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지난 1188호 ‘숙명 사랑나눔제’ 취재를 위해 직접 현장을 찾았다. 처음 찾아간 쪽방촌은 ‘과연 이곳이 서울의 한 모습일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열악했다. 재개발, 실업, 파산 등의 이유로 이러 저리 치인 사람들이 살기 위해 모인 이곳. 취재를 요청하는 기자에게 한 아주머니는 “덮고 잘 이불이 없으니 지원 좀 해달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이처럼 쪽방촌의 상황은 하루하루가 힘들고 고단해 보였다. 그러나 쪽방촌의 더 큰 문제는 당장의 경제적 어려움이 아닌, 가난이 계속 대물림 된다는 사실일 것이다.

쪽방촌 사람들 대다수는 교육수준이 낮아 직업선택이 제한적이다. 직업이 있어도 임금수준이 낮아 근근이 먹고사는 실정이다. 쪽방촌 아이들도 이러한 환경에 노출되면서 가난의 악순환을 끊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들을 위해 여러 정책들을 마련했지만 수혜조건이 복잡하고, 매년 진행하는 프로젝트들은 단기적인 지원에 그치고 만다. 쪽방촌이 가난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서는 좀 더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지원 프로그램의 확대가 필요해 보인다.

‘1:1결연’과 같은 프로그램이 그 예다. 기존 학교 수업처럼 진행하던 직업교육을 전문가 1명과 쪽방촌 주민 1명을 연결해 전문기술을 집중적으로 전수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후원자는 결연을 맺은 주민이 경제적 자립 기반을 마련하는데 장기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이미 자신감을 잃고 무력해진 주민들도 직접적인 지지의 메시지를 통해 정신적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곳 아이들에 대한 지원도 빠져서는 안 된다. 자원봉사자가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과 1:1멘토가 된다면 아이들에게 각자 수준에 맞는 학습을 제공해 줄 수 있다. 또한 후원자가 결연아동의 성장상태, 교육환경 등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 가장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편,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에서 돈을 빌린 빈민들이 자립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돈이 생겼기 때문은 아니었다. 가난을 이겨내겠다는 굳은 의지가 그들을 가난에서 구제한 것이다. 이처럼 쪽방촌 사람들도 굳은 의지를 가지고 가난을 극복하는데 용기를 냈으면 한다. 그리고 그 ‘의지’가 그들에게 봄날을 가져다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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