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 > 지난 기사
"돌을 맞아도 할말은 해야겠소"2) 나혜석
김혜미 기자  |  smpkhm73@sm.ac.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08.09.1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구한말, 수원의 명문가의 딸로 나 씨 성을 가진 한 여인은 물음을 던진다. “과연 여성이 인간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그가 살았던 삶은 어떻게 여성이 좀 더 인간다운 삶을 사는가에 대한 그의 고민의 흔적은 조선 전체를 떠들썩하게 할 만큼 강하게 남았다.


나혜석은 부유한 집안환경으로 고교 졸업 후, 일본의 동경미술전문학교로 유화를 공부하고 귀국했다. 그는 동경 유학시절부터 여성은 당시 여성을 옭아매는 사회적 관습의 틀을 깨고 좀 더 인간적인 생활을 할 것을 주장했다. 또한, 여성의 살림살이를 개량하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담아 소설 「경희」를 펴내기도 했다.

 
그는 일본 외교관과 결혼하게 되는데 결혼 전, 그가 남편에게 내걸었던 조건은 당시로는 매우 파격적이었다. 그 조건은 ‘평생 지금처럼 사랑해 줄 것, 그림 그리는 것을 방해하지 말 것, 시어머니와 별거하게 해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약속을 받고 결혼한 그는 화가로서, 삼남매의 엄마로서, 외교관의 아내로서의 역할을 완벽히 해내며 살아간다. 그는 바쁜 와중에도 그림을 그려 개인전을 열었는데, 당시 서양미술인 유화그림이 흔하지 않았던 시절이라 전시회장은 호기심으로 가득 찬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했다. 구한말 시기에 그가 자신의 일과 가사를 병행하는 모습은 현대 사회에서 자신의 일과 가정을 병행하며 슈퍼우먼적인 삶을 살아가는 여성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던 중 나혜석은 남편과 함께 미국과 유럽으로 주저없이 여행을 떠나게 된다. 파리에서 새로운 예술을 시작한 그는 그림에 대해 함께 논할 수 있는 이와 불연듯 사랑에 빠지게 됐는데, 바로 ‘최린’이라는 이다. 그 열정의 댓가로 나혜석은 남편으로부터 이혼당한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빼앗기고 무일푼으로 쫓겨난다. 불륜과 이혼으로 그의 명성은 땅에 떨어졌지만, 나혜석은 이에 굴하지 않고 <이혼고백서>라는 글을 발표한다. 그가 쓴 글은 이혼녀의 성욕이나 남성의 이중성을 폭로한 것이라 당시 사회에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 글을 통해 그는 “조선 사회는 남성 사회다. 남자는 정조관념이 없으면서 부인이나 다른 여자에겐 정조를 요구한다”며 당시 여성에게 강요된 사회적 인습을 비판했다. 현재시점에서 불륜 그리고 이혼녀의 이야기는 흔히 들을 수 있는 이야기지만, 여성이 현모양처상 만을 요구받던 시대에 나혜석의 주장은 당대의 사람들에게 가히 충격적이었다.


구한말 시기, 그는 시대를 뛰어넘는 발상으로 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나혜석은 글과 그림을 통해 당시 여성이 어떻게 자아실현을 해 나갈 수 있는가를 행동으로 보여줬다. 또한 그의 불륜이 인습과 도덕의 경계에서 많은 논란이 됐지만, 당시의 인습을 넘어 여성의 당당한 사회적 자립을 용기있게 제시한 나혜석은 구한말의 여성 지식인으로 기억될 것이다.

김혜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스포츠와 만난 여성, 위밋업스포츠
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료의 돌파구, 과학과 사람에게 찾다
3
입학금 반환 요구 지속··· 본교 "대안 마련하겠다"
4
동물 유튜브, 귀여움을 팝니다
5
예술로 해석한 선거, '새일꾼 1948-202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
발행인 : 강정애 | 편집인 겸 주간 : 육성희 | 편집장 : 한예진 | 발행처 : 숙명여자대학교| 청소년보호책임자 : 강정애
우)140-742 서울특별시 용산구 청파로 47길 100 숙명여자대학교 숙대신보사
행정실 ☎ 710-9150 (Fax) 706-2695 / 편집실 ☎ 710-9721 / 9152
Copyright © 2020 숙대신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smnews@sookmyu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