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칼바람이 살을 에는 2월 말 입사한 필자는 벌써 여름이 잔뜩 묻어나는 5월을 넘어 6월을 앞두고 있다. 2기 편집디자이너(이하 편디)가 된 필자의 계절엔 ‘숙대신보’가 짙게 번져가는 중이다.

월요일 아침이면 불과 몇 시간 전 필자의 손을 떠난 작업물이 종이신문으로 변신해 학교 곳곳 가판대에 수북이 쌓인다. 집어 든 신문에선 지난 일주일 최고의 지면을 완성하기 위해 매달린 노력의 냄새가 풍긴다.

본지에서 필자는 ‘서정 편디’가 된다. 이름 뒤에 따라붙는 ‘편디’란 직급은 매 발간 자부심, 설렘, 책임감과 동시에 부담감으로 다가온다. 디자인 위에 얹힐 기사를 빛내야 한단 사명감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이에 반해 필자의 능력은 턱없이 부족했다. 스스로가 답답했다. 인쇄된 신문을 점검하다 실수를 발견하면 돌이킬 수 없단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다. 그러나 곧 마음을 바로잡았다. 본지가 창간부터 1429호까지 굳건히 나아갔듯 필자 역시 미래만 바라보며 최선을 다하자고. ‘서정 편디’가 이번 호를 얼마나 멋지게 그려내는지 보여주는 데 집중하자고 다짐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임했던 모든 순간은 인상적이었다. 편집실 공기와 분위기가 또렷이 기억날 만큼 힘들었지만 아름다웠다. 마음처럼 되지 않아 막막하던 순간들은 이제 가벼운 추억이 됐다. 질문이 많아 초조하고 무거웠던 마음은 동료 기자들의 친절함 덕에 사라졌다. 학기 마지막 발간을 향해 열심히 달리다 숨을 고르며 뒤를 돌아보니 필자는 어느새 껑충 성장해 있었다. 필자에겐 부담감을 함께 나눠 짊어지며 발전하는 본지가 소중하다.

‘숙대신보’는 봄이다. 본지에선 매일 새로운 도전이 움트고 끊임없이 발전해 간다. 칙칙한 백지였던 여덟 면은 일주일 만에 힘 넘치는 기사와 다채로운 디자인으로 가득해진다. 필자의 삶도 같은 길을 걷고 있다. ‘숙대신보’는 비대면 학교생활을 끝내고 처음으로 도전한 대면 활동이다. 밋밋했던 나날에 꽃 피우는 하루하루가 지면을 채우는 필자의 디자인처럼 소중하고 행복하다. 나의 봄, 나의 숙대신보. 앞으로 본지에서 풀어나갈 몇 번의 계절들을 설레며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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