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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여대'를 다녀 행복하다
숙대신보  |  shinbosa@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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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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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할까요?”
“교수님 감사합니다!”
이제 막 가을이 시작됨을 알리려는 듯 하늘은 높아졌고, 바람은 선선했으며 볕은 따뜻했다. 수업을 마치고 학교를 나오며 문득 나는 우리 학교가 너무나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를 차근차근 짚어보자면 학기 초 교재를 사느라 바빴던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2학년이 돼 본격적으로 전공 수업을 듣게 되니 필요한 전공서적들은 생각 외로 너무 많았다. 그렇게 나의 새 학기는 교재비 걱정과 함께 시작됐다.

그러나 역시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었다. 청파장터에 수없이 올라오는 교재판매글 안에도 내게 필요한 전공서적을 파는 학우들이 있었다. 청파장터는 학우들이 한 학기동안 깨끗이 사용한 교재를 다른 학우를 위해 내놓는 장터이다. 이곳을 이용해 나는 중고이지만 아직까지 질이 좋은 전공서적을 구매할 수 있었고 부담되던 교재비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물품을 사고 팔 때 만나는 학우들도 친절해 돈을 내고도 돈을 번 기분마저 들었다. 나는 평상시 외부에서도 중고거래를 많이 하는 편인데, 우리 학교 학생들은 내가 만나본 어떤 판매자들보다 친절했다.

사실, 나는 철없던 1학년시절 여대에 온 사실을 많이 후회했었다. ‘6년 동안이나 여중, 여고를 다니고 와서는 또 끔찍하게도 여대라니’ 라는 생각에 몸부림치며 나는 절망의 늪을 만끽하기에 바빴다. 그 시절 내가 대학생활에서 진정으로 원했던 것은 같은 또래의 남학생들과 같이 공부하며 남학생들에게서만 배울 수 있는 여러 생각들을 공유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시 여대에 발을 들이고 말았으니 내가 꿈꿔왔던 생각의 공유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1학년 초기에 나는 학교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그건 나의 큰 오산이었다. 같은 또래이며 거의 비슷한 생각들만을 교환하던 중ㆍ고등학교를 벗어나 대학에 오니 내가 여태껏 만나보지 못했던 아주 다양한 연령, 지역, 그리고 가치관을 가진 학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어리석은 후회로 일삼았던 내 여대생활의 1년을 반성하게 해준 후배ㆍ선배님들 그리고 동기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선선한 바람과 곧 찾아올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단풍이 한껏 만발할 가을의 교정을 기대하며 나는 오늘도 숙명‘여자’대학교에 씩씩하게 등교한다.

김혜원(홍보광고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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