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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권하지 않는 사회[기자 25시]
오진화 기자  |  smpojh85@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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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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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밥이 곧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다. 하지만 이는 옛말이 돼 버렸다. 요즘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시간이 없어서’ ‘귀찮아서’ 등 다양한 이유로 식사를 거르기 일쑤다. 불규칙한 식사에 있어서 숙명인도 예외는 아니었다.

  숙명인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하루 세 끼를 챙겨먹지 않는 학우들 중 32%가 그 이유로 ‘시간이 없어서’를 꼽았다. 그들은 대외활동, 각종 시험 준비, 아르바이트, 과제를 하다보면 시간이 부족해 밥 먹을 시간을 놓치게 된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공감할 수 없었다. ‘얼마나 바쁘게 살길래 밥 먹을 시간도 없을까’ ‘바쁘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나’ 하고 말이다.

  하지만 취재를 하면서 그들이 왜 밥을 챙겨먹을 수 없는지 이해하게 됐다. 고등학생 시절, 우리는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수학 공식 하나라도 더 암기하는 데 몰두했다.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잃어버린 채 사회가 정해 놓은 ‘대입’이라는 목표를 위해 달려오다 삶을 스스로 포기한 이들도 적지 않다. 그토록 바라왔던 대학에 들어온 후 무엇이 달라졌을까. 오히려 더욱 불안해졌다. 대학 등록금 천 만원 시대. 다음 학기를 무사히 다니기 위해서는 방학에 아르바이트는 필수다. 여행은 꿈같은 소리다. 캠퍼스의 낭만을 만끽해 보려하지만 주위에서는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라 한다. 그래서 학교수업을 마치고 발걸음을 향하는 곳은 다름 아닌 학원이다.

  현재 젊은이들은 ‘88만원 세대’ ‘삼포세대’라 일컬어진다. 해마다 청년실업률이 증가하는 등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젊은이들에게는 지금 당장 밥을 먹는 것보다 미래의 안정적인 ‘밥’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오늘도 그들은 밥을 포기한 채 바쁜 하루를 보낸다.

  사회가 정해 놓은 ‘가이드라인’은 대학생들이 밥을 챙겨먹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다. 대학 졸업장을 취득해야만 또는 어느 정도의 영어점수를 가지고 있어야만 취업이란 문을 두드릴 수 있다. 그러니 학생들에게 편하게 밥 먹을 시간은 그저 사치일 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아르바이트와 학원, 그리고 학점으로 청춘을 바쁘게 보내는 이들이 아닌가.

  우리나라 대학생 10명 가운데 2명은 영양 상태가 불균형하다고 한다. 어떤 이들은 대학생들의 불균형한 영양 상태에 대해 자기관리가 부족하다며 쓴소리를 쏟아낸다. 이제 학생들에게 밥을 제 때 챙겨먹지 않는다는 잔소리는 그만 하자. 그들이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것은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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