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학우는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무기력감에 배가 고파도 끼니를 거르고 종일 침대에 누워 있었다. 어느 날은 배가 불러도 입 안에 끊임없이 음식을 밀어 넣었다. 몸이 따라주지 않아 학교에 가지 않은 지 벌써 5일째다. 오랜만에 외출한 그는 친구들과의 식사 자리에선 즐겁게 웃고 떠들었으나 홀로 집에 돌아가는 길엔 다시 우울감에 사로잡힌다. 
*허구로 작성된 예시입니다.

지난 10일(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청년의 정신 건강 실태에 주목해 봤다. 지난 2020년 한국 자살률은 전체 인구의 24.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청년의 정신 건강이 악화된 원인은 무엇이며 현대사회는 이 위기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청년, 정신 건강 실태 보고
청년의 정신 건강이 위태롭다. 통계청의 ‘서울 청년 자살사망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20대 자살률은 58% 증가했다. 20대 자살률과 함께 청년 정신 건강 또한 악화된 지표를 보였다. 지난해 서울시가 168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1.41%(361명)의 청년은 당장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군’으로 나타났다. 우울증과 같은 청년 정신질환은 먼일이 아니다. 본교 최은영 행복상담센터 특임교수는 “우울감은 현대인의 감기라고 불릴 만큼 누구나 경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 우울증의 원인은 특정 지어 설명할 수 없다. 최 특임교수는 “청년 우울의 원인은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는 청년의 대인관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최 특임교수는 “대학생들이 코로나19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늘었다”며 “대면 수업으로 전환된 현재, 새로운 인간관계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쟁적 사회구조는 청년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학창 시절부터 취업시장까지 이어지는 경쟁은 청년을 지치게 한다. 지난 3월 국가통계포털이 발표한 자료에선 15세~29세 청년층 약 49만 7천 명이 ‘쉬는 상태’로 밝혀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통계진흥원이 조사한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이 꼽은 번아웃 이유는 ‘진로 불안’이 37.6%로 가장 높았다.

청년 중에서도 여성의 정신 건강이 더 취약하다. 201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정신건강지표에 따르면 19~29세 여성의 우울감 경험률은 16.6%, 30~39세 여성은 10.7%다. 남성의 우울감 경험률은 19~29세 10.8%, 30~39세 7.6%로 여성이 남성보다 우울감을 경험한 수치가 더 높았다. 우리나라 사회 구조는 여성을 배제한다. 성차별적 취업 시장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해 경향신문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평균 임금이 높고 근속기간이 긴 공공기관일수록 남성 합격자 비율이 높았다. 성별 임금 격차도 유사한 수치를 보인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성별 간 임금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성별 임금 격차 수치가 가장 컸다. 해당 수치는 OECD 가입 원년인 1996년 이후로 26년째 우리나라가 부동의 1위다.

청년 우울증의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다. 대표 증상으론 식이장애, 수면장애가 있다. 식욕감퇴와 폭식증의 형태로 나타나는 식이장애는 신체 건강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학생의 경우 잦은 결석도 우울증의 신호가 될 수 있다. 최 특임교수는 “우울증을 겪는 사람은 학업에 대한 의욕이 부족할 수 있다”며 “대학생의 경우는 수업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 그 증상이다”고 말했다. 우울증의 한 증상으론 사회적 박탈감이 있다. SNS에 쉽게 노출되는 청년 세대는 타인과 비교하며 자신의 삶을 비관한다. 김성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SNS에선 삶의 양상이 획일화된다”며 “그렇지 않은 방식으로 사는 사람들이 사회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고 얘기했다. 

청(靑)년의 푸른빛을 되찾기 위해 
우울증이 의심된다면 도움을 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본교 숙명행복상담센터는 우울과 스트레스 자가 진단 검사, 상담 서비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학우는 “우울감이 찾아오면 계속해서 대화할 사람을 찾게 된다”며 “숙명행복상담센터에서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에서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도 있다. 서울시가 전문심리상담비의 90%를 지원하는 ‘청년마음건강지원사업’은 개인의 심리검사 결과에 따라 맞춤형 상담을 제공한다. 최 특임교수는 “일단 누구에게든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며 “자신의 어려움을 말로 뱉고 위로받아야 스스로를 되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청년 정신 건강 정책은 우울증 환자뿐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도 마련돼야 한다. 보건복지부의 정신건강복지센터(1577-0119)는 무료로 전문가 전화 상담을 제공한다. 미국 뉴욕시(New York City), 캐나다 온타리오주(Province of Ontario)도 일반인 대상의 ‘정신건강증진사업’을 실시한다. 뉴욕시 건강·정신보건과에선 거주 시민을 대상으로 ‘1-800 라이프넷(LIFENET)’ 무료 상담 전화 서비스를 운영한다. 전문가들은 도움을 청하는 시민에게 정신 건강과 관련한 상담을 제공한다. 온타리오주는 정신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더 워크인 카운셀링 클리닉(The Walk-in Counselling Clinic)’을 제공한다. 주 1회 운영되는 해당 상담은 사회복지사, 정신과 의사, 가족상담사 등의 전문가들이 스트레스, 상실감, 불안감 등을 해결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해당 질환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 2016년 보건복지부의 ‘정신질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신질환 평생 유병률은 25.4%다. 잘못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선 캠페인이나 방송 매체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2017년 보건복지부는 ‘우울하세요? 톡톡하세요!’란 우울증 인식개선 캠페인을 진행했다. 방송 매체나 SNS 또한 활용해야 한다.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는 출연자의 고민을 소개하고 상담하는 방송이다. 해당 프로그램에선 출연자의 우울증, 트라우마, 상실감 등을 이야기하며 정신질환에 대한 시청자의 선입견을 없앤다.

우울증은 불치병이 아니며 극복할 수 있다. 청년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우울감에서 빠져나오는 방법도 있다. 청년 세대는 빠져나오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김 부연구위원은 “모든 청년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적당한 수준의 운동은 깊어진 우울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주은(경제 19) 학우는 “번아웃 증상을 해결하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며 “꾸준한 운동으로 건강한 몸과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 특임교수는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마음이 깃든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겪는 우울은 지극히 주관적이다. 우울이 감기인 시대에선 자신의 정신 건강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또한 주변에 어려움을 겪는 지인이 있다면 관심을 가지고 살펴야 한다. 본교 최은영 행복상담센터 특임교수는 “사람마다 경험하는 우울의 크기는 주관적이다”며 “주변 사람의 아픔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신, 혹은 어려움을 겪는 지인에게 ‘괜찮다’는 말 한마디를 건네주자.

참고문헌
오찬혁. (2021). 청년층의 우울증상 유병률과 관련 요인.
노은이. (2013). 서울시민 정신건강증진을 위한 지원방안. 서울연구원.

“이 기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인터넷신문위원회의 도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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