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 > 기획
상아탑에 매달린 시간강사의 애환
정소영 기자  |  smpjsy71@sm.ac.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07.04.0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시간강사의 3중고, 낮은 보수-부족한 연구시간-불안정한 고용


‘보따리 장사’는 대학에서 매주 정해진 시간동안 강의를 하고 시급을 받는 시간강사를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이 말에는 이곳저곳 대학을 옮겨다니며 강의하는 시간강사의 애환이 담겨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시간강사는 국공립대학 7만 6,718명, 사립대학 1만 512명을 포함해 총 8만 5,000여 명에 이른다. 인원이 많은 만큼 시간강사가 대학에서 담당하는 강의비율도 높다. 열린우리당 유기홍 의원실에서 발표한 ‘대학교원 실태조사 분석’에 따르면 대학 내에서 전공과목의 38.8%, 교양과목의 60.6%를 시간강사가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시간강사에 대한 대학의 의존도는 높지만 그들에 대한 처우는 이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낮은 보수, 연구 시간과 장소의 부재, 보장되지 않는 고용과 같은 문제는 그들의 학문적 자유까지 침해한다.


가장 큰 문제는 시간강사의 낮은 강의료와 부족한 연구 시간이다. 시간강사의 강의료는 보통 시간당 3~4만 원대로 한 학교에서 3학점 수업을 맡을 경우 매달 약 50~80만 원의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시간강사 중 기혼자(75%)와 40대 이상(40%)의 비율이 높은 편인데, 박봉의 강의료로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것도 힘든 실정이다. 따라서 이들 대부분은 여러 대학을 전전하며 강의를 하고 있다. 강의를 맡을 경우 순수한 강의시간 외에 학사관리와 같은 부가적 노동도 필요해 정작 학문을 탐구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시간강사에서 교수로 진급하는 것 역시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까다로운 임용심사와 대학 내 구조조정이 그 이유이다. 교수가 되기 위한 심사규정이 더욱 까다로워지는 데에는 평균 학력이 올라간 탓도 있지만 인건비를 아끼기 위한 대학의 계산 역시 포함돼있다. 이 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대학 구조조정이 급속도로 진행돼 지난 3년간 지원자가 정원 미달인 국공립대학의 학과나 전공과정은 다음해부터 교수를 새로 채용할 수 없게 된다. 또한 다른 지역 사립대학간의 통폐합도 허용되면 신임교수 채용이 줄어든다. 이때 인문학과 같이 교수임용 외에 진로가 좁은 분야의 연구자들에게는 더욱 타격이 크다.


시간강사가 겪는 고충들이 누적되면 이는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이어진다. 석ㆍ박사 학위 취득 등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에 비해 그에 마땅한 대우가 보장되지 않아 젊은 인재들은 학문을 이어가기 보다는 취업의 문을 두드리게 된다. 이처럼 시간강사들에 대한 질낮은 대우가 계속된다면 학문탐구의 맥이 끊기는 현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는 고학력자에 의한 지식활동이야말로 미래를 지탱하는 힘이다. 대학교육의 상당 부분을 맡고 있는 시간강사들에게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는 물론 사회의 발전을 고려해 아낌없는 지원을 해줘야 할 것이다. 돈 많은 ‘명예박사’와 생계유지에 급급한 ‘시간강사’가 공존하는 한 대한민국의 미래는 결코 밝지 않다.


우리 학교는… 1,330여 명 강사가 강의의 45% 담당


우리 학교의 경우 시간강사는 918명으로 전체 교ㆍ강사 1,339명의 68.5%를 차지한다. 과목 수로 따지면 2,522개의 교과목 중 시간강사는 1,167개(45%), 교수는 1,385개의 과목을 맡고 있다. 시간강사의 인원수에 비해 교과목 담당 비율이 적은 것은 교수는 한 명이 여러 과목을 맡지만 시간강사는 한두 개의 강의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학사지원팀 김대석 차장은 “음대나 미대의 경우 개인레슨과 실습 과목이 많아 전임강사만으로는 충당하기 어려워 시간강사를 활용하고 있으며 교직과목에도 시간강사가 편중돼있다. 따라서 전체 강의에서 강사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강의료는 강사의 등급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 학부와 대학원에서 강의하는 강사는 AㆍB급으로 분류돼있다. A급은 4년제 대학의 정교수급에 해당하며 시간당 44,100원의 강의료를 지급, B급은 4년제 대학의 조교수와 전임강사급으로 시간당 41,400원의 강의료를 지급한다.


시간강사의 선발과 수업 배정은 학칙의 기준에 위배되지 않는 한도에서 각 학과 교수들의 재량으로 결정된다. 기준은 ‘타대 전임강사 이상의 교원이고 학사학위 이상의 학위 소지자 또는 타대학 강의 경력이 1년 이상이거나 석사학위 취득 후 연구 경력이 2년 이상인 자’이다. 이를 만족하거나 예외적으로 특정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이 있을 경우 학과 교수들의 추천을 통해 매학기 선발한다.


강사휴게실은 진리관ㆍ명신관ㆍ순헌관ㆍ음대ㆍ미대ㆍ약대ㆍ이과대의 일곱 군데에 위치해 있으며 등록증을 만들면 도서관 이용도 가능하다. 명신관 강사휴게실에서 만난 한 시간강사는 “휴게실의 시설이 다른 곳에 비해 깨끗한 편이라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소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단과대학 5개, 선거 무산으로 재선거 예정
2
제52대 총학생회장단 선거, 단일 선본으로 진행
3
아래로부터의 정보혁명, 블록체인
4
청파만평
5
[디지털 퍼스트] 본교 노동조합, 수요집회서 재정 확충 요구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발행인 : 강정애 | 편집인 겸 주간 : 육성희 | 편집장 : 한예진 | 발행처 : 숙명여자대학교|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정애
우)140-742 서울특별시 용산구 청파로 47길 100 숙명여자대학교 숙대신보사
행정실 ☎ 710-9150 (Fax) 706-2695 / 편집실 ☎ 710-9721 / 9152
Copyright © 2019 숙대신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mnews@sookmyu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