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칼럼]

“연예인들의 이미지 관리” “대학생들의 스펙용 대외활동”

해외봉사에 대한 첫인상이었다. 하지만 보라카이 여행 중 우연히 본 사진 한 장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비쩍 마른 몸으로 뜨거운 시멘트 바닥에 누워있는 보라카이의 아이. 이 한 장의 사진은 화려한 보라카이의 모습이 도시 전체를 대변하지는 않는다는 걸 깨닫게 했다. 그 후 필자는 봉사기회를 찾아 캄보디아 해외봉사단원으로 참가했다.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시야를 넓혀 스스로 만족하려는 도전이었다.

처음엔 어려운 환경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봉사활동이 눈앞의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혼란스러웠다. 후원 물품을 전달하며 빈곤에 대해 설명하는 스텝들, 전달과정을 기록하는 카메라 셔터소리에 미안한 마음은 더욱 커졌다. ‘우리는 너를 비참하게 하려고 온 게 아닌데, 너는 그렇게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에 복잡해졌다.

그러던 와중,‘빅셋’이라는 아이의 집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빅셋이 사는 곳은 화장실, 수도시설은 물론 마땅한 잠자리도 없이 야외에 위치한 다 쓰러져가는 평상 하나가 전부였다. 만약 빅셋이 봉사자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면? 어쩌면 이 아이는 낡은 평상에 누워 단지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는 말이 어울리는 삶을 살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봉사자들로 인해 꿈을 가졌고, 친구들과 함께 공부하고 어울리며 웃을 수 있게 됐다.

우리의 행동을 기록하고 세상에 알림으로써 먼 거리를 걸어 학교에 온 빅셋에게 깨끗한 옷과 자전거를 줄 수 있는 것. 단순히 물질을 제공받는 것을 넘어 배우고자 노력하면 그만큼 뒷받침해 줄 사람들이 있다는, 빅셋에게 너무나 필요한 배움에 대한 용기를 키워 주는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온전히 자신을 위한 목표로 시작한 해외봉사는 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식사 전 손을 씻고, 양치를 하는 간단한 일조차 사치인 환경을 경험하면서 배운 많은 것들은 언제나 내 마음 속에 있을 것이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점점 커져 돌풍으로 이어지는 나비효과. 봉사자들과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 캄보디아의 아이들도 배운 것들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해 세상에 긍정적인 나비효과를 일으키길 기대해 본다.
 

윤문정(미디어 16)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