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숙케치]

▲아크로폴리스의 정점엔 거대한 신전이자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 1호로 지정된 파르테논 신전이 있다.
▲아크로폴리스의 정점엔 거대한 신전이자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 1호로 지정된 파르테논 신전이 있다.

지난해 7월 꿈꿔왔던 5주간의 유럽 여행을 떠났다. 늘 여행을 가고 싶었지만 일상에 쫓겨 엄두를 내지 못했다. 지난여름엔 큰 용기를 내어 친구와 유럽 여행을 계획했다. 여행에선 총 8개국, 12개 도시를 찾았다. 여행 시작은 영국 런던, 끝맺음은 그리스 아테네였다. 여행을 위해 많은 관광지와 숙소를 예약하다 보니 문득 불안감이 드는 날도 있었다. 그래도 준비 기간 동안 두근거리는 감정이 제일 컸다. 다시 돌아보니 이번 여행은 한여름 밤의 꿈처럼 빛나는 순간이었다.

영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체코를 여행한 뒤 마지막 목적지인 그리스로 향했다. 지쳐있었지만 아테네에 도착하자 피곤함은 사라지고 설렘이 가득 차올랐다. 우리나라의 여름과 다르게 덥고 건조하면서도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표지판엔 읽을 수 없는 새로운 언어들이 적혀 있었다. 그리스에서의 첫 식사는 양고기, 통삼겹살구이, 주키니였다. 합리적인 가격에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

이튿날엔 그리스의 유적지를 보러 갔다. 유적지 방문은 그리스에 온 주목적이었다. 여러 곳에 입장할 수 있는 표를 끊어서 주요 유적지는 모두 볼 수 있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역시나 ‘아크로폴리스’였다. 아크로폴리스엔 ‘디오니소스 원형극장’과 많은 건물의 흔적이 보였다. 아크로폴리스의 정점인 언덕을 걸어 올라가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1호인 ‘파르테논 신전’이 있었다. 언덕에 있어 그리스의 시내를 한 번에 내려다볼 수 있었다. 파르테논 신전, 에레크테이온 신전의 엄청난 크기에 압도됐다. 고대 그리스의 회의 장소였던 ‘아고라’도 구경한 뒤 ‘아레이오스 파고스 언덕’에 올라가 야경을 구경했다. 그리스의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동시에 옆에 있는 파르테논 신전이 보였다. 해가 지는 광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지중해에선 수영하며 그리스의 자연을 느꼈다. 그리스의 대표 음식인 그릭 요거트와 그릭 샐러드, 그리고 유명한 프랜차이즈 햄버거도 먹었다.

그리스에서의 마지막 저녁은 감회가 남달랐다. 숙소 근처 현지인 맛집에서의 식사는 여유로웠다. 근처에 있던 주민들은 다 같이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식사하고 이야기를 나눴다. 고양이들조차 바닥에 누워있고 사람들은 발코니에서 맥주를 마시며 저녁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여유를 느껴보고 싶었다.

유럽 여행을 그리스에서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평소 역사에 관심이 있어 유적지 방문이 즐거웠다. 음식도 맛있었고 사람들도 친절했다. 유럽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에 한껏 매료됐다.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시간을 즐기며 세상을 조금 더 배워온 것 같다. 여행 중 힘든 상황도 있었지만 모두 잊을 만큼 행복하고 황홀했다. 평생 이 여행을 추억하며 살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번 여행을 양분 삼아 조금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해야겠다.

중어중문 23 김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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