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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예찬론
숙대신보  |  shinbosa@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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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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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가 떨어질 듯 졸다 불현듯 깨보니 내릴 정류장. 번개처럼 일어나서는 벨 위로 강하게 손도장! 빨간 불을 확인하곤 침착하게 가방을 챙기고 뒷문으로 내린다. 사소하지만 이럴 때마다 내 뛰어난 본능에 감격하곤 한다. ‘정신은 자고 있지만 몸은 깨어있는 건가’하는 불가사의한 의문마저 든다. 어쨌든 난 오늘도 어김없이 공덕역에 이르러 눈을 떴다.


내 하루는 버스와 함께 한다. 여간해서 먼 곳이거나 낯선 곳이 아닌 이상 버스를 탄다. 내가 지하철보다 버스를 선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버스는 인간적이다.
지하철을 처음 탔을 때 나는 내리기 전에 문이 어느 쪽에서 열릴까 연신 고개를 돌리면서 호기심을 감추지 못했고, 그토록 많은 사람들을 담고 또 쏟아내는 열차를 보며 ‘이거야말로 수도권의 대중 교통이구나’라며 감탄했다. 하지만 열차를 기다리며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고작 먼지로 뒤덮인 레일을 내려다보는 것뿐이었다. 열차가 들어옴을 알리는 경고음은 따귀를 때릴 듯이 강했고, 그 소리는 마치 탈출하라는 사이렌 소리처럼 들렸다.


버스 정류장에는 햇살과 비 그리고 바람이 허락된다. 특히 머리를 살짝 흩날려주는 미풍을 좋아하는 나는, 그런 날에는 버스를 기다리데 전혀 초조하지 않다. 하루를 통틀어 버스 정류장에서 가장 많은 ‘잡생각’을 한다. 비록 짧지만, 개인적으로는 참 유익한 시간이다. 이성적인 판단과 선택만을 하기 위해 주름에 힘 팍! 주던 두뇌도, 이때만큼은 긴장을 푼다. 버스를 타면 같은 듯 매번 다른 거리의 모습을 감상하듯 바라본다. 배려 깊은 버스는 그런 내 시선에 맞춰 너무 빠르지 않게 달린다. 만약 기사 아저씨 취향이 나와 비슷하다면, 기분 좋은 배경음악은 덤이다.


한데 요즘 들어 방해요소가 많아졌다. 버스에서 음악이나 DMB를 크게 켜놓는 무례하신 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심지어 버스 정류장에는 모니터가 버스 도착까지 3분이 남았음을 알린다. 버스를 타고 가서 만날 누군가와의 만남을 기대하던 사람들은 “전 정류장을 출발하였습니다”라는 기계음에 퍼뜩 정신을 차린다. 혼자만의 시간을 앗아가는 이런 방해요소들이 원망스럽다.


누구는 ‘버스에서 조는 거 갖고 변명 한번 장황하게 하네’라고 할 수도 있겠다. 만약 그런 분이 계시다면 약간은 안타까울 일이다. 그런 분은 정류장에 달려있는 네모난 모니터를 멍하니 바라보며 ‘3분, 3분’만을 되뇌는 분일 것만 같아서 말이다.

강보람 인문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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