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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것도 영화 보는 것도 남달랐던 '영화쟁이'CJ엔터테인먼트 해외영화 마케팅 팀장 권미경(물리 95졸) 동문
최태양 기자  |  smpcty77@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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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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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가죽자켓에 얼굴의 반을 덮는 굵고 둥근 안경. 올해 서른아홉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풋풋한 모습의 권미경(물리 95졸) 동문은 “제가 원래 화장을 잘 안하고 다녀서요. 머리도 오늘 좀 많이 뻗쳤는데”라며 소탈한 미소를 지었다. 영화 <트랜스포머 1,2><쿵푸팬더><슈렉>과 이번 달에 개봉한 <인디에어>등 이 낯익은 제목의 영화들은 모두 권 동문의 손을 거쳐 국내에 소개됐다. 권 동문이 CJ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영화 산업에 뛰어든 지 4년. 그 동안 수많은 해외 영화들이 권 동문의 홍보덕분에 대중들의 관심을 샀다.

마케팅을 만난 '영화광'

영화 사업에 발을 내딛기 전 10여년을 광고업계에서도 활동한 권 동문의 이력은 화려하다. 배우 최민식이 노래 ‘젊은 그대’를 부르며 친구를 위로해주는 CF를 기억하는가. 2004년 대한민국광고대상을 수상한 이 CF는 권 동문이 광고대행사 웰콤에서 일할 당시 기획한 것이다. 그는 이밖에도 SM7 자동차, 미닛메이드 음료수 등의 광고를 맡기도 했다. “물리학과로 진학했지만 마음 속 에는 늘 뭔가 있었던 것 같아요.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딴따라 짓을 해보고 싶은…”이라고 말하는 권 동문의 성향은 광고에서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대학생때 애드파워(AD Power)라는 동아리에 들어가서 활동했고 그 때부터 졸업 후에 광고 쪽으로 향후 진로를 결정했어요.” 이과대학을 졸업 한 권 동문은 광고에 대한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결정했다. 대학원에 지원해 면접을 보던 날, 권 동문에게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면접 대기 중에 신문을 읽는데 ‘농심기획’ 제1기 공채 광고를 보게 됐고 지원을 해봤어요. 그런데 대학원과 농심기획 모두 같은 날 시험을 보게 돼있더군요.” 광고에 흥미를 갖고 있던 권 동문은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대학원은 잠시 뒤로 미루고 농심기획에 면접을 보러갔다. 면접의 결과는 다행히 합격. 권 동문은 그 곳에서 양파링, 양파깡, 새우깡 등의 광고를 기획하는 기회를 얻었다.

이후 농심기획에서 활동하던 권 동문은 런던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미디어과에서 잠시 미뤄뒀던 홍보ㆍ광고에 대한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다. 그 뒤 곧바로 광고대행사 웰콤에 입사한 권 동문은 그곳에서 만난 인연으로 현재 일하고 있는 CJ엔터테인먼트로 가게 됐다. “같은 직장에 제 상사로 있던 선배로부터 ‘사람을 좀 추천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어요. 영화광(光)이었던 저에게 솔깃할만한 제안이었어요. 순간 ‘제가 가면 안 될까요’라고 물었고 지금 이 자리에 오게 된거죠.”

권 동문이 자신에게 온 기회를 망설임 없이 잡았던 것은 그의 영화에 대한 남다른 관심 때문이었다. “부산영화제, 전주영화제 등 영화제란 영화제는 거의 다 찾아갔어요. 흥행 1, 2위 영화를 챙겨보는 건 기본이고 개봉작까지 모두 챙겨봤을 정도로 영화를 좋아했어요.” 자신을 ‘영화 쟁이’라고 말하는 권 동문은 현 직장에 입사하기 전 이미 영화관의 VVIP고객이었다. “영화를 많이 보니까 누군가 영화 내용은 어떤지, 주인공은 누구인지 물었을 때 바로바로 대답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더군요. 더욱이 한 영화에 대해 개봉 당시의 상황, 극장의 분위기까지 기억하고 있던 것이 비슷한 장르의 영화를 개봉할 시기와 반응을 예측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영화 마케팅 사업을 하는데 권 동문의 유별난 영화 사랑도 도움이 됐지만 그의 놀기 좋아하는 성격도 한몫했다. “제가 대학교 1학년 때는 학과대표, 3학년 때는 학과장을 했거든요. 그때 단체 미팅이나 일일호프를 시작해 단합과 노는 쪽으로 분위기를 이끌었어요. 즐기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열심히 놀았죠(웃음).” 대학시절 소위 ‘좀 놀 줄 알았던’ 권 동문에게는 노는 것도 배움의 일종이었다. 권 동문은 “신나게 놀되 그냥 즐기는 것에서만 끝나진 않았어요. 가령 홍대 앞을 갔는데 정말 잘 되는 클럽을 본다면 그냥 지나칠 것이 아니라 잘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다른 곳들과의 차이점을 찾아보면서 분석하는 시각을 길렀죠”라며 놀 때도 자기 나름대로의 관점을 기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 홍보, 좋아하고 잘하는 일


권 동문은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직업을 찾은 사람이었다. “광고와 홍보를 계속 해왔기 때문에 이 분야에선 자신이 있었고, 영화를 좋아하는 마음도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영화 홍보가 저에게 잘 맞았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죠. 직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으니까 일을 즐기면서 하게 되죠.”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그는 ‘평생직장을 찾는다면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의 일치점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어느 한 쪽을 선택하게 되면 미련이 남길 마련이거든요. 그런데 많은 사람들의 직장생활을 보면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이 구분이 안 돼 있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경우 일에 대한 발전의 속도가 느려요. 왜냐하면 자신이 잘하는 일을 하면서도 좋아하는 것을 계속 지향하게 되고, 또 잘하는 쪽으로 가도 좋아하는 일이 아닌데 과연 결과가 좋을 수 있을까요?”

그러나 요즘 많은 대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았다고 해도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지 못해 좌절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권 동문은 이런 학생들에게 ‘몇 단계 낮은 곳에서 먼저 시작할 것’을 권유했다. “먼저 경력을 쌓는 것이 좋아요. 회사는 좋지 않은데 성과물이 좋다면 금세 같은 계열사에 소문이 나길 마련이에요. 작은 회사라도 자신의 경력을 잘 관리하면 쌓이는 경력만큼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거예요”

마지막으로 권 동문처럼 광고ㆍ홍보 계열로 진로를 결정한 경우 갖춰야할 능력에 대해 조언을 구하자 그는 ‘트랜드’에 대해 강조했다. “광고나 홍보계열에서 일하려면 트랜드에 민감해야 돼요. 트랜드는 Lead와 Read가 있는데, Read의 경우 예를 들면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이 DMB를 보기 때문에 지하철 광고가 많이 줄었어요. 그러면 광고하는 사람들의 경우 ‘DMB 광고를 더 늘려야 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죠. 이런 동향을 읽을 줄 알아야 해요. 그리고 Lead는 요즘 추세가 어떻게 흐르는지 파악한 후에 더 발전된 방향으로 트랜드를 이끌어가는 능력이에요.”

영화쟁이라면 '일체유심조'

권 동문의 좌우명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이다.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란 뜻의 이 말에는 어둠 속에서 물을 찾다가 해골에 고인 물을 맛있게 마신 원효대사의 깨달음이 담겨있다. “뭐든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이 말은 제 직업에도 그대로 적용돼요. 영화를 재미없게 보면 안 좋은 이야기만 나오니까 직업상 영화를 볼 때 굉장히 재밌게 봐 야해요. 그래야 ‘이 부분을 사람들에게 소개하면 재미있게 보겠구나’라는 장면을 선정할 수 있거든요.” 이처럼 권 동문의 몸에 배어 있는 긍정적인 자세 앞에 힘듦도 무너졌다. 권 동문은 지금의 위치까지 오르는데 가장 힘들다고 느꼈던 벽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딱히 없었던 것 같다”라고 대답했다. “늘 좋게 생각하자” 권 동문이 두 주먹을 가볍게 쥐고 높이 올리며 숙명인들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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