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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피가 섞여야만 가족인가요?
남다정 기자  |  smpndj77@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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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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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8일 발간 1192호


지난 2일, 기자는 장편소설『나쁜 피』의 작가 김이설 씨를 인터뷰했다. 소설에 나오는 가족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그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가장 많은 상처를 주고받는 것은 사실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이죠.” 소설『나쁜 피』에서 이 상처는 좀 더 극단적으로 그려진다. 여기서 가족은 희망ㆍ위안ㆍ사랑이 아닌 지독한 불행과 폭력 그 자체이다. 가족에 대한 증오를 가진 주인공은 결국 피가 섞이지 않은 새로운 ‘가족’과 함께하게 된다. 그들은 핏줄을 넘어서는 새로운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소설처럼 타자(他者)들의 결합은 가족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현실에서도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또 다른 형태의 가족을 이루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전통적인 혈연관계에 구애받지 않고 공동체를 구성하는 ‘대안 가족’이다. 입양 대신 일정 기간 동안 아이를 맡아 키우는 가정 위탁, 결혼하지 않는 여성들의 비혼 여성 공동체 등이 이러한 예이다.
그러나 아직 대안 가족을 ‘쉽게 깨질 수 있는 가벼운 관계’로 보는 색안경 낀 시선들이 많다. 몇몇 사람들은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의 해체가 사회적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또한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대안 가족의 구성원들은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거나 마음의 상처가 있는 특별한 사람들일 것이라는 인식이 크다. 그러나 제도적 잣대나 편견만으로 그들을 평가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이들은 피가 섞이진 않았지만, 마음과 마음이 만난 유대감으로 피보다 진한 가족을 구성하고 있다.
때때로 우리는 ‘가족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가족관계를 방송매체나 주변에서 흔히 본다. 반대로 피로 맺어진 사이는 아니지만 서로 의지하며 사랑을 주고받는 경우도 볼 수 있다. 대안 가족의 중심은 혈연이 아닌 행복과 이해에 있다. 가족이 아님에도 가족 이상의 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인생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나눈다면 바로 그것이 진짜 ‘가족’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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