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세셔니스타’(Recessionista)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중인 이미영씨(서울 마포구, 27)는 소위 ‘옷을 잘 입는 패셔니스타’다. 밥은 굶어도 자신의 패션은 고수해야한다는 것이 그의 필수 지침사항이다. 그러나 최근 그는 “경제불황으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못해 옷 한 벌 사기도 힘들어졌다”고 한숨지으며 그럼에도 “패션을 포기할 수 없다”는 말과 함께 아울렛 매장 또는 중고가게로 향했다.



최근 알뜰살뜰 패션을 즐기는 사람들을 칭하는 ‘리세셔니스타’(Recessionista)’가 주목받고 있다. 경기침체를 뜻하는 ‘리세션’(recessionon)과 유행을 선호하는 소비자인 ‘패셔니스타’(fashionista)의 합성어다. 고가의 브랜드 제품을 사지 못해도 할인제품을 이용해 저렴한 가격으로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 ‘패션똑똑이’을 지칭한다.


리세셔니스타들은 하나의 옷이나 패션 품목만으로 여러 가지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의상을 선호한다. 명동에서 개인 의류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신다훈씨(35)는 “사람들이 계절에 상관없이 입을 수 있는 조끼, 가디건 등을 많이 찾으며 격식에 상관없이 입을 수 있는 옷들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한편, 유명 디자이너의 세컨드 브랜드(second brand) 제품도 쇼핑 방법 중 하나이다. 세컨드 브랜드란 기존 명품보다는 저렴하되 품질은 일반 제품보다는 좋은 브랜드를 의미한다. 프라다의 미우미우, 코데즈컴파인의 코데즈컴파인 베이직+등이 그 예다. 이미영씨는 “필요에 의해 브랜드 제품을 사야할 때면 세컨드 브랜드를 지향한다. 특히 온라인에 입점한 의류 브랜드를 구매하면 더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는 짧게는 1개월 길게는 2년정도 된 이월 의류를 싼 값에 파는 경우가 많아, 큰 절약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리세셔니스타들이 더욱 많아지면서 의류업체에서도 다양한 대응을 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공략은 아울렛을 이용한 ‘할인’경쟁이다. 패션몰 ‘아이스타일24’의 경우 평균 2~30%할인 가격으로 옷을 판매해 지난 해 4분기 방문자 수가 전년에 비해 110%이상 증가했으며 매출은 57%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랜드마트 강서점은 오는 26일(목)까지 티셔츠, 청바지, 점퍼 등의 전 품목을 6,000원 균일가로 판매하는 할인 행사를 실시한다. ‘Hum’ ‘클라이드’ ‘SUBI’ 등 20여개의 브랜드 이월 상품이 20만점 준비돼 있다. 해외구매대행쇼핑몰 ‘엔조이뉴욕’은 마이클코스, 나인웨스트, 게스 등 22개 해외 유명 신발을 한자리에 모아 최고 50%할인 중이며 또한 여성 의류, 패션 소품 등 최대 70%까지 할인을 실시한다. 이러한 추세처럼 온라인 쇼핑몰 인터파크도 늘어나는 중고 의류 거래 때문에 지난해 중고 의류 거래 공간을 새롭게 마련했다.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이전과 뒤처지지 않는 멋을 내는 리세셔니스타들.따스한 봄날이 다가오면서 여대생들은 옷 입을 걱정에 근심이 태산이다. 누가 남들보다 예쁘고 화사한 옷을 입고 싶지 않을까. 알뜰살뜰, 명품과 같은 값비싼 옷에 대한 허영심을 버린다면 누구나 리세셔니스타가 될 수 있다. 유명 브랜드가 아니어도 자신을 만족시킬 수 있는 소비를 하는 당신이야 말로 진정한 패셔니스타다.

저작권자 © 숙대신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