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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의 광인, 돈키호테
글과 극과 춤으로, 라만차의 기사를 만나다
돈키호테
이승현 기자  |  smplsh73@s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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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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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난 이래로 400년간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 온 돈키호테. 어느 광인의 이야기지만, 한 인간의 인생을 진솔하게 표현한 작품으로 전 세계, 전 세대에 걸쳐 읽혀지고 있다. 돈키호테를 향한 애정때문인지 사람들은 그를 책 속에만 가두려하지 않았다. 그렇게 돈키호테는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로, 발레 ‘돈키호테로, 연극으로, 영화로 재탄생돼왔다.

*Story 원작

『돈키호테』는 기사 소설의 열혈팬인 어느 늙은 시골 귀족의 이야기다. 주인공은 과도한 독서로 스스로를 ‘기사’라 여기게 됐고, 그는 자신을 ‘돈키호테’라 부르며 다닌다.

작가 세르반테스는 미치광이 돈키호테를 이용해 스페인 사회의 귀족들을 풍자하고 비판했다. 그러나 세르반테스는 광인의 입을 빌었기 때문에 귀족 검열관의 눈을 피할 수 있었다. 창부에게 신성한 여인이라며 찬양하고, 풍차를 보고 거인이라며 싸움을 거는 모습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지 않은가.

데일 와써맨이 각색한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스페인의 어느 지하 감옥에 갇힌 세르반테스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작가는 기존의 영화, 연극, 발레 등으로 재구성된 돈키호테와 차별화하고자했고, 그는 세르반테스가 곧 돈키호테라는 결론을 내린다. 소설에서 세르반테스가 돈키호테의 입을 빌었던 사실에 기인한 듯 싶다. 신성모독죄로 구금된 세르반테스는 죄수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극으로 표현한다. 그 순간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로 변신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돈키호테 이야기가 펼쳐진다.

몸으로 표현하는 돈키호테는 어떨까. 지난 1일, 유니버설 발레단의 돈키호테는 관중들의 박수갈채 속에 막을 내렸다. 발레단의 ‘돈키호테’에서 돈키호테는 주인공이 아니다. 극 전개를 이끄는데 있어 막중한 임무를 띤 조연이다. 주인공은 부모의 반대에도 서로를 너무나 사랑하는 아름다운 여인 키트리와 이발사 바질이다. 두 남녀는 서로 사랑하지만, 키트리의 아버지가 자신의 딸을 귀족 가마쉬와 결혼시키려고 한다. 이 때 등장하는 이가 돈키호테다. 여기서 돈키호테는 키트리와 바질의 사랑의 전령사인 셈이다. 물론 자신을 기사로 착각하는 미치광이 역할은 그대로인 채로 말이다.

*Performance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Man of La Manch)’의 경우 주인공이 젊은 작가 세르반테스와 미치광이 노인 돈키호테를 모두 연기해야하기 때문에 배우의 연기력이 극의 몰입도를 좌우한다. 작가가 돈키호테로 변하는 과정에서 목소리는 갈라지고 기운이 없어진다. 수염은 덥수룩해지고 허리는 점차 굽는다. 변신 장면은 단연 관객들을 압도한다. 특히 함께 나오는 노래 ‘맨 오브 라만차’는 기사의 담대한 발걸음을 연상시키며 그 가사는 위풍당당하기 짝이 없다. 이 외에도 ‘이룰 수 없는 꿈(The impossible dream)’과 같은 음악은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편, 발레의 화려한 춤사위를 보고 있노라면 돈키호테가 스페인에서 태어난 작품이라는 것을 단번에 느낄 수 있다. 막이 오르면 스페인 광장에서 원색적인 옷을 입은 무용수들이 춤을 춘다. 주인공 키트리, 바질, 가마쉬가 보여주는 발레 개인기는 넋을 놓고 보게 된다. 무용수들의 기교 넘치는 동작과 흥겹고 화려한 음악을 함께 감상하면, 스페인의 열정을 고스란히 느껴볼 수 있다. 화려하고도 기교 넘치는 몸짓은 돈키호테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돈키호테라는 한 작품만으로 글ㆍ극ㆍ음악ㆍ몸짓의 아름다움을 두루 느낄 수 있다. 명작은 수 없이 많은 또 다른 작품을 낳고 있다. 책을 읽기 버겁다면 뮤지컬을 보며, 이미 공연을 봤다면 책을 읽어보며 우리들의 영원한 기사 돈키호테와 인사를 나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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