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칼럼]


두 명의 새로 뽑힌 정기자가 근래 학보사를 떠났다. 처음 해보는 인터뷰가 부담됐던 건지 기사를 쓰기도 전에 탈퇴 선언을 했다. 탈퇴한 기자들이 맡았던 기사는 고스란히 나머지 정기자들에게 분배되었고 남은 정기자들의 부담감은 늘어만 갔다. 하루는 진지하게 정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진지한 대화의 끝자락에 문화부 정기자가 이런 말을 했다. “나가는 사람들을 보면 덩달아 힘이 빠져요” 하지만 이어 “나가는 사람은 학보사 활동으로 얻는 장점을 크게 느끼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라며 “기사를 준비하며 힘들 때도 많지만 새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좋아요”라고 말했다. 정기자들이 줄줄이 나가며 불안하지 않았다 하면 거짓말이겠다. 부장기자로서 정기자들의 빈자리가 하나, 둘 생길 때마다 다른 정기자들도 혹여나 그만두지 않을까 걱정했었다. 하지만, 문화부 정기자의 말은 어느 말보다도 본지에게 안심이 되는 말이었다.

학보사 활동 중 힘들지 않은 일은 없다. 밤샘 작업으로 지끈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퇴고를 해야 하고, 일주일 동안 취재한 내용의 절반은 기사에 실리지 않는다. 마감일에 기사가 엎어져 순헌관 벤치에 앉아 펑펑 운 적도 있었고 계속되는 인터뷰 거절로 초고를 완성하지 못해 손톱만 물어뜯던 날도 있었다. 하지만 단점 없는 기자활동은 없다. 다시 말해, 힘들지 않은 학보사 활동은 없다. 그럼에도 본지가 부장기자로서 활동할 수 있는 이유는 힘든 기사편집이 끝나고 월요일에 신문이 채워진 가판대를 보면 뿌듯해지고 화요일 취재를 가면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이야기를 들을까 아직도 설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개강 호를 준비하며 정기자와 취재를 다니고 인터뷰를 했다. 차로 1시간이 넘는 곳을 거금의 택시비를 들여서라도 인터뷰를 가고 싶다는 기자도, 자정이 다 되어서도 집에 가지 않고 남아서 컨택을 하던 기자도 있었다. 과거에 그들을 보며 뿌듯하다는 생각보다 앞선 것은 금방 지쳐 학보사를 떠나진 않을 까란 생각이었다. 이젠 그들의 열정을 응원한다. 끊임없이 학보사의 좋은 점을 찾아 곁에 남아있길 바란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