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솔한 대화]

총장직선제는 대학 교수들이 직접 투표를 해 총장을 선발하는 방식이다. 총장직선제, 숙명인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조은정 문화관광 13 :
리더는 경쟁할 수 있는 힘과 포용할 수 있는 힘 모두를 갖춰야 하기 때문에 그 무게를 견딜 내공이 필요하다. ‘교육’이라는 사명을 띤 특수한 조직, 즉 대학에서는 대학 내의 사람들에게 인정받은 사람이 리더가 되는 것이 옳다. 대학이 자율성을 띠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총장직선제가 아닌 총장간선제가 이뤄질 경우, 대학은 외부의 압박으로 휘둘릴 위험성이 있다. 우리대학의 일은 물론이고 타 대학에서의 총장임명 건으로 최근 몇 차례 정부승인을 거절당한 사례는 이러한 위험이 단지 염려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대학은 대학 내 선거를 통해 정당성을 가지고 외부의 힘을 견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나주희 한국어문 14 :
6월 민주 항쟁을 기점으로 등장한 총장직선제는 대학 민주화의 상징적인 요소였다. 학내에서 총장을 직접 선출한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총장직선제는 교수들 간의 파벌 싸움과 그로 인한 학내 정치화를 야기하면서 본래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변질되고 있다. 결국 정치권의 압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도입됐던 총장직선제는 스스로를 또 다른 정치권 아래 놓이게 만들었다.

요즘 정부는 대학들에게 재정 지원을 빌미로 총장 직선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대학의 자율성을 회복시키려는 것보다는 또 다시 대학을 정치권의 입맛에 맞게끔 개편하겠다는 것과 다름없어 보인다. 총장직선제 대신 이를 보완할 새로운 제도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총장 간선제가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인지 의문스럽다.

이아영 생명과학 15:
대학 총장은 한 학교의 대표가 된다는 것과 동시에 학생들의 소리를 듣고 학교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총장 직선제를 시행했을 때 단점으로 거론되는 교수 간 파벌 다툼은 문제가 있다. 교수는 ‘대학에서, 학문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총장 직선제를 시행됐을 때 교수 간 파벌다툼은 정치와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학생들이 학문을 배워야 하는 곳에서 정치를 배우고, 국회 수준의 다툼을 보게 될 수 있다는 걱정이 든다. 이런 단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학생들이 직, 간접적으로 의견을 내 총장 선출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면 좋겠다. 학생들이 참여해 총장을 선출한다면 더욱 평화롭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총장을 선출할 수 있을 것이다.

정빈 중어중문 13 :
지금까지 각 학교의 총장들은 모두 총장직선제로 선출되었다. 하지만 최근 교육부에서는 총장임용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최종적으로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총장을 선출하는 ‘총장간선제’를 추진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총장을 선출할 때 발생하는 교수들의 파벌싸움과 비리를 방지하기 위해 총장을 임명받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자유민주주의체제에 살고 있다. 따라서, 대학에서도 자유민주주의는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총장을 임명 받게 되면, 대학에서의 민주주의는 없어지는 것과 같다. 우리의 의견을 모아 뽑은 총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회의 기둥을 담당하고 있는 대학에서 민주주의를 경험하지 못한 대학생들이 사회인이 됐을 때 어떻게 자유민주주의를 자유롭게 향유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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