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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눈동자가 답을 말한다[한마루]
숙대신보  |  shinbosa@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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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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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미정(마케팅전공 박사7학기)  
 
지금 나는 숙대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있다. 앞으로 몇 년 후면 나는 ‘국내 박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나보다 먼저 국내에서 공부를 하신 나의 한 지인은 공부를 시작할 무렵 나에게, 국내에서 박사공부를 한다는 것은 무한한 불확실성속에서 난행고행(難行苦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덧붙여 끝이 보이지 않는 길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라고도 했다. 불확실성, 난행, 고행, 지도교수님, 동기, 선후배와의 트러블…… 큰 포부를 안고 시작하는 나에게 그 당시 그 분의 그 말은 그저 힘 빠지는 말들 중 하나였다. 그러나 지금은 고개를 좌우 저었던 단어들이 피부에 와 닿고 있다. 국내 박사로 한국 사회에서 자리 잡기란 어렵다. 학교로 말하자면, 서울과 수도권은 말할 것도 없고, 지방에서도 미국 박사가 주로 선택되고 있다고 한다. 국내 박사학위로는 교수되기가 어렵다는 말이 점차 정설로 굳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어려운 것이 불가능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 비율이 낮지만, 국내 박사들이 교수로 채용되는 경우가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물론 곱절의 시간이 걸리고, 곱절의 노력과 성과가 필요할 것이라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사회의, 현실의 팍팍함만을 탓하고 있을 수는 없다. 우리의 눈동자는 우리의 열정과 열망이 얼마만큼인지를 보여준다. 우리의 눈동자가 답을 말한다. 만약 흔들리는 눈동자로 불안한 미래만 보고 있다면 우리의 가능성 또한 스치는 바람에도 흔들리는 나뭇가지와 같을 것이다. 언제까지 연장만 탓하는 목수가 될 것인가?

  나는 요즘 들어 계속 공부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논문. 생각을 문서화하는 이 작업은 정말이지 어렵다. 그러나 논문을 쓴다는 것. 나에게는 축적되는 지식보다는 열심히 노력했던 과정에 대한 기억들이고, 내 삶의 새로운 자극제가 돼가고 있다. 예전만큼 즐기지는 못하지만 잘 참아주는 나의 몸. 조금씩 느끼기 시작한 학문의 즐거움. 즐기는 자는 누구도 넘어설 수 없다. 전공은 상관없다. 한 우물만 수년에 걸쳐 판다면 결국 즐기는 사람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그리고 그 학문에 대한 즐거움과 열정이 꽃이 필 때를 기다리면 된다.

  꽃은 저마다 피는 계절이 다르다. 개나리는 개나리대로, 동백은 동백대로, 자기가 피어야 하는 계절이 따로 있다. 꽃들도 저렇게 만개의 시기를 잘 알고 있는데, 왜 그대들은 하나같이 초봄에 피어나지 못해 안달인가? … 잊지 말라. 그대라는 꽃이 피는 계절은 따로 있다. 아직 그때가 되지 않았을 뿐이다. 그대, 언젠가는 꽃을 피울 것이다. 다소 늦더라도, 그대의 계절이 오면 여느 꽃 못지않은 화려한 기개를 뽐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고개를 들라. 그대의 계절을 준비하라.

  서울대 김난도 교수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읽고, 책상이며 수첩에 바로 옮겨 적은 글귀이다. 우리는 스스로 우리의 열정과 열망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 비록 내가 5월에 만개하는 장미가 아닐지라도, 겨울에 피어나는 화려한 동백꽃이면 된다. 나의 목표가 분명하고, 나의 열망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지금의 이 시간들에서 허망한 고행과 난행을 겪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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