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칼럼]

지난해 시작된 여성들의 용기 있는 외침으로 사회에 큰 바람이 일었다. 영화, 언론, 정치 등 특정 부문을 두지 않고 그동안 만연했던 성폭력이 고발됐다. 이어 올해 초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이하 SNS)은 ‘스쿨 미투(School MeToo)’ ‘여학생을_위한_학교는_없다’에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로 인해 뜨겁게 달궈졌다.

중, 고등학교 안에서 행한 그들의 언행은 수많은 이들의 분노를 샀다.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들엔 ‘나중에 몸 팔며 살 거다’ ‘짧은 치마를 입으면 남학생이 흥분한다’는 고발이 이어졌다. 지역, 나이와 관계없이 전국적으로 학생에게 성폭력을 행한 교육자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교육을 위한 기관이 성범죄로 얼룩진 상황에 다수의 청소년과 여성은 함께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교사와 학생은 청소년에게 있어 절대적인 관계일 것이다. 권력에 맞선 10대들을 보호해줄 법안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스쿨 미투로 고발된 교사가 속한 고등학교에 교육청이 내린 처분은 가정통신문을 통한 고지뿐이었다. 가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처벌은 언급조차 없었다. 오히려 고발한 학생들의 입을 막기 급급했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청소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에 어른들은 묵묵부답이다. 오히려 어른들이 피해 학생에게 하는 말은 “숨만 쉬어도 ‘미투 피해자’다” “너도 나 고발할거냐”는 말들이다. 아직까지도 많은 중, 고등학생과 이들과 연대하는 여성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3일(토) 학생의 날을 맞아 광화문에선 한 고등학교의 재학생과 졸업생이 해당 교사에 대한 처벌과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해당 집회는 “여학생이 말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든다”는 선언으로 마무리했다.

일각에선 고발된 남성의 사회적 박탈을 보고 ‘미투가 낳은 재앙’이라고 일컫는다. 과연 무엇이 비정상적인 것일까. 그동안 잘 버텨왔던 권력의 몰락인가. 쏟아지는 고발에도 조금의 대책을 내놓지 않는 현 사회인가. 교육부와 교사들은 눈과 귀를 막은 채 이 사태가 빨리 지나가길 바라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에 여학생을 위한 학교는 어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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