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이다.
자기 온몸으로 나무는 나무가 된다.
자기 온몸으로 헐벗고 영하 십삼 도
영하 이십 도 지상에
온몸을 뿌리박고 대가리 쳐들고
무방비의 나목(裸木)으로 서서
두 손 올리고 벌 받는 자세로 서서
아 벌 받은 몸으로, 벌 받는 목숨으로 기립하여, 그러나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온 혼으로 애타면서 속으로 몸 속으로 불타면서
버티면서 거부하면서 영하에서
영상으로 영상 오 도 영상 십삼 도 지상으로
밀고 간다, 막 밀고 올라간다.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으스러지도록 부르터지면서
터지면서 자기의 뜨거운 혀로 싹을 내밀고
천천히, 서서히, 문득, 푸른 잎이 되고
푸르른 사월 하늘 들이받으면서
나무는 자기의 온몸으로 나무가 된다.
아아, 마침내, 끝끝내
꽃피는 나무는 자기 몸으로
꽃피는 나무이다.




살을 에는 바람보다 얼어붙은 현실이 더욱 차갑게 느껴지는 겨울입니다. 계속되는 경제난과 취업난, 흉흉한 사건들을 겪으며 잔뜩 움츠리고만 있진 않으십니까? 그러나 이 추위와 고통을 이겨내야만 비로소 봄이 찾아옵니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끝끝내 우리는 희망을 꽃피울 것입니다. 김소연(인문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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