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이외수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바람 부는 날에는
바람 부는 쪽으로 흔들리나니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더라

꽃 피는 날이 있다면
어찌 꽃 지는 날이 없으랴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더러는 인생에도 겨울이 찾아와
일기장 갈피마다
눈이 내리고
참담한 사랑마저 소식이 두절 되더라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침묵으로
세월의 깊은 강을 건너가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나무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상 한 자리에 서있다. 모진 바람에도 꿋꿋이 자리를 지킨다. 나무에게는 흔들리지 않는 뿌리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결같기를 원하지만 때로 마음이 흔들린다. 하지만 겨울이 끝나면 봄은 다시 오게 마련이다. 인생에도 꽃 피는 날과 꽃이 지는 날이 있다. 깊은 밤에도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는 나무처럼 나의 손을 뻗어 달빛을 어루만지고 싶다. 흔들리지 않는 뿌리의 마음을 지니고 싶다.
박신희(언론정보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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