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ames Webb Space Telescope)의 관측 1주년을 기념해 공개한 ‘로 오피우키(Rho Ophiuchi) 성운’의 모습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ames Webb Space Telescope)의 관측 1주년을 기념해 공개한 ‘로 오피우키(Rho Ophiuchi) 성운’의 모습이다. <사진출처=NASA>

인류의 호기심은 지구를 넘어 우주로 향한다. 미지의 공간, 우주를 탐구하기 위해 사람들은 끊임없이 관측 장비를 쏘아 올렸다. 그중 하나가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ames Webb Space Telescope)(이하 제임스웹)’이다. 지난 7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제임스웹의 관측 1주년 기념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엔 ‘로 오피우키(Rho Ophiuchi) 성운’의 모습이 담겼다. 로 오피우키 성운은 별이 탄생하는 지역 중 지구와 제일 가깝다. 사진 속엔 새로 태어난 별 약 50개가 밝게 빛나고 있다. 제임스웹이 우주를 탐색하는 과정을 함께 살펴보자.


제임스웹 자기소개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ames Webb Space Telescope)(이하 제임스웹)’은 ▶광학 망원경 ▶통합 과학 기기 모듈(ISIM) ▶태양 차단막 ▶우주선 등으로 구성됐다. 제임스웹 연구 및 개발은 지난 1996년부터 시작됐다. 제작엔 미국항공우주국(NASA), 유럽우주국(ESA), 캐나다우주국(CSA) 외 14개국이 참여했다. 한화로 약 13조 원이 투자된 제임스웹의 크기는 가로 20미터, 세로 14미터로 약 아파트 9층 규모다. 제임스웹은 2021년 12월 프랑스에 위치한 기아나 우주센터(Guiana Space Center)에서 유럽우주국이 개발한 아리안5 로켓(Ariane 5 Rocket)을 타고 우주로 출발했다.

제임스웹은 우주를 안정적으로 관측하기 위해 라그랑주 L2 지점에 자리 잡고 있다. 지구와 150만 킬로미터 떨어진 해당 지점은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룬다. 이 지점에서 제임스웹은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와 나란히 공전한다. 지구에선 늘 같은 위치에서 제임스웹을 확인할 수 있어 교신 및 조종이 수월하다. 또한 이 위치에선 제임스웹이 태양과 지구가 방출하는 적외선의 영향을 덜 받는다. 지구와의 거리가 멀고 지구가 태양의 적외선을 가려주기 때문이다. 제임스웹은 관측을 방해하는 적외선의 영향력이 줄어들면 더 정확하게 우주를 볼 수 있다.

인류는 제임스웹의 관측으로 오랫동안 풀지 못한 우주의 비밀을 해결할 수 있다. 제임스웹은 ▶초기 우주 관찰 ▶은하 진화 연구 ▶별과 행성의 탄생 관측 임무를 수행하며 우주 탄생의 비밀을 파헤친다. 해당 업무엔 적외선 관측 기기 MIRI(Mid-Infrared Instrument)가 사용된다. 제임스웹은 적외선 형태로 존재하는 초기 우주의 별 에너지를 관측한다. 천문학자들은 해당 자료로 원시 우주와 현재를 비교하며 우주 발전 과정을 알 수 있다. 또한 제임스웹은 행성에서 나오는 빛의 성분을 분석하는 분광기를 이용해 외계행성의 대기 중 산소나 수소 존재 여부를 파악한다. 이를 통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을 탐색한다. 

우주를 바라보는 독특한 시선
제임스웹을 구성하는 다양한 장치는 우주 관측을 돕는다. 주요 역할을 하는 장치는 태양 가림막과 주경이다. 제임스웹이 적외선을 관측하려면 망원경의 온도를 매우 낮게 유지해야 한다. 5겹으로 이뤄진 태양 가림막은 막 사이의 진공 공간이 단열재로 작용해 제임스웹이 낮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제임스웹 주경은 지름 1.3미터에 육박하는 육각형 모양 거울 18개로 이뤄졌다. 거울 뒷면엔 거울을 움직이는 구동기가 존재한다. 이 장치는 거울의 위치를 세밀하게 움직여 18개의 거울이 하나인 것처럼 만든다. 여러 주경이 하나의 거대한 거울로 작동하면 망원경으로 모이는 빛이 흩어지지 않아 관측 성능이 높아진다.   

제임스웹은 천체의 적외선을 촬영한다. 제임스웹 카메라의 조리개를 열어 오랜 기간 별에 노출하면 사진에 별빛이 담긴다. 촬영된 사진에선 색을 확인할 수 없다. 인간의 눈으론 적외선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과학자는 사진의 파장을 분석해 각 파장에 맞는 색깔을 입힌다. 손상모 미국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 수석연구원은 “우리가 보는 제임스웹의 사진은 인간의 눈으로 적외선을 관측할 수 있다면 어떤 모습일지 과학적으로 해석한 것이다”고 말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용골자리 성운을 각 파장에 맞는 색을 입혀 재구성한 사진이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용골자리 성운을 각 파장에 맞는 색을 입혀 재구성한 사진이다. <사진출처=NASA>

제임스웹은 1990년 발사된 ‘허블 우주망원경(Hubble Space Telescope)’의 뒤를 이을 차세대 우주망원경이다. 두 망원경 모두 거울을 사용해 빛을 모으는 반사망원경이기 때문에 빛을 모아주는 주경이 매우 중요하다. 제임스웹의 주경은 허블 우주망원경의 주경인 2.4미터보다 4.1미터 큰 6.5미터다. 손 수석연구원은 “망원경이 주경으로 빛을 모으는 상황을 비 오는 날 야외에 둔 양동이로 비유할 수 있다”며 “양동이가 클수록 많은 양의 빗물이 고이듯 주경이 클수록 빛이 더 잘 모인다”고 말했다. 제임스웹은 허블 우주망원경에 비해 빛을 모으는 집광력이 7.3배 더 좋다. 또한 주경이 클수록 물체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인 분해능이 높아져 더 선명한 우주를 관측할 수 있다.

제임스웹이 관측한 결과는 전파 망원경으로 받아볼 수 있다. 전파 망원경은 지구에 설치된 지름 30미터가 넘는 거대한 망원경이다. 해당 망원경은 딥 스페이스 네트워크(Deep Space Network)로 연결돼 항상 제임스웹을 관측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딥 스페이스 네트워크는 전 세계의 전파 망원경을 연결해 원활한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NASA의 시스템이다. 제임스웹은 하루에 57기가바이트를 수집해 정해진 시간에 초당 28메가비트 속도로 빠르게 지구로 전달한다.

▲지난 1월 제임스웹이 촬영한 ‘NGC 346’ 성단이다. 뜨거운 온도의 수소 가스와 차가운 온도의 수소 가스가 서로 뒤엉켜 있다. 
▲지난 1월 제임스웹이 촬영한 ‘NGC 346’ 성단이다. 뜨거운 온도의 수소 가스와 차가운 온도의 수소 가스가 서로 뒤엉켜 있다. <사진출처=NASA>

제임스웹의 1년 관측기
제임스웹은 지난 1년간 많은 과거의 우주를 분석해 초기 우주의 특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제임스웹이 조사한 초기 우주엔 대표적으로 소마젤란 은하(Small Magellanic Cloud)의 ‘NGC 346’ 성단이 있다. 지구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해당 성단은 별이 활발하게 만들어지는 지역 중 하나다. NGC 346 성단은 중원소보다 수소와 헬륨의 농도가 높아 초기 우주와 같은 모습을 보인다. 또한 제임스웹은 NGC 346 성단에서 많은 가스와 먼지구름을 발견했다. 우주먼지는 암석 행성이 만들어지는 데 필수 요소다. 이 발견으로 과학자는 기존 연구보다 더 이른 시기에 암석 행성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유추했다. 

제임스웹으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행성을 탐색했다. 제임스웹이 조사한 곳으로는 ‘글리제(Gliese) 486b’ ‘WASP-39b’ 등이 있다. 글리제 486b는 지구에서 약 26광년 떨어진 암석형 행성이다. 해당 행성의 대기는 지구와 같은 밀도를 가졌으며 대기 속에 수증기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구와 약 700광년 떨어진 행성 WASP-39b은 가스로 구성된 거대 외계행성이다. 해당 행성 대기에선 이산화탄소, 이산화황, 그리고 물이 발견됐다. 물은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환경의 중요한 지표다. 특히 이산화황의 발견으로 WASP-39b와 지구의 대기가 공통점을 가진단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산화황과 오존층이 만들어지는 화학 반응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인류에게 우주는 아직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ames Webb Space Telescope)(이하 제임스웹)’의 관측 자료는 광활한 우주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다. 손상모 미국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I) 수석연구원은 “제임스웹의 관측으로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궁금증에 답할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지금도 우주의 비밀을 해결하기 위해 제임스웹은 밤낮없이 우주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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