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일침]

학보의 꽃은 학내보도다. 학내보도는 학내 여러 사안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다뤄야 한다. 그렇다고 모든 행사나 사건을 다뤄선 안 된다. 학우와의 연관성이 높고 마땅히 알아야 할 가치가 있어야 기사가 될 수 있다.

제1436호 학내보도 기사는 소재 면에선 훌륭했으나 글이 뒷받침해 주지 못했다. 눈송회담이나 단과대 학생회 선거, 교내 공간의 사석화 현상을 다루고 있어 독자의 흥미를 충분히 유발했다. 그러나 1면 ‘2023 하반기 눈송회담, 숙명을 바꾸는 작은 날갯짓’ 기사는 제목과 본문의 괴리가 아쉬웠다. 우선 참여 학우의 수가 빠져 있다. 과연 몇 명의 학우가 눈송회담에 참여해 본교 변화에 목소리를 냈는지 궁금해진다. 따라서 ‘숙명을 바꾸는 작은 날갯짓’은 지나치게 희망적이고 감상적인 표현이다. 질문을 요약해 전달하는 것만이 기사가 할 일은 아니다. 학우들이 주로 어떤 내용을 추가 질문했는지, 무엇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느끼는지에 관한 분석이 기자의 말로 몇 문장 들어갔으면 훨씬 좋았겠다.

2면 ‘짐만 두고 떠나는 학우들, 제재 필요한가’ 기사의 경우 시의성이 부족하다. 본문에선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에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 꾸준히 게재되고 있다고 언급한다. 그러나 언제부터 그런 글이 게시되고 있는지 명시되지 않았다. 추측건대 별도 예약 없이 사용 가능한 공간이 학생회관 1층 스노볼에 설치되고, 중앙도서관 3층 노트북 석이 증가한 지난 5월 이후의 경향일 것이다. 기사에선 이러한 점을 짚지 못했고 ‘왜 하필 이런 문제를 지금 제기할까’란 의문이 남게 했다. 

부서 기사는 글자 수가 부족해 그래픽을 지나치게 크게 활용한 듯했다. 3면 ‘한정판, 희소성으로 소비자를 겨냥하다’ 기사는 예시가 부적절했다. 포켓몬빵과 원소주는 지금도 판매되는 제품이기에 과연 ‘한정판’이 맞는지 작성 과정에서 의심했어야 한다. 기사에서 말하고자 하는 한정판의 정의에 부합한다고 생각했다면 언급한 이유를 밝혀 적어야 했다.

8면 최수진(중어중문 09졸) 동문 인터뷰 기사는 작품이나 무대 사진을 활용하지 않았다. 기사에선 14년간 32개가 넘는 작품에 참여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무대 사진이 실리지 않아 그가 ‘입지를 공고히 다졌는지’ 시각적으로 확인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본문에 더 넣을 내용은 없었는지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당장 눈앞에 놓인 일에 매진하다 보면 지면의 전체적인 구성이나 논리의 허점을 놓칠 때가 많다. 본지에서 함께 일했기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때론 한 발짝 멀어져, 독자의 입장에서 기사를 돌아볼 시간도 필요하다. 모든 기자의 건필을 바란다.

퇴임기자 김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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