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라이벌]

스티브 잡스 VS 빌게이츠

지난 6일, ‘IT의 황제’라 불리던 ‘애플(Apple)’ 사의 CEO 스티브 잡스(1955~2011, 미국)가 5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가 떠났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심지어 어떤 아이폰(IPhone) 사용자들은 “아버지를 잃은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날 누구보다도 먼저 “그와 함께 일할 수 있었던 것은 말도 안 되게 무한한 영광이었다”는 애도의 말을 전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사의 창업주 빌게이츠(1955~, 미국)입니다. 이들은 30여 년 전에 처음으로 만나 7,80년대 PC의 발전을 주도해 온 장본인들이죠. 지금부터 이 두 명의 컴퓨터 천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동등한 위치에서 힘겨루기를 해오던 그들이지만, 사실 자라온 배경에서는 큰 차이를 보입니다. 학창시절 빌 게이츠가 엘리트 코스를 밟은 ‘범생이’였다면 스티브 잡스는 온갖 기행(奇行)을 일삼은 기인에 가까웠죠. 이런 차이는 집안 환경에서부터 비롯됐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빌 게이츠는 변호사인 아버지와 학교 선생님인 어머니 사이에서 자랐습니다. 그는 명문 사립학교 ‘레이크사이드’에 재학 중이던 13살에 학교에서 처음으로 컴퓨터를 접하게 되죠. 이후 그는 하버드 대학교에 입학해 본격적인 컴퓨터 연구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그는 대학생 때 이미 최초의 마이크로컴퓨터용 프로그래밍 언어 ‘BASIC’을 개발했습니다.

비교적 유복한 집안에서 성장한 빌 게이츠와 달리 스티브 잡스는 불행한 어린 시절을 거쳤습니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친부모에게서 버려지고 1주일 만에 입양을 가게 됐습니다. 이후에도 초등학생 시절에는 학교를 빼먹기 일쑤였고, ‘리드 대학교’에 입학했지만 1학기 만에 중퇴하고 말았습니다. 그가 컴퓨터를 접한 것도 고등학교 졸업 후 전자회사 ‘휴렛 팩커드’에서 여름 인턴으로 일할 때가 처음이었죠.

그렇게 두 명의 청년은 각자의 위치에서 점차 능력을 발휘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업계에 발을 디딘 것은 빌 게이츠입니다. 그는 1975년에 자본금 1500달러를 가지고 대학 친구 폴 알렌과 함께 ‘마이크로소프트사’를 창업했죠. 당시 그의 나이 21살이었습니다. 이후 1981년 그들은 개인용 컴퓨터(PC) 운영체제인 ‘MS-DOS’를 만들었고, 2년 뒤에는 드디어 ‘윈도우’ 시리즈를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스티브 잡스는 1976년에 스티브 워즈니악과 함께 ‘애플’을 설립합니다. 비록 회사를 세우는 데서는 한 발 늦었지만, 사실 세계 최초의 PC 운영체제는 애플에서 개발됐습니다. 그러나 ‘GUI(Graphic User Interface)’ 방식의 이 운영체제는 마케팅 실패로 약간의 관심만을 끌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 갔죠. 요즘 ‘IMac’에서 사용되는 ‘메킨토시’ 운영 체제는 1984년에 처음 세상에 나온 것입니다.

회사 설립 이후 그들은 경영 방식에 있어서도 서로 다른 행보를 보였습니다. 우선 빌 게이츠는 ‘쉽고 편리한’운영 프로그램을 추구했습니다. 때문에 아이콘의 활용도를 높이고 프로그램 관리 과정을 간소화 하는 등의 노력을 했죠. 이와 달리 스티븐 잡스는 ‘도전’과 ‘완벽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겼습니다. 특히 ‘도전’은 스티브 잡스를 대표하는 키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도전의 결과 한국에서만 200만 명이 사용하고 있는 ‘아이폰’을 탄생시켰습니다.

이렇게 두 사람은 기술자로서, 또 기업가로서 한 시대를 주름잡았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사망으로 그들의 화려한 경쟁은 막을 내렸지만 그 혁신을 위한 정신만큼은 우리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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