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주문했다. 여느 때보다 한결 쉬운 주문이었다. ‘아이스’와 ‘핫’ 사이에서 고민할 필요가 없었던 까닭이다. 아침 옷차림 고민도 덜었다. 맨살을 드러냈던 팔과 다리는 도톰한 카디건과 발목까지 내려오는 바지가 감싼다. 바야흐로 가을이다.

달라진 계절에도 어김없이 숙대신보가 발간됐다. 아기자기한 그래픽에 화려한 색감을 더해 눈이 즐겁다. 모양뿐만 아니라 내용도 그렇다 학내 건물의 지진 설계 점검 기사가 특히 눈에 띈다. 최근 잇따른 대규모 지진으로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크다. 교내 건물의 지진 설계 점검 기사가 시의적절하면서 꼭 필요한 기사인 이유다. 청파만평은 교수진의 여성혐오 발언 논란을   지진 발생 이미지로 엮었다. 그 재치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아쉬움도 남는다. 큰 이야기를 작게 쓴 느낌이 강하다. 1면이 대표적이다. 총학생회는 학생의 유일한 대변 기구다.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학내 총학의 위기와 그 대책에 대해 더 깊게 파고들 필요가 있었다. 같은 면 학내 건물의 지진 설계 점검 기사도 마찬가지다. 더 큰 규모의 지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선례가 없었다는 이유로 안전성을 주장하는 학교 관계자 말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안전성 점검이 기사의 주요 내용인 만큼 내진설계 미적용 건물에 대한 안전성을 직접 취재해야 했다.

가을은 풍요의 계절이다. 농부의 바구니엔 잘 익은 곡식이 한 아름이다. 숙대신보의 가을도 그랬으면 좋겠다. 날카로운 눈과 부지런한 발로 취재한 결과물을 숙대신보에 알차게 담았으면 한다. 성큼 다가온 가을을 숙대신보에서도 느낄 수 있길 기대한다.

 

독자위원 안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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