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2월 국민일보 파업 시작으로 MBC, KBS, YTN 등 6개 언론사 노조 제작 중단 선언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결방이 8주째 이어지고 있다. 명실상부한 토요일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자랑하던 프로그램이 한 달 넘게 방영되지 않은 것이다. 그 원인에는 지난 1월 말부터 이어져온 MBC의 파업이 자리 잡고 있다. MBC뿐만이 아니다. 현재 공영방송 KBS와 뉴스 전문 채널 YTN, 국내 종합 뉴스 통신사 연합뉴스 등 총 6개의 언론사 노조가 제작을 중단하고 있다.

 

  가장 먼저 파업에 뛰어든 곳은 국민일보다. 국민일보는 지난 해 12월 22일부터 100일 가까이 파업을 해오고 있다. 그로부터 약 1달 뒤인 올해 1월 30일에는 MBC 노조가 파업을 시작했다. 이어 이 달 초부터는 KBS, YTN, 연합뉴스가 각각 6일, 9일, 15일에 연이어 파업에 동참했다. 한편 제1노조(KBS노조)와 제2노조(KBS본부노조)가 분리돼 있는 KBS의 경우에는 현재 ‘제2노조’만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작은 달랐지만 이들이 주장하는 바는 크게 다르지 않다. 각 언론 노조들의 입장은 ▲친 정부적 성향의 사장에 대한 퇴진 ▲언론의 공정성 회복으로 좁혀진다. 국민일보 노조는 조민제 회장의 퇴진과 조상운 노조위원장 해고 철회 등을 주장하며, MBC 역시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KBS와 YTN, 연합뉴스 노조 또한 현 사장에 대해 불신임 의사를 내비치며, 소위 ‘낙하산’ 사장이 퇴진할 때까지 무기한 파업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 방송 노조들은 팟캐스트를 통해 ‘공정 보도’를 지켜나가고자 했다. 지난 8일 MBC 노조에서는 유투브를 통해 <제대로 뉴스데스크>를 공개했으며, KBS 노조의 <리셋뉴스>와 전국언론노동조합의 <뉴스타파> 또한 네티즌들의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다.

  한편 파업이 장기화 되면서 각 언론사에서는 점차 그 피해가 가시화 되고 있다. 지난 17일 <무한도전>의 시청률은 20%대에서 6.5%로 대폭 하락해 동시간대 최저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MBC 뉴스데스크는 파업 이후 방송 시간이 10분~15분으로 축소 편성돼 시청자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특히 연합뉴스의 파업은 뉴스 제작에 직접적인 피해로 돌아갔다. 기존에는 파업으로 인해 인원이 감소 해도 통신사인 연합뉴스에서 제공받은 1차보도자료를 정리해 뉴스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연합뉴스의 파업으로 그 마저도 여의치 않아진 것이다.

 

노조 “친정부 사장 퇴진하라”
사측 “강경 대응 하겠다”

 

  이처럼 평균 한 달 이상 지속되는 파업에 사측에서는 더 이상 지켜만 볼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각 언론사측은 업무 방해를 명목으로 파업에 참여한 기자들을 해임하거나 고소를 하는 등 강경하게 대처하고 있다. 지난 6일, MBC는 김재철 사장의 명의로 노조 집행부원들에게 총액 3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제대로 뉴스데스크> 제작에 참여한 노조 간부 4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이 해고되기도 했다. KBS 사측 또한 “결근계를 제출하지 않고 7일 이상 결근 할 경우 직권 면직을 할 수 있다”는 인사규정을 들어 집단 면직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사측의 강경 대응에도 불구하고 편집권을 지키기 위한 언론사들의 노력에 최근에는 대학 언론도 동참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12일에는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이하 서언회)’ 소속의 10개 대학 학보사 편집국장들이 KBS에서 열린 ‘김인규 사장 퇴진을 위한 국토대장정 출정식’에서 파업 지지 발언을 보냈다. 이날 서언회 회장을 맡고 있는 국주연(경희대 언론정보 10) 대학주보 편집국장은 “사실 그동안 진실을 보여주지 못하는 KBS의 모습에 실망스러울 때가 많았다”며 “당장의 볼 권리가 아닌 먼 미래의 알 권리를 위해 끝까지 싸워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숙명인 63% 언론 파업 찬성
대학가도 지지 움직임 보여

 

  그렇다면 대학 내에서 현재의 언론 파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떨까. 본지가 숙명인 1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우들의 63%가 언론 파업에 찬성한 한편 24%의 학우들은 ‘잘 모르겠다’는 의견을 보였다. 또 ‘현재 언론사 총 파업의 원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라는 질문에는 43%의 학우들이 ‘대체로 아는 편’이라고 답했으며 30%는 ‘보통’이라 답했다. 이처럼 언론 파업의 경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인지하는 학우는 적은 편이었다. 뿐만 아니라 MBC의 경우에는 99%의 학우들이 파업 사실을 알고 있는 데 비해, 연합뉴스의 파업 사실에 대해서 26%의 학우만이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본교 배정근(미디어 전공) 교수는 “지금의 파업 사태는 언론이 비판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며 “언론의 독립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