본부는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 5월 23일(목) 열린 전체학생총회엔 2,990명의 학우가 모여 ‘학생참여 총장직선제 촉구 및 결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학생자치기구 중 가장 높은 의결권을 가진 전체학생총회의 요구에 본교는 응당 응답해야 했다. 하지만 본교는 4개월이 지나도록 전체학생총회에 총장선출제도 개선에 대한 입장을 단 한 문장도 밝히지 않았다. 내달 2일(수)과 8일(화) 18시 순헌관 사거리에서 총학생회는 ‘학생참여 총장직선제 쟁취를 위한 10월 공동행동’을 개최한다. 총학생회에선 지난 24일(화) 사회관계망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NS)를 통해 이번 공동행동이 총장직선제도 개선을 위한 제51대 총학생회의 최종 행동임을 밝혔다.

고대 그리스에서 민주주의가 융성한 데는 ‘파르헤시아(Parrhesia)’가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파르헤시아는 강자에 대한 대담하고 솔직한 비판을 의미한다. 민주주의는 인권 보장의 첫걸음이며, 총장선출제도의 개선은 본교의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보장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학우들은 그동안 본교에 학생참여 총장직선제를 지속해서 요구해왔다. 숙명의 의사결정권을 가진 본부는 학우들의 파르헤시아에 하루빨리 응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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