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총학선본 '터닝포인트' 분석

제46대 총학생회 선거는 ‘터닝포인트’선거운동본부(선본)에 대한 찬반으로 치러진다. 총학생회장 후보는 최인경(법 11) 학우, 부총학생회장 후보로는 이정민(중어중문 11) 학우가 출마했다. 최 학우는 “학교를 다니며 가졌던 문제의식을 많은 숙명인들과 나누고 싶었다”며 출마 동기를 말했다. 이 학우는 “문과대 학생회장을 하며 배운 점도 많지만 단과대 차원이라 한계에 부딪힐 때가 많았다”며 “숙명인 모두를 만나면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이 많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 ▲이정민(중어중문 11) 부후보(왼쪽)와 최인경(법 11) 정후보 <사진=이혜진 기자>

◆ 공약 분석
총학생회 선거 기간인 요즘, 각 대학 선본의 인기 공약은 단연 ‘등록금 인하’이다. 터닝포인트 역시 등록금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45대 총학생회 새날의 공약이 등록금 15% 인하였다면 이번 터닝포인트는 10% 인하이다. 본교에 적립금 명목으로 축적된 2,052억원을 등록금 인하를 위해 사용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반값 등록금은 박근혜 정부가 내세운 공약이기도 하기에 국가에도 요구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등록금에 대한 논의는 계속해서 있었다. 학우들은 몇 년 간 논의만 지속되는 것에 지쳐 가고 있다. 올해는 0.5%가 인하돼 인하됐어도 된 것 같지 않은 찜찜한 상태였다. 터닝포인트는 첫 번째 리플릿에 ‘당선직후-겨울방학-개강 후’로 나눠 공약 이행을 위한 구체적 행동 대책을 제시했다. 단순히 공약만 나열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간 리플릿이다. 그러나 리플릿에 제시된 과정은 그동안의 학생회가 했던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말뿐인 공약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행된 공약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좀 더 체계적이고 강력한 접근 방식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본부에 요구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까지 요구하겠다는 점도 높이 살 만하다. 사실 본교와 같은 사립대학에서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보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등록금에 대한 숙명인들의 여러 의견들, 전문가 의견 등을 잘 듣고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길,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도출하길 기대한다.

등록금 공약 이외에 터닝포인트가 제시한 3대 공약은 ‘셔틀버스 운행’ ‘실험ㆍ실습비 문제 해결’ ‘G-MATE제도 개선’이다. ‘G-MATE제도’같은 경우 그동안 언급되지 않았던 참신한 공약이다. 그러나 나머지 공약은 진부한 감이 있다. 셔틀버스 문제는 주기적으로 학우들의 요구가 있고, 전대 총학생회에서도 운행을 재개하려던 적이 있다. 그러나 매번 예산 문제로 좌절됐다. 이미 반쯤 학우들은 셔틀버스에 대한 미련을 버린 상태인 듯하다. 가끔 순헌관 사거리에 멀뚱히 주차돼 있는 셔틀버스를 보면서도 별 감정을 못느끼는 것은 그만큼 이 문제가 오래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험ㆍ실습비 문제 또한 마찬가지다. 논의된 지 오래되지는 않았으나 문과대 학생회에서 이미 추진했던 부분이다. 즉 이 학우가 문과대 학생회장 시절 시행했던 프로젝트라는 점이다. 이처럼 계속해서 기존 사안에 대해서만 논의되니 공약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터닝포인트는 이에 대해 “오랫동안 지지부진했던 문제가 실제적인 변화를 시작해야한다”며 “학우들의 요구에서 출발하는 것이 공약이고, 과거의 문제와 겹친다는 점에 민감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일리가 있는 말이지만 아쉬움은 여전하다. 항상 문제가 됐던 사안은 ‘당연히’ 다뤄야 할 문제다. 그 외에 학우들의 목소리를 담은 참신한 공약이 필요했다.

◆ 선본 분석
공약 외에도 터닝포인트는 그 정치 성향으로도 학우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제41대 총학생회인 ‘체인지’부터 본교 총학생회는 소위 말하는 ‘운동권’이었다. 이에 이 학우는 “운동권이라는 단어의 정의가 상대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학생들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 운동권이라면 나를 운동권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덧붙여 “운동권 라인으로 우리를 평가하기보다 우리 선본 자체와 공약을 봐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약력에 써있듯 터닝포인트의 후보들은 기존 총학생회와 연관이 있다. 최 학우는 법과대학 부학생회장으로 활동한 바 있으며 이 학우는 44대 총학생회 ‘후마니타스’의 연대사업국장이었다. 한 라인으로 봐주지 말아줬으면 하지만 과거의 행적과 이미지를 지울 수는 없다. 사실 매번 총학생회실에 있었던 사람이 계속 그 자리에 있는 느낌이다. 견제 기구가 없는 느낌이랄까. 그런 점에서는 한 선본이 떨어져 단선으로 진행된 이번 선거가 아쉽기도 하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터닝포인트의 후보, 그들의 공약 자체를 보려는 학우들의 시선 정립도 중요하지만, 학우들의 생각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선본 자체적으로 ‘운동권 라인’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행동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하며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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