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도서관]

본교 중앙도서관(이하 도서관)은 장애 학우들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지 못했다. 본지는 본교에 재학 중인 장애 학우들이 도서관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지는 않은지 알아보기 위해 도서관을 방문해 조사했다. 그 결과, 본교 도서관에서 보유하고 있는 장애 학우를 위한 편의시설은 장애 학우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 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제6조 및 별표3에 따라 교육연구시설인 도서관은 저시력자용 독서기(이하 약시리더기)와 음성지원컴퓨터 및 보청기기를 구비해야 한다. 도서관 2층 ‘이경순 DICA Plaza’에는 약시리더기 2대가 설치돼 있었으나 고장으로 인해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약시 리더기의 설치를 원하는 시각장애 학우조차 도서관에 약시리더기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익명의 시각장애 학우는 “편의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도서관을 찾지 않는다”며 “도서관에 약시리더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본교 중앙도서관에 있는 약시리더기. 고장이 나 사용할 수 없다.


도서관 1층의 신한로비에선 늘 많은 학우들이 공부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휠체어를 탄 장애 학우는 신한로비에서 공부할 수 없다. 휠체어가 올라갈 수 있는 경사로가 설치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비장애 학우들의 휴식을 위해 의자를 설치하면서 장애 학우를 위한 경사로는 잠시 철거된 상태다. 도서관 1층 세계여성문학관 내의 ‘여성문학 전시’ 또한 반드시 계단으로 올라가야만 하는 1층과 2층 사이인 1.5층에 전시된 데다가 휠체어 리프트가 없어 휠체어를 탄 학우는 어떤 방법으로도 전시를 관람할 수 없다.

▲ 휠체어를 타고 들어갈 수 없는 '여성문학 전시'


도서관 가는 길목은 장애인의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은 곳이었다. 익명의 시각장애 학우는 “도서관 가는 길이 교내에서 가장 위험하다”며 “길이 좁아 안내견과 동행하는 시각장애인은 안내견과 함께 가지 못하고 안내견이 먼저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본교 장윤금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제2창학캠퍼스 정문에서 오는 경우 급격한 경사가 장애 학우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다목적관 옆길을 통해 오더라도 길이 좁아 휠체어로 이동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도서관 후문은 역시 차량의 통행이 잦아 위험할뿐더러 길이 평평하지 못해 접근이 힘들다”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일반인에게는 이동하기 쉬운 길이겠지만 장애인에게는 위험하고 이동하기 힘든 길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며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강조했다.

한편 도서관에서는 장애 학우를 위해 ‘장애인문헌배달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도서를 신청하면 담당자가 책을 대출해 원하는 장소로 배달해주는 방식이다. 장애인문헌배달서비스는 작년에 74건의 신청을 받아 장애 학우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장 교수는 “무조건적인 시설의 확충보다 장애 학우와의 끊임없이 소통해 실제 장애 학우가 원하는 바를 듣고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장애 학우의 도서관 이용률이 낮다고 이를 무시하는 것보다 장애 학우들이 도서관을 편안히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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