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독서의 달을 맞아 사람들은 서점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독립서점은 그런 이들을 반긴다. 운영자의 손길이 닿은 작은 책방을 ‘독립서점’이라고 부른다. 20대에게 독립서점은 새로운 문화 향유 공간이다. 지난 2020년 트렌드모니터가 실시한 ‘2022 동네 책방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20대 응답자 250명 중 80.8%(202명)가 ‘동네 책방은 하나의 문화생활 공간이다’라고 답했다. 청년들의 발길이 독립서점으로 향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어엿이 뿌리내린 독립서점
독립서점은 대량 유통 체계에 의존하지 않고 개인이 운영하는 서점이다. 출판문화산업 진흥법에선 독립서점을 ‘관할 지역에 주소와 매장을 두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정의하고 있다. 넓은 매장과 베스트셀러(Best Seller) 도서가 중심이 되는 대형 서점과 달리 독립서점의 규모는 매우 작다. 독립서점의 운영자는 취향과 안목이 반영된 책으로 책장을 채운다. 가판대에 개인이 만들어 직접 유통하는 독립출판물을 들여놓기도 한다. 독립서점에선 책 판매와 더불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 대형 서점과 차별화된 활동으론 ▶북 큐레이션(Book Curation) ▶북토크(Book Talk) ▶장소 대여 등이 있다. 올해 1월 주식회사 동네서점이 발행한 ‘2022년 동네서점 트렌드’ 통계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815개의 독립서점에서 가장 많이 이뤄지는 활동은 독서 모임이 32%(261곳), 북토크가 23.7%(193곳), 워크숍이 21%(171곳)를 차지했다.

독립서점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2년 동네서점 트렌드’ 통계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운영 중인 독립서점 수는 745곳으로 처음으로 집계한 2015년 97곳에 비해 훨씬 늘었다. 지난해 독립서점은 2021년보다 70곳 더 증가했다. 한 주에 1.3곳꼴로 새 책방이 개점했단 뜻이다. 독립서점 성행은 전국적인 현상이다. 지난해엔 경기도 14곳, 서울특별시 10곳, 전라북도 7곳 생겼다. 

출판문화산업 진흥법 개정은 독립서점 수가 증가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2014년 개정된 출판문화산업 진흥법 제22조엔 출판사가 정한 가격으로만 책을 판매할 수 있는 ‘도서정가제’가 명시돼 있다. 해당 조항에선 ‘가격 할인은 10% 이내로 하여야 한다’고 책의 할인율을 제한한다. 그 결과 독립서점과 대형 서점, 온라인 서점이 모두 같은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2021년 개정된 출판문화산업 진흥법엔 ‘독립서점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란 내용이 생겼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특별시는 ‘2023 서울형 책방’, 경기도는 ‘책 생태계 활성화 사업’을 실시해 독립서점을 지원하고 있다. 


독립서점, 문화 공간으로 떠오르다
독립서점은 독서 문화를 주도하는 장소다. 북토크와 낭독회 등의 독서 프로그램은 독자끼리 소통하는 공간을 제공한다. 지난해 트렌드모니터가 실시한 ‘독서 경험 및 책 모임 관련 인식 조사’에 따르면 20대 응답자 250명 중 66.4%(166명)가 ‘나는 요즘 타인을 이해하고, 깊이있는 생각을 나눌 수 있는 모임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독립서점은 책을 정보 전달 수단에서 취향의 공동체를 찾는 도구로 변화시킨다. 특색있는 주제에 맞춰 책을 추천하는 ‘북 큐레이션’도 독립서점의 매력 중 하나다. 북 큐레이션은 서점 주인과 비슷한 취향을 가진 고객을 서점으로 이끈다.

독립서점 운영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도 마련돼 있다. 사업의 목표는 시민들이 독립서점에 관심을 갖고 이용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 조민지 정보화사업팀 팀장은 “서점은 독자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공간이다”며 “독서를 장려하기 위해 각종 사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독립서점의 프로그램 구성을 구체화할 기회도 제공한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독립서점에 지원금을 지급하는 ‘2023 심야 책방’ 사업을 운영한다. 심야 책방으로 선정된 서점은 개점 시간을 연장해 서점 고유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지난달 ‘우리동네 문화서점’ 20곳을 선정했다. 선정된 각 독립서점은 북토크, 글쓰기 모임 등의 문화 활동비를 지원받는다. 


운영자의 안목으로 선택된 특별한 주제의 독립출판물은 그 서점이 가진 매력을 보여준다. 여러 지역에 위치한 독립서점은 개성 넘치는 주제로 단장하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독립서점을 방문해 북토크와 같은 독서 문화생활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서점에서 자신도 몰랐던 새로운 취향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참고 문헌
한수진, 김상헌. (2017). 독립서점 사례 분석을 토대로 한 복합문화공간으로써의 지역서점 활성화 방안 연구. 글로벌문화콘텐츠학회 학술대회자료집. 231-234.
신종락. (2021). 독립서점과 지역 중소형서점의 운영 전략 연구. 한국출판학연구. 통권 제102호. 37-60. 
정지원. (2015). 동네 서점이 동네 문화에 미치는 영향 연구. 서울연구원.
최성구 외. (2021). 지역서점 실태조사 추진을 위한 기초 연구.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이종복. (2022). 2022 한국서점편람. 한국서점조합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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