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숙케치]

 

지난 여름방학에 갔던 여행은 나에게 가장 특별한 것이었다. 총 14박 15일이었다. 여행기간동안 체코, 독일, 오스트리아를 돌아다녔다. 걱정 되면서도 설레는 마음을 안고 비행기를 탔던 첫 날이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다.

이번 여행의 첫 여행지는 체코였다. 늦은 밤 체코에 도착했지만 택시기사와 말이 통하지 않아 숙소를 잘못 찾아갔다. 여행 첫 날부터 무엇인가 틀어지는 기분이 들어 걱정스러웠다. 택시기사가 내려준 숙소에 방이 있는지 급히 확인했다. 운이 좋게 방이 한 개 남아있었다. 숙소에 짐을 풀고 베란다 문을 열고 나가니 옆방에 한국인 유학생이 맥주 한 잔을 하고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말을 걸었다. 그가 체코 여행은 처음이냐며 함께 체코를 돌아다니자고 제안했다. 그는 1년 째 세계여행을 하고 있던 학생이었다. 체코 여행이 처음이 아니었던 그를 만난 덕분에 체코에서의 여행은 순탄했다. 함께 기차여행도 하고 카를교에서 일출을 보기도 했다.

당시 학업과 아르바이트로 인한 스트레스로 고생하다 여행을 온 때였다. 나의 얘기를 들은 그는 스트레스 풀기 좋은 장소를 알고 있다며 나를 이끌고 비셰흐라드로 갔다. 이곳은 여행객들이 잘 모르는 곳이었다. 현지인들이 기타를 치며 공연을 하고, 가족단위로 소풍을 오는 등 여유로운 모습이 펼쳐졌다. 비셰흐라드의 상쾌한 공기가 나를 반겼고, 가벼운 산책을 하니 ‘힐링’을 받고 있는 느낌이었다. 앞으로 체코에 가게 될 학우들이 있다면 꼭 추천해주고 싶은 장소다.

체코에서의 여행은 내가 혼자 간 첫 여행이었다. 첫 단추를 잘못 꿰고 시작한 여행이어서 불안감은 배가 되는 순간도 있었다. 하지만 계획대로 되지 않았던 여행지에서 좋은 사람과 인연을 맺고, 좋은 장소에서 ‘힐링’을 할 수 있었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고 조바심을 갖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려준 여행지였다.

프랑스언어·문화 14 장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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